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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가 싫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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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시작하지말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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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3-01-15 13:57:55 조회: 27,103  /  추천: 69  /  반대: 0  /  댓글: 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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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순전히 하소연인 제 글입니다정보는 하나도 없으니 관심 없으신 분은 스킵하셔도 됩니다.

 

몇 년 전 친구들이 이젠 우리도 40대라며 이제 그만 축구/농구는 그만하고 같이 공치러 다니자고 하더군요.

저는 골프가 무슨 운동이냐며 난 뛰어다니는 축구와 농구가 재미있다고 친구들의 권유를 뿌리쳤습니다.

그러던 약 3년전코로나가 발병하기 바로 전이었던거 같습니다

 

그날도 어느때와 마찬가지로 동네 체육관에서 동호회 멤버들과 농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리바운드를 잡고 내려오는데 누군가의 발을 밟고 제 발목이 돌아갔습니다.

운동을 좀 해보신 분들은 점프 후 내려올 때 누군가의 발을 밟게 되면 발목이 어떻게 되는지 잘 아실 겁니다.

상대가 일부러 발을 집어넣었다고 생각되지는 않지만이 일로 제 오늘 발목의 인대 3개가 끊어졌습니다.

인대 접합 수술 후 와이프는 이제 다시는 축구/농구 같은 운동할 생각은 꿈꾸지도 말라며차라리 골프를

쳐보라고 권유하더군요.

이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하니친구들이 엄청 좋아하면서 같이 다니는 후배 한 명도 골프를 곧 시작할 것이라고 하더군요.

 

와이프와 커피 한잔 하던 어느 날와이프는 갑자기 저기 보이는 골프장에 가서 등록하라고 절 거의 밀어 넣었습니다(이때는 몰랐는데와이프가 골프에 부정적이지 않았던 이유가 와이프의 외삼촌이 8~90년대 골프 국가대표팀 감독이셨고사촌 동생들도 프로로 레슨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등록을 했다고 친구들과 그 후배에게 얘기하니 그 후배도 다급하게 본인도 등록을 해야겠다며 몇일 뒤 등록을 했습니다친구 2명은 이미 10년 정도의 구력이 있었지만 그립 잡는 법부터 프로에게 배운 것이 아니라

저와 후배에게 처음부터 프로에게 잘 배우는 게 중요하다며 조언을 해줬습니다.

 

하지만그 후배와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것이 어쩌면 저에게 해가 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레슨 시작한지 5~6개월 정도 후 저는 친구2명과 후배와 같이 정기적으로 라운드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친구2명은 장난스럽게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후배와 저를 경쟁시켰고와이프마저 라운드 갔다 오면 오늘은 이겼냐졌냐며 저의 경쟁심을 부추겼습니다.

 

골프를 잘 치고 싶어서 온몸에는 힘이 들어갔고초보이다 보니 공의 방향도 부채꼴이었죠그런 제 모습을 보고

당시 인도어의 프로는(이 프로와 약 6개월정도 레슨한 것 같습니다차라리 야구선수가 되라고 하더군요글쎄요이 말이 그냥 농담식으로 했을 지 모르겠지만 당시의 저는 내돈 내고 배우는데 저렇게 비아냥 거리는 사람한테 배워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어 지인 소개로 트랙맨 스튜디오의 1:1 레슨으로 레슨 방식을 바꿨습니다.

 

아시겠지만 금액적으로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50분 동안 진행되는 레슨에 설명도 잘해주고레슨 하는 동안은 한 번도 본인의 폰을 보지 않는 프로의 태도가 좋았습니다그 동안 제가 배워온 폼을 뜯어 고치려 하지 않았습니다.

하체를 이용하는 스윙을 알려줬습니다이 프로와 스튜디오에서 레슨을 약 20회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나름 큰 돈을 들여 레슨도 하고연습도 꽤 꾸준히 하면서 노력했다고 생각했지만 골프는 그리 만만한 운동이

아니었습니다연습 때는 잘 맞았던 공들도 필드만 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저를 배신하더라고요.

초보에게 드라이버의 슬라이스는 필연인지 지난 시즌 중에는 14번의 드라이버 샷이 모두 죽어 드라이버로만 공을 14개 잃어버린 적도 있었습니다당연히 필드에서도 힘이 많이 들어간 거 같고요.

