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여자친구는 친구들을 좋아합니다.
남녀 상관없이 친구들과 만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한 번은 실연당한 남자인 친구가 위로해 달라고 해서 단 둘이 술자리를 가진 일이 있었습니다. 저는 굳이 남자친구인 제가 있는데 단 둘이 보는 것 좀 그렇다고 얘기했고, 이미 약속을 잡은 터라 중간에 저를 부르겠다는 약속을 받고 다녀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1차를 끝내고 저를 불러서 2차는 같이 가게 되었는데,
그 곳에서 저와 여자친구의 남자인 친구(편의상 A라고 하겠습니다)가 신경전이 있었습니다.
이유는 여자친구가 저도 술자리에 와서 A 얘기를 들어보고 A에게 제 생각을 말해 달라고 했는데 제가 말했던 내용이 A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였던 것 같습니다.
대략적인 내용은 "A가 주야교대 간호사를 게임하다가 사귀게 됐는데 단 둘이 한 번 만나지도 못하고 연락 두절 됐다. 카톡 사진이 예전에 사귀던 남자랑 찍었던 사진으로 바뀐 것 보니까 차인 것 같다" 였습니다.
저: 솔직히 말해서 사귀었다고 보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제가 예전에 주야 교대 간호사를 사귄 적이 있는데, 근무 특성상 남들 쉬는 날 쉴 수가 없어서 사람을 만나는데 제한적이니까 외로움을 많이 타더라구요.
A: 저도 알아요. 저도 예전에 간호사 사귀어 봤어요.
저: 아~ 그게 아니라 애초에 외로워서 연락한 걸 수도 있으니까…
여자친구: (말 끊으면서) 오빠도 안데잖아~ 그래서요?
저: …
중략...
A: 밤에 먼저 연락하고…중략…그랬었어요.
저: 사실 간호사들 야간조일때 먼저 연락하고 그러는게 보통은 야간조 일때 연락받을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그래요.
여자친구: (말 끊으면서)오빠(A)도 안다잖아~
A: 아니요. 그런 것 아니에요. (여자친구에게) 사진 봐 진짜 예쁘지 않냐? 나는 어쨌던 최고를 한번 사귄거야~
이후에도 여자친구가 제 말 도중에 말을 끊길래 그냥 되도록이면 말을 안하고 있었습니다.
연예 얘기가 드디어 끝나고 여자친구가
여자친구: 그러고 보니까 오빠(A)랑 내 남자친구랑 둘 다 개발자네~
A: 명함 보니까 개발자 아니고 QA던데?
저: 아~ QA하다가 개발자로 전직했어요. 예전 명함이라 QA로 되어있어요.
A: 저도 QA하다가 개발자된건데, 뭐 개발하세요?
저: 인프라 개발해요. 개발 환경이랑 개발환경에 필요한 툴들을 개발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A: 아 네, 저도 알아요.
저: 아~ 네~
중략………
이후에는 뭔가 기싸움이 있을 것 같으면 일부러 계속 져줬습니다.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사실 남자들끼리 서로 기싸움 할 때 처럼 그 자리에서 절 누르려는 것 같아 기분이 좀 안 좋았습니다.
솔직하게 얘기하면, 굳이 남자친구 있는 여자친구를 굳이 단 둘이 만나서 한잔하면서 위로해 달라는 것도 기분 나빴습니다.
그래서 자리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여자친구에게
"오늘 기분이 나빴다, A가 나를 누르려는게 자주 보였고 나한테 경쟁심리가 있는 것 같다. 단 둘이 안 만났으면 좋겠다."
라고 얘기를 시작했고 결국은 싸우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여자친구가 싱글일 때 둘이 출사 갔다는 얘기도 들은 적이 있고 여자친구가 이전 찍었던 사진 보여줄 때 그 사람 독사진도 있는 것을 봤습니다.
여자친구는 "서로 사진 찍어준 거다. 내 사진 받으려고 나도 찍어줬다."라고 얘기했었고, 여자친구는 게이같은 오빠다 우리집에 왔을 때 속옷만 입고 돌아다녀도 아무일도 없었고, 엉덩이에 핑크라고 써있는 옷 같은거 입고 다닌다. 그 오빠도 나 여자로 안보고 나도 남자로 안보인다. 예전에 그 오빠(A)가 내가 좋아하는 줄 알고 연락도 끊었었다." 라고 얘기 했습니다.
오늘 어찌하다보니 제가 A 얘기를 또 하게 되었고,
이전 술자리 얘길 꺼내게 되어 싸우게 되었습니다. 물론 여자친구가 가지고 있는 A의 독사진 얘기도 꺼냈습니다.
요약하자면 여자친구는
"솔직히 저를 찍어 누르려고 했다는 것도 모르겠고, 오히려 오빠(저)가 그 사람(A) 가르치려 들었고 기분도 나빠 있었던 데다가 얼굴에 티도 다 났다. 나는 그 사람(A)가 왜 나쁜지 모르겠고, 어차피 이제 단 둘이 만날 일도 없겠지만, 오빠(저) 때문에 어차피 아직까지 연락도 안 온다." 고 했습니다.
서로 흥분한 상태라 대화가 되지 않을 것 같아 집으로 데려다 주는 길에 서운한 점을 얘기했습니닺
저: 이런 상황에서는 한번 쯤 내가 틀렸더라도 내 편 들어줬으면 좋겠어.
여자친구: 저 오빠편 못 들어줘요.
저: 왜요?
여자친구: 오빠(저)는 너무 남녀 관계로 몰아가려고 해, 그래서 난 오빠 편 못들어줘. 그러면 내가 나중에 그 사람(A) 만나게 되면 오빠가 싫어하는데도 그 사람(A) 만나는 쌍년 되는거니까. 어차피 단 둘이는 안 만나겠지만"
이라고 얘기합니다. 사진문제도 얘기했는데…
저: 솔직히 너 그 사람 독사진 가지고 있는 것 질투나
여자친구: 난 다른 독사진들도 많은데, 왜 다른 남자 독사진을 가지고 있는게 안돼? 내가 그거 일일이 찾아서 지워야 해?
…중략…
저: 마지막으로 물어보고 더이상 사진 얘기 안할께. 그럼 내가 그 사람 독사진 봤을 때, 왜 빠르게 스크롤 넘겼어?
여자친구: 스크롤 빠르게 넘긴 적 없는데?
저: 그래 알았어.
너무 슬펐습니다. 모든 상황에서 제가 최우선 일 수는 없다는 걸 알지만 적어도 제가 기분 나빴던 것이 그 사람 연락 안 오는 것, 그리고 그 사람 독사진 지우는 것 보다 못 하다는 점이 너무 자존감을 떨어지게 합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