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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중고로운 평화나라 + 세상은 아직도 훈훈하다 못해 뜨거워 (텍스트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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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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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8-01-06 04:12:42 조회: 2,029  /  추천: 27  /  반대: 0  /  댓글: 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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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엊그제) 밤 10시 무렵, 중고나라 매복중이었던 블루투스 헤드폰 매물이 올라와서 연락해봅니다.

판매자의 답장이 느려 드문드문 카톡대화가 오갑니다.

 

판매자는 분당, 저는 춘천..

택배거래를 묻자 판매자 본인은 직거래를 선호한다고합니다.

 

최근 본인은 며칠 전 다른 물건 중고구매 택배로 진행하다가 수령한 물건의 컨디션이 딱히 좋지 못한 실패를 겪었습니다.

밤바리를 겸한 직거래를 하고자..

 

저: '내일 밤 아홉시 괜찮? 자가용타고가니까 님 편한곳 부르셈' (목요일 23:00 무렵)

판매자: '오키 내일 밤 아홉시 콜, 죽전역 변동생기면 연락주삼' (금요일 01:30 무렵)

저: '넴' (금요일 08:00 무렵)

 

저: '아홉시에 봐요. 운전해야하니께 변동생기면 카톡말고 전화 ㄱㄱ' (금요일 19:00)

판매자: '넴' (금요일 19:30 무렵)

 

21:03, 죽전역 입구가 어딘지 몰라 주변을 돌다 조금 늦어 판매자에게 전화를 합니다

저: '늦어서 미안, 헤맸음 ㅠ'

판매자: '누구?'

저: '아홉시에 헤드폰 직거래 만나기로 한 사람임'

판매자: '어? 내일 아홉시요?'

저: (...?? 모델명 읊어주며) '~~~~ 사기로 한 사람'

판매자: '어 잠깐만, 나 파는 헤드폰이 좀 많음. 카톡 찾아서 확인해보고 연락함'

저: 'ㅇㅋ'

 

... 10분 뒤 ...

저: (카톡으로) '나 아홉시에 ~~~모델 직거래하기로한 사람'

 

... 또 10분 뒤 ...

판매자: '내일 아홉시에 직거래하시는 분?'

 

(빠직, 전화검)

저: 제가 목요일날 연락드려 내일 거래하자 해서 오늘 온거임

판매자: 서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저: 오늘 거래 못함?

판매자: 외출해있다

(... 나보다 멀리 외출중이니?)

저: 물건은 집에있냐

판매자: ㅇㅇ

저: 그럼 내가 좀 기다리면 거래가능하냐

판매자: 들어가면 못나옴

(????????????????????)

저: 너가 직거래하고싶대서 나 춘천에서 옴

판매자: 아...

저: 그럼 나 왕복 네시간은 그렇다치고 내가 선입금하고 너가 물건보내주면 동영상 찍으면서 박스개봉할게 상태 확인해보고 내가 반품하면 받아줄래?

판매자: 일요일에 해외 출장감. 그래서 내가 직거래를 선호함. 서로 같이 상태 체크하면 좋을텐데

저: 그럼 어쨋건 오늘 거래 못하는거면 일단 난 돌아감. 가면서 살지말지 생각해봄

판매자: ㅇㅋ

 

 

이 날씨에 2시간을 달려와서 통화시간 포함 30분을 기다리다가 캔커피생각이 나서 양만장으로..

 

약속장소인 죽전역을 떠나며 10분정도는 헬멧 속에서 욕을 잔뜩 하다가..

또 다음 10분정도는 본인이 계속 주장한 '직거래 선호', 그리고 미안하단 말 일절 없었던 '서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라는 문장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오해는 개뿔 니 실수지..

 

서로 오해한게 아니라 그 쪽이 실수한거예요. 열심히 사시고, 새해엔 복 많이 받으세요 정도로 백번 양보하고 카톡할까 하다가 양만장에 도착해보니 온 몸이 얼어있었고..

하도 춥고 하다보니 이 판매자에 대한 분노가 사그라듬.

 

이 사람을 용서하면 뭐 좋은 일 생길라나..

 

그냥 '저 안사려구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하고 카톡 보내곤 대화창을 나갔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양만장..