 

이러니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공이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자볼 치는 것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졌고 이는 백스윙 탑에서 다운스윙으로 전환을 못하는 일이 생기더라구요이승우 선수의 골세러머니 중 갈까 말까 춤을 아시는지 모르겠지만제 스윙이 그랬습니다백스윙 탑에서 칠까 말까 머뭇머뭇 거리다가 상체로 덮어 치거나이미 상체는 이동이 된 상태에서 공을 치니 방향성이 더 안 좋아졌습니다. 이런 제 모습에 스스로 스트레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골프치러 가려면 보통은 새벽같이 일어나야 하고운전은 왕복 3시간돈도 많이 들고 스트레스는 많이 받고골프장 가는게 재미 없어졌습니다. 30만원이상 쓰면서 스트레스를 사오는 느낌이었습니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1:1 레슨을 받았던 프로를 다시 찾아가 원포인트 레슨을 받았습니다프로왈멘탈 문제인거 같다고 하더라구요너무 잘치려고 해서너무 잘치고 싶어해서 그런는거 같다고

50분 레슨 동안 프로가 계속 스윙을 잡아주니 백스윙 탑에서 머뭇거리는 것이 좀 나아졌습니다드라이버 스윙때도 백스윙 탑에서 다운스윙 전환시 턱이 오른발을 계속 볼 수 있게 하라고 알려줬습니다. 드라이버 스윙path가 아웃인 이건 것이 프로와 레슨 중 인아웃으로 바뀌며 드로우 구질이 생기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레슨 이후 4번의 라운드에서 악성 슬라이서 였던 제가 드라이버에 슬라이스 생기지 않는 기적을 맛봤습니다.

 

그 후 무슨 자신감인지 약 2주 정도 연습을 안 했던 것 같습니다그리곤 작년 12월에 2022년의 마지막 라운드를 나갔습니다.

12월이라 그린도 얼고 필드 컨디션도 안 좋은 가운데 후배는 처음으로 80대를 쳤습니다물론 저는 100개 넘었구요드라이버 슬라이스를 잡았다고 생각했었는데이 날은 또 슬라이스만 쳤습니다.

 

2년만에 80대를 친 후배에게는 축하해줬지만저는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레슨에 돈도 더 투자했고연습시간도 적지 않았는데 난 왜 안되는 건가같이 라운드 나간 친구들은 본인들 구력이 있고또 제가 스트레스 받는게 안스러워 보였는지 옆에서 이것저것 알려주려고 하는데 그 얘기 마저 듣기가 싫어 졌습니다.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작년 마지막 라운드 후 한 3주는 골프채를 안잡은 것 같습니다최근 다시 연습장에 갔는데 공 방향성에 자신이 없다 보니 다시 백스윙 탑에서 다운스윙을 못하겠더라고요공 없이 빈스윙은 잘 되는데제 앞에 공만 있으면 다운 스윙이 안됩니다또 스트레스를 받아 프로를 찾아가서 원포인트 레슨을 받았습니다.

 

레슨을 하다 보니 역시나 멘탈 문제 같다고 하며 다시 제 스윙을 잡아줬습니다레슨 후 스윙이 다시 괜찮아 진 것 같았습니다. 레슨 후 인도어 연습장에 가기 보다는 스윙 템포를 찾는게 더 중요한 거 같다는 생각그리고 혹여나 인도어 가서 또 방향성이 안 좋으면 탑에서 주저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벽치기로만 연습을 했습니다.

연습시 클럽페이스의 타점을 보니 만족스러웠습니다. 역시나 연습이었으니 그랬던 걸까요.

 

그러던 중 어제매번 라운드를 같이 나가던 4명이 모여 스크린을 쳤습니다.

탑에서 머뭇거리지만 말고 스윙하자는 마음으로 쳤으나방향성이 그리 좋지 않은 제 공을 보고 또 탑에서 못 내리는 저를 발견했습니다정말 스크린 도중에 그만치고 나오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제 자신이 너무 싫었습니다.

 

머리로는 백스윙 탑에서 하체가 먼저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몸은 움직이질 않았습니다백스윙 탑에서 칠까 말까 하다보니 제 상체는 이미 어느 정도 돌아 있었고그 상태로 공을 치다 보니 방향이 좋을 리가 없었습니다드라이버도 연습때는 타점이 괜찮았는데어제는 역시나 엉망이었고요.

 

어쩔 수 없이 저녁까지 같이 먹고 헤어졌지만저는 그냥 집에 오고 싶었습니다.

당연히 골프채도 보기 싫어 졌고골프도 싫어 졌습니다.

즐겁자고 하는 취미가 할 때마다 스트레스가 되고바보 같은 제 스윙에 제가 싫어 졌습니다.

