안녕하세요!
저는 미국 어딘가에서 직장을 다니는 여자입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유색인종도 많고
꽤 오픈 마인드인 사람들이 많이 살아서
살면서 딱히 인종차별을 몰랐어요.
그러다가 최근 직장에서 처음으로 인종차별 주의자를
만나게 되었어요.
일단 다른 부서 여자인데, 전형적인 금발 백인이구요.
나이는 40대 중후반입니다.
저를 보면 인사도 안하고 아주 똥씹은 표정으로 봐요.
원래 성격이 저따위면 몰라도 다른 백인들하고는
아주 생글생글 애교넘치는 사람입니다;;;
그냥 동양인이 싫은가 보다 하고 저는 신경껐는데
하루는 이런일이 있었어요.
자기 의자가 너무 작다고 저한테 오더니 의자를 바꿔달래요.
제 의자는 위아래로 움직이는 범위가 더 크거든요...
그러면서 하는말이 "난 유러피안의 후손이라
너보다 키가 더 크거든. 그래서 그 의자가 필요한데,
우리 층에 non-european은 너밖에 없으니 의자바꿔줄래?"
라고 존니 당당하게 말해요.
기분 정말 더럽더라구요.
제가 유럽인만큼 키큰건 아니지만
165이고, 저보다 키작은 백인코워커들도 많거든요.
그리고 그냥 단순하게 내가 덩치가 너보다 커서 그런데
의자좀 바꿔줄래 하면 저도 기분좋게 바꿔주죠.
굳이 유러피안 후손이니 넌 유러피안이 아니라느니
이런 거 언급해가며 말하는게 불쾌했습니다.
기분 너무 더러워서 미안한데 나보다 키작은
누구누구도 있지않느냐? 그러니 걔한테 물어봐. 라고
했습니다.
그 뒤로 걔는 저를 더 노골적으로 싫어하더라구요.
정수기에서 물을 마시다가 다른 직장동료 (멕시코인) 와서
일상적인 대화를 하고 있었어요.
어제 주말 어땟니 저쨌니 이런거요.
보통 그 정수기앞에서 마주치면 그런 대화를 합니다.
근데 굳이 거기까지 그 아줌마가 척척척 걸어와가지고
"너네 목소리 너무 커서 일에 집중이 안돼.
여기는 중국이 아니야 오케이??" 이러고 쑥 가버리더라구요.
와 씨... 너무 빡쳐서 잠도 못잤어요.
다른사람들이 그 정수기앞에서 몇분이고 서서
잡담할때는 아ㅏㅏㅏ무말도 안하던게
왜 나한테만??
그 다음에 한번 뭐라고 하면 가만있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죠.
역시나 또 시비를 걸어옴...
하루는 저보고 갑자기 제 눈이 째진눈이 아니고
둥그런 타원형이라면서 너 혹시 성형했냐고 하더라구요.
말해놓고 손 휘휘 저으면서 "오 미안~
대답하기 싫으면 안해도 돼-
난 니가 눈 성형을 했다 하더라도 충분히 이해해*^^*" 랍니다. (손가락으로 눈 째는 행위하면서)
그래서 저는 성형을 하지 않았고 설령 째진눈이라도
난 성형을 하지 않을거다 라고 말해줬죠.
그리고 덧붙혀서 너 혹시 보톡스맞았니??
보통 백인들은 피부가 넘나 쭈글쭈글 륑클리 해서
25살만 넘으면 할머니같고 눈이 이렇게~~쳐지던데!!
(양손으로 얼굴 가죽 쭉 아래로 내리는 표현 하면서)
난 그래서 처음에 26살 백인들도 40은 되는줄 알았어!
넌 그렇게 심하게 주름지지 않았는데 혹시 보톡스??
이렇게 말해줬어욬ㅋㅋㅋㅋㅋㅋ
이 말 하려고 한달을 기다렷다 이뇬아 ㅋㅋㅋㅋㅋ
듣자마자 엄청 당황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우리 백인들은 성형을 하지 않아.
왜나하면 우리는 우리 외모가 자랑스럽거든.
이라며 부들부들 거려요.
그래서 저는 생글거리면서
그래?? 난 잘 모르겠어~ 우리언니가 간호사인데
보톡스 맞는 백인 환자들이 너무 많다고 하거든.
아마도 그 환자들은 그들의 주름이 자랑스럽지 않은가봐.
어쨌든 넌 백인이라도 보톡스 없이도 쭈글쭈글 하고 이렇게 쳐지지 않았으니 (또 양손으로 양쪽 얼굴 쭈~욱 내림.)
너무 좋겠다!! 아주 어려보이고 이뻐~ㅋㅋㅋㅋㅋ
하면서 칭찬까지 비꼬면서 해줬어요.
그 말하니까 정색하면서 니가 한 말은
백인들을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리포트 하겠답니다.
그래서 맘대로 하라고 했어요.
먼저 째진눈 행위하면서 비꼰거랑
유러피안이 아니라며 의자를 내놓으라고 한 일을
나도 리포트 할거라구요....
그 뒤로 둘다 hr (한국으로 치면 인사부?)에 불렸습니다.
저는 정황을 자세히 설명했고 마침 그때 증인도 있었죠.
의자사건을 다 지켜보던 제 옆자리 동료가 증언도 해줬음.
짤리면 짤리겠다라는 마음으로 다 허심탄회하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후에 그 여자 바로 해고당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주름살로 모욕준것에 대해서 리포트를 작성했지만
그 여자가 먼저 모욕을 주려고 작정한 상황이 포착되었기에
아무 문제 없게 넘어갔어요.
그리고 hr팀에서 저에게 그런 일을 당해서
매우 힘드셨겠습니다 유감입니다 등등 사과메일 보냈어욬
우리는 다시는 그런일이 없게 할거라면서 긴 메일 날아왔네요.
여튼 속도 시원하고 주변 동료들이 제편들어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이번일로 느낀건,
아무리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조롱해도,
똑같이 반박하면 된다는거에요.
처음에 당하면 당황스럽고 이게 조롱하는건지
아니면 그냥 일상적얘긴지 모를정도로 교묘하게 당해요.
그러다 잘 생각해보면 조롱이라는걸 알아채죠 ㅠㅠ
그런 인간들은 좋게말해도 안통하는 인간들이니
눈에는 눈으로 이에는 이로 대해주는 게 낫더라구요.
백인들의 최대 콤플렉스린 쭈그렁하게 쳐진 피부로
그냥 조롱해버리는게 나은거같아요.
뭐 여튼 어떻게 끝내야할지 모르겠네요 ...
모두들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