너무 추워서 손이 오들오들..

 

 

 





어라 나 여기서 주유하려고했는데....

 

 

(에이프는 기름게이지가 없습니다)

에이프 1회 만땅 주유 후 최대 주행가능거리 약 200km

가장 최근 만땅 주유 후 양만장 도착시점에 제 주행거리 190km...ㄷㄷ

 

 

 

급히 지도에 주유소를 검색해보고, 제 주변 주유소가 8km.....;;;;;;

잘못봤네요. 두번째로 가까운 주유소가 8km, 첫번째로 가까운 주유소는 800m거리!

 

주변을 둘러보니 다행히 양만장 길 건너 구 야고스쿨 옆 주유소가 불이 켜져있습니다!

 

양만장을 빠져나와 한참가서 유턴하고, 그 길 건너 주유소에 진입하려는 순간 주유소 불이 꺼집니다;;;;;;;;;;;

급히 차를 세우고 사무실 주변을 둘러보지만 인적이 없음...ㅠㅠㅠㅠㅠㅠㅠ

 

 

 

 

 

 

 

 

 

 

 

그 다음으로 가까운 주유소, 8km 떨어진 두물머리의 그 주유소에 도착하니 역시나...

 



불이 꺼져있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

 

 

또 그 다음으로 가까운 주유소를 찾아보니 9km(팔당대교옆)...

혹시 몰라 아주 극단적인 상황을 대비하는 마음에 편의점에 들어갑니다.

지포라이터 기름을 찾는데 없습니다...

다른 편의점에 들어가니 겨우 하나 남아있어서 일단 득템합니다.

 

 

 

 

 

 

 

 

 


(시동꺼진 위치는 저 버스정류장...)

그렇게 편의점을 나와 3분정도 달리고 양수리를 빠져나왔는데 역시나 시동이 꺼집니다..ㅠㅠ

지도로 주변 주유소 확인, 없습니다.

지도로 주변 편의점 확인, 없습니다.

일단 최후의 수단이었던 라이터기름 115ml였나 한 캔 수혈...

 

설상가상 영하기온을 도저히 견디지 못하는 아이폰이 꺼집니다ㅜ

보조배터리를 일단 수혈하는데 아직 켜지지 않습니다

...근데 보조배터리도 거의 안남았는데...

 

보조배터리 꽂아놓고, 한 캔 수혈해주니 시동이 걸려서 일단 달려봅니다

 

 

 

 

 

 



 

... 지도상에 도착깃발에서 결국 또 시동 꺼집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7km주행)

 

 

주유소에 전화를 해봅니다

전화가 연결됩니다!

'영업하시나요?ㅠㅠㅠㅠ'

'저희 문닫아요 얼른와요! 55분까진 와야돼요!'

'네네!ㅠㅠ'

 

 

시간을 확인해봅니다.

51분이네요

4분남았네요

거리는 1.8km... 빨리걸으면 20분이면 가겠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 다음 팔당대교 건내 하남쪽 주유소는 삼쩜몇키로.. 걸어서 한시간 걸림을 확인함과 동시에 또 꺼진 아이폰..

보조배터리도 아웃...

 

 

 

 

멘붕에 구름과자 한개비 먹고 일단 끌고 걸어가봅니다.......

 

 

 

 

 

 

 

 

 

 

걷던 중..!!

 

 

 




 

바....바이크!!!!!!!!!!!!!!!

번호판도 붙어있는 바이크!!!!!

 

 

일단 카페에 들어가봅니다

 

 

저: 저기.. 앞에 바이크가 있던데요..

직원: 네! 저희 사장님 바이크예요!

저: 정말 죄송한데 제가 이동하다가 기름이 다떨어져서 고립됐거든요.. 정말 간절한 맘에 혹시 여쭙는데 사장님께서 비상연료라던지..(솰라솰라)

직원: 근데 저 바이크 장식용처럼 쓰는거라 운행을 거의 안해서 비상연료같은건 없을거예요...

 

(절망하던 중)

어떤 아저씨: 무슨일이세요?

저: 아 제가 바이크로 이동하다가 연료가 다 떨어졌는데요..

