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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손에 이끌려 20대 후반에 골프를 시작하고, 한동안 별 경력없는 티칭프로와 7번 아이언 중심의 전통적인 레슨과 연습을 하다가
연습장을 옮기고, 저보다도 젊은 남자 투어프로에게 레슨을 받았습니다.
(다시 투어로 복귀했고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현XX 선수 감사합니다)
그 분은 저를 레슨할 때 미들아이언 중심의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절대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레슨의 반은 무조건 드라이버였고, 나머지 반은 숏아이언과 웨지 였습니다.
미들아이언이나 롱아이언은 백티 칠 거 아니면 쓸 일 별로 없으니 거의 연습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무조건 드라이버의 거리와 정확도를 늘이고, 숏아이언과 웨지 세컨샷을 다듬는 게 점수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레슨을 받고 드라이버 거리가 20~30야드 이상 늘었습니다)
숏게임은 연습장 매트에서 쳐봤자 늘지도 않고, 밖에 나가면 상황이 너무 달라 별 도움도 안 되는 일이니 그냥 감만 익히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드라이버와 숏아이언 웨지 세컨 샷 연습에 몰두한 후에 점수가 정말 드라마틱하게 나아지더라고요.
제가 생각하기엔 스스로 기술적으로 모자란 게 많음에도, 드라이버가 잘 맞으면 기술적으로 모자란 부분이 실제 라운드에서 티가 나지 않았습니다.
파4 에서 드라이버 샷을 치면 대부분 50~110 야드 안에 떨어지니 세컨샷은 P, 48, 52 로 끝나는 일이고 그렇게 투온을 하면 운 좋으면 버디, 평균적으로 대부분 2퍼팅, 나빠도 3퍼팅이니 그렇게 점수를 잃을 일이 없었습니다.
예전에 주변 친구들 없이(그 때는 너무 어려서 주변 친구들이 골프를 안 할 때) 아버지 혹은 아버지 지인분들과 자주치고 싱글 라운드도 많이 했는데, 그 분들은 제가 싱글 하는 방식이 본인들과는 많이 다르다고 하더군요.
보통 아버님 세대들 중 잘 치시는 분들은 짧게 드라이버를 치고 그린 적중율은 떨어지지만 굉장히 정교한 숏게임을 통해 3온 1펏이 미친듯이 그 날 잘 되면 싱글하는 스타일이지만,
저는 숏게임도 미숙한 편이고 퍼팅 수도 많은데 싱글을 자주 한다고 신기해 하더라고요.
그렇게 나이드신 분들과 할 때는 정말 저만 그렇게 치고 약간은 별종 취급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제가 40대에 접어들고 골프친지도 10여년이 되는 지금, 요즘 젊은 분들 중 잘 치시는 분들은 다 저처럼 치시더라고요.
긴 드라이버와 정확한 웨지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스코어를 유지하고, 숏게임을 어르신들 싱글러들에 비하면, 스코어에 비하면 굉장히 못 하는데에도 숏게임을 할 상황을 많이 만들지 않습니다.
제가 있는 골프 모임 방에 싱글러들이 많은데, 그 중에 숏게임으로 싱글 하시는 분은 딱 한 분 뿐이고, 그 외에는 대부분 길고 정확한 드라이버와 레귤러 온을 통해 굉장히 안정적으로 플레이 합니다.
코스를 단순화 시키고 긴 드라이버 샷으로 세컨샷에 부담을 최소화 시키는 그러한 골프를 합니다.
물론 드라이버샷을 잘 치기 위해 노력도 해야 하고, 웨지도 연습 많이 해야 하지만
뭐라할까요. 모든 클럽을 다 잘 치고 연습해야 할 필요가 굉장히 줄어든다고 할까요?
제가 최근까지 레슨 받은 다른 유명프로는(원래 받던 현XX 프로님이 투어에 복귀하는 바람에...) 정말 현역 시절에 숏게임의 신이라고 까지 불릴 정도로 숏게임을 잘하는 분이었습니다. 그 숏게임으로 8승이나 했고요.
그런 분도 자신은 드라이버 샷이 짧아서 숏게임 외에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잘 하는 거지 만약 드라이버 샷을 요즘 젊은 프로처럼 길게 칠 수 있었다면 본인의 프로 경력은 크게 달라졌을 거라고 하더군요. 지금이라도 현역으로 복귀할 거라고.
그 분도 항상 저 혹은 다른 길게 치는 회원들을 가르칠 때 골프는 쉽게쉽게 쳐야지 어렵게 치면 안 된다고 강조하십니다. 그 기본이 길고 정확한 드라이버와 세컨샷이라고요.
사실 숏게임이 실패하면 마음에 크게 남아요. 짧은 퍼팅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그것도 굉장히 임팩트가 크고요.
다만 그 퍼팅이 파 4 기준으로 3번 째 샷이냐, 4번 째 샷이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번 째가 안 들어가면 그래도 파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4번 째가 안 들어가면 보기 이상이고요.
그렇게 첫 퍼팅을 3번 째 샷으로 해야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린 적중율이 높아야 하는 것이고, 그린 적중율은 얼마나 세컨샷을 잘 치냐에 달린 게 아니라
얼마나 드라이버를 길고 정확하게 쳐서 세컨샷에 짧은 거리를 남기느냐가 더 중요한 거 같습니다.