 

주변에서는 다 그 고비가 있다. 2~3년차엔 누구나 다 그렇다고 하지만,

누군가는 그 시기에도 너무나 잘치는데제 자신은 그렇지 못하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네요.

 

한 동안 골프를 쉴까 생각 중이지만그렇게 될련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돈 써가며 스트레스만 안 받았으면 하지만 그것도 그렇게 될 련지 모르겠습니다.

 

쓰다 보니 두서없이 글이 길어졌고어디에 하소연 할 때도 없고 해서 일기 같은 하소연을 썼네요.

이번 겨울 아이언을 바꾸고 새 시즌을 준비할 생각이 있었지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졌습니다.

아이언을 바꿔도, 탑에서 머뭇거리는거 못 고치면 소용이 없을거 같습니다.

 

탑에서 머뭇거리는 제 자신을 떠올리면, 정말 한동안 골프 쉬고 싶습니다....

 

넋두리를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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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40대 중반.. 아직도 농구동호회를 두개합니다.
작년 초 우연한 계기로 골프 시작했는데.. 평생 즐길 목적으로 연습합니다.
승부욕이라 있을수 밖에 없지만.. 농구도 최대한 즐농 스타일로... 빡농 분위기로 가면 시합에서 빠지는 스타일이라..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연습하시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말씀처험 당장 잘 안되면 한두달 쉬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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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체력이 빵빵 하시겠어요!
네,좀 쉬어 볼까도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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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동호회를 하고 있는 골린입니다.

농구는 1주일에 1번 공 던지는데도 참 잘되고 일정한데,
골프란 운동은 하루만 쉬어도 이렇게 다른지 스트레스 받곤 합니다.

모든 운동은 비슷한 실력의 경쟁자가 재미와 스코어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는 반면,
글쓴이분은 후배분과의 스코어 차이가 스트레스로 다가오시는 것 같습니다.

위에 몇분 조언해주신 부분이긴한데, 후배분과의 라운딩보다는
조인 또는 실력이 월등하게 좋은 분과의 라운딩을 추천드립니다.

조인은 처음보는 사람들과 치는 것이라 타인의 플레이에 스트레스 받을 일 없고,
월등히 실력이 좋은분과는 경쟁심을 버리고 자신의 플레이를 할 수 있기에
골프란 운동을 더 즐기시지 않을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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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다른 사람에 보이는 내 스윙, 내 공의 방향성, 이런거에 제가 되게 애민한 성격인거 같습니다. 결국엔 연습과 멘탈 강화일거 같은데...좀 쉬어볼까도 생각 중이고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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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잘하시는 분들이 많아 골프에 조급한 마음이 드셨을 것 같아요. 저라면 그랬을 것 같네요. ^^
저는 싫어졌을 땐 안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즐겁자고 하는 골프니까요. :)
그러다 나중에 다시 하고싶어져서 채를 잡으시면 그땐 공도 잘 맞고 재미도 느끼실 수 있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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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즐겁자고 하는 취미활동이 스트레스가 되 싫어지더라구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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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슨 중단 하시고. 인도어 연습장에가서 연습을 하세요.. 하실때 공을 보세요. 공이랑 채랑 어떻게 맞는지를 보세요. 내 가 나를 알아야, 내 스윙을 알아야 뭔가가 됩니다. 열리는건 열려 맞아서고 닫히는건 닫혀 맞아서 입니다 어떻게 해야 공이 잘 갈지 고민 해보세요. 내 골프의 완성은 결국 내가 해야 하는겁니다. 골프 실력의 차이는 렛슨의 양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얼마나 나를 알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결국 골프는 혼자하는 운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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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가 경쟁이기도 하고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해서 심리가 오락가락 하더군요...
뭐라 조언드릴 입장은 아니지만 한숨 돌리면서 쉬시길 추천드립니다.
쉬다보면 또 하고 싶은 부분이 눈에 들어오기도 하구요.
골프는 평생 운동이라고도 하니 취미로 살살 오래도록 즐기시길 바랍니다.
파이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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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되고 안되고 되다 안되다 잘 맞는거 같다 안맞는 그러다 조금씩 좋아지는 기분으로 칩니다. 기운내서 재밌게 치시기 바랍니다. 올해 좋은 스코어 만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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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스가 온겁니다. 저도 이럴땐 자신감을 갖기위해 스크린 혼자가서 별3개 레이디티 시작으로 해서 이글 몇개 따고 옵니다. 자신감 뿜뿜하고 오셔요~
그리고 개인차가 좀 있겠지만 골프에 들인 돈과 노력은 언젠가 내것이 됩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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