어떤 아저씨: 아! 바이크 타는 분이세요? 내 차 밖에 있고, 주유소 쫌만 가면 있으니까 가서 기름 사오세요!

저: 네?

어떤 아저씨는 사장님이었...

사장님: 그럴 수 있어! (차키를 던져주심) 가게 앞에 내 차 있으니까 타고 다녀오세요! 보험 누구나로 되어있어요!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

 

 

 

 

그렇게 뜻 밖에 은인께 차를 빌려 주유소 도착..

말통에 에이프어치 기름만 받아올까 하다가 문득 싶어 20L 가득 채워 카페로 돌아옵니다

 

저: 사장님 제가 오늘 다른걸 보답해드리긴 어려울 것 같아 말통 한 통 채워왔는데 이거라도...

사장님: 내 차엔 고급휘발유만 넣는디?!

 

제가 타고 다녀온건 사장님 세컨카였던 것이었습니다..

말씀 나눠보니 사장님 메인카는 P모사의 외제차..ㄷㄷㄷㄷ

그리고 생각해보니 타고 다녀온 세컨카는 디젤..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장님: 어떻게든 쓰겠죠! 추울텐데 우선 커피나 한 잔 먹고가세요!

 

 

 

 

 

 

그렇게 카페에 있는 난로앞에 앉아

한시간 가량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연락처도 교환하고, 사장님과 셀카도 찍고(읭?)!

 

 

 

 





말씀 들어보니 저보다 나이가 많은 바이크더라구요!ㄷㄷ....

 

모쪼록 정말 운좋게도 은인을 만나 집으로 무사히 돌아온 후기는 일단 여기까지 적습니다.

7시 출발해서 집에 돌아오니 2시반 이네요ㅡㅠ

 

 

 

 

 

 

 

 

 

 

 

아주 중요한 덧붙임)

 

양만장에서부터 두물머리 편의점에서 라이터기름 사는 시점동안 '딜바다 바이크포럼 수다방'에 제 현상황을 공유했었는데요,

이렇게 추운 날씨인데도, 제가 한시간 거리는 됨에도 불구하고, 도움이 필요하면 달려와주겠다고 말씀주셨던 두 회원님, 전화해주신 회원님, 제 복귀길 걱정해주신 수다방 회원님들 모두 정말 감사합니다ㅜㅜㅜㅜ

 

 

 

(수줍...)

박봄 싸랑해요


추천 27 반대 0

댓글목록

헐......이건 뭐 드라마네....

    4 0

전 영환줄알았는데...!!ㅋㅋㅋㅋㅋㅋ

    2 0

중고거래 부들부들.
추운날씨에 고생하신거 위추드려요...
다행히 은인 만나서 무복하셨군요^^
세상엔 좋은사람이 더 많다는걸 알았네요^^

    2 0

중고거래 부들부들...이 제 이야기라니ㅜ
카페사장님께서, 저였어도 본인처럼 하지 않았겠냐시더라구요... 저도 누군가에게 베풀고싶어지네요!

    2 0

와..  이건  대 서사시군요

    2 0

그렇게 포추니는 무사히 집에 돌아왔다고합니다..
디엔드!

    0 0

재밋어..

    2 0

힘들었지만 되짚어보면 참 행복한 기억이네요..ㅋㅋㅋㅋ

    0 0

춘피소드.,

    2 0

요즘 곤피소드가 뜸하십니다?!

    0 0

와- 읽으면서 조마조마했네요.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다행이네요^^

    2 0

휴대폰도 꺼지고 SOS도 못치고 최소 한시간 끌바할뻔했지만 해피엔딩이즈마인!

    0 0

스펙타클하네요

엣날에 기름오링나서 편의점에서

급하게 지포기름 2통사서  넣은적이 있는데

뭔가 잘나가는 느낌?

    2 0

하이옥탄인걸까요..?!ㄷㄷㄷ
저는 일단 추운데다가 시동꺼질까봐 그저 살살땡기는데 초집중했어서 필링은 기억이 안나네요..ㅠㅠㅋㅋㅋ

    0 0

겁나 고생하신게 글에서 느껴지네요 날도 추웠을텐데..
저는 기름없을때 지포라이터는 한번도 생각해본적이 없네요

    2 0

어디선가(아마 에잎동) 정말 비상시엔 활용가능하단 내용을 읽었던지라 활용해보았습니다!ㅠㅠㅎ

    0 0

마지막이 대반전  헐
부처급 사장님 이시네요 
 간절함이 만들어낸  대서사시  ㅋㅋㅋ

    2 0

제 눈에 그 분 뒤에 후광이 보였었습니다!!

    0 0

우와~정말 세상에였군요~고생하셨고 또 엄청 감동받으셨을것 같아요~^^ 인생에 멋진 드라마같은 경험은 정말 값진것 같아서, 전 좋은경험했다에 추천요~

    2 0

정말 세상 감동이었습니다ㅜㅜㅜㅜ 늘 젊고 활력있게 살라는 사장님 말씀 잊지 않으려구요!

    1 0

소중한 인연을 만드셨으니 전화위복이군요 밤바리커피마시러 날풀리면 가봐야겠군요~!!

    2 0

정말 전화위복입니다! 새벽 두시까지 한대요! 팔당벙 핫플레이스 등극하나요?!ㅎㅎㅎ

    0 0

어쨌든 무복하셨네요 다행입니다

    2 0

감사합니다ㅜ

    0 0

죄송하지만 시트콤같아요 ㅋㅋ

일단 미안하다 죄송하다 말할줄 모르는 개념없는 판매자는 곶아가 되길 바래봅니다.

개념은 지난겨울 백화점 바겐세일에 가져다팔았나...

그리고 마지막 해피엔딩은 참 다행이네요 ㅎㅎ

전 다행히 낮에 기름이 엥꼬나서 지도를보니 전방 2km쯤에 주유소가있어서

부츠신고 열심히 걸어가서 페트병에 받아다 기름넣고나니

부츠때문에 발 여기저기가 다 까져서 엄청 아프더란 ㅠ.ㅠ

왕복 4km걸으면서 쌩쌩 달려가는 바이크들이 어찌나 부럽던지 ㅋㅋ

그 이후 깜빡이기 시작하면 시내에선 30km 외곽에선 50km안에 무조건 주유소로 들어갑니다.

네비에 경로상의 주유소가 얼마나 멀리있는지 나오는거보고 그거보다 멀리있으면 연비운행모드로 ㅋㅋㅋㅋ

사실 더달릴수는 있지만 한번 그고생하고나니 그다음부턴 여유남기고 주유해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2 0

ㅋㅋㅋㅋ제가 생각해도 시트콤인걸요
'안사려구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는 카톡에 '본의아니게 죄송하게 됐네요.'라고 오타들과 함께 답장이 왔는데 듣는 입장에서 딱히 내키지 않더라구요.. 그 곶아는 어찌되었건!
여유로운 주유가 늘 좋은 것 같아요ㅜ 야밤에 인적드문 외곽에서 주유소를 찾으려니 정말 멘붕이더라구요.. 어렵게, 운좋게 주유 후 새벽 두시에 집으로 돌아가는데 구리-가평-춘천 지나는 46번국도변에 차도 한대도 없더란...ㅋㅋㅋ

저는 마삼님이 콜라PT병 등 탄산음료 병으로 쓰이는 내압용기를 이용해 비상연료를 휴대하는 방법을 알려주셔서 꼭 활용해야겠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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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하셨습니다. 해피엔딩이라 다행이네요 ^^ 좋은(?) 추억을 만드셨네요 ^^
진짜 카페 사장님이 부처님이시네요!!
다음에 양만장 가면 저 카페 들러야겠네요. 바이커의 성지가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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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마무리 되어서 다행입니다. 그나저나 사장님 바이크는 진짜 멋지네요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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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본 딜바다글중 제일 재밌고 감동적이었습니다ㅋㅋ 다행입니다정말 저라면 중고거래자 욕을기냥 엄청했을겁니다.

    0 0

제목에서 저 저격글인줄 알고 후다닥 로그인하고 봣더니 이런 내용이 하하 제 아이디가 자랑스러울정도록 뜨겁네요!!

    1 0

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진짜 영화네요 영화 와....대단하십니다. 훈훈한 결말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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