물론 제 방법이 틀렸을 수도 있고, 저를 가르쳐 주셨던 두 분의 투어 프로님들이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권위에 호소하는 오류를 바탕으로 글을 적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고요.
하지만 자신의 골프가 정체 되어 있고 힘들고 발전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한 번 고려해보세요.
골프라는 운동이 공을 가장 적게 쳐서 라운드를 마치는 것이라면, 저는 저 방법이 그에 다다르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믿습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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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 길고 정확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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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죠 ㅠㅠ 진짜 어려워요 ㅠㅠ 그건 맞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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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합니다 롱드라이버면 웨지샷 위주니 부담도 없고 스핀 잘먹으면 딱딱 서고..goo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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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가 말씀드리는 드라이버 샷도 막 250~270m 를 말씀 드리는 것도 아니고 220~240m 정도 라고 생각합니다. 그 정도면 정말 길다고 생각하는 코스 아니면 대부분 세컨샷이 P 이하로 남더라고요. 짧은 거리에서는 님 말씀대로 스핀도 잘 먹고 핀 바로 보고 공략도 가능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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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재미있는 레슨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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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요. 실제로 라운드 가서 미들, 롱아이언 몇 번 쓰나... 체크해보면 정말 안 씁니다. 퍼터 제외하면 가장 많이 쓰는 클럽은 드라이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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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 공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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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중요한 게 세컨 거리가 많이 남지 않으면 (우레탄 껍질의 좋은 공을 쓴다는 가정 아래) 공을 세울 수 있고 핀이 약간 위험하더라도 좀 더 도전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올라가더라고요. 파이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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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번 공감합니다. 드라이버가 잘 맞기 시작하면서 정말 점수가 팍팍 줄어들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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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의견이십니다. 레귤러온이면 골프가 쉬워보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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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고급 골프장 락커 키네요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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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공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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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이나 웨지는 실제라운드의 경우 땅이 기울고 잔디도 다르고 러프도 있고 여하튼 매트 연습장의 연습량이 막 크게 와닿지는 않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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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린이지만 적극 공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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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실제로 드라이버 길게 치시면 미들 롱아이언은 그야말로 14개 숫자 채우는 용도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연습도 덜하게 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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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합니다. 오늘도 많이 배웁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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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공감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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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합니다. 저도 그리 연습하긴 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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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좀 슬프지 않나요? ㅠㅠ 저도 드라이버 잘 쳤는데 미들 아이언 거리 남으면 굉장히 슬프더라고요 ㅠㅠ 예전에 객기로 백티 도전했다가 진짜 우는 줄 알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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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백티면 페웨에 놓인 헤저드류를 피하기가 쉬운경우도 많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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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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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niyahrehe님의 댓글 jooniyah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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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드라이버 못 치게 만들어 놓은 홀은... 쫌 싫더라구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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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권 주말은 진짜 드라이버 잡기 무섭죠 ㅋㅋㅋ 레이디티 느낌의 홀들이 많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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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 거리가 10% 향상되면 20메다 늘어나고 5% 만 하더라도 최소 한두클럽은 짧은 세컨을 칠 수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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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절절 맞는 말씀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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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합니다. 저도 화이트 티에서 치면서 드라이버 거리가 240m 이상 나가기 시작한 때부터는 85m / 90m / 95m / 105m 단위로 웨지를 구성하면서 세컨샷을 핀에 붙이는 방식으로 공략했습니다. 다만, 블루티나 블랙티에서 치게 되면서부터는 웨지를 하나 버리고 우드를 추가하게 됐고 롱아이언도 자주 잡게 됐습니다. 백티에서 로우싱글까지 노린다면, 모든 채를 골고루 잘 다뤄야만 가능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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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티는 정말 완전히 다른 골프가 되더라고요. 님 말씀대로 모든 클럽을 다 잘쳐야 하더라고요. 백티에서 싱글이나 아니면 준수한 스코어를 낸다면 그야말로 아마추어가 다다를 수 있는 최고의 경지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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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niyahrehe님의 댓글 jooniyah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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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드라이버 길게 보내진 못하지만... (잘 맞으면 220~2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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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220~230만 치더라고 미들 아이언 잡는 홀 그리 많이 없는 거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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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맞는 말씀이고 저도 잘 맞는 날은 비슷한 패턴이라 동의합니다만.. 비교적 젊은 골퍼라고 해서 누구나 정타낸다고 220~240씩 보낼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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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처음에 드라이버가 잘 맞아야 210m 정도 가는 스타일이었는데, 레슨과 연습 후 많이 늘었습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레슨과 연습을 통해서 230m 까지는 웬만한 분들이면 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부상이라든지 아니면 몇몇 이유로 그렇게 칠 수 없는 분들이 계실 거라는 것에 대해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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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합니다. 드라이버 잡기가 너무 어렵네요...잘맞으면 멀리는 가는데....유지가 안되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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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 샷이 어느 경지에 오르시면, 아 내가 이렇게 꾸준하게 스코어를 내는 골퍼였구나.. 하면서 놀라시게 될 겁니다. 기대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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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순이는 슬프네요...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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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분들은 200m 치시면 진짜 완전 무적이던데요... 기대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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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드라이버를 길고 정확하게 치기 위해서 드라이버를 계속 바꾸고 있습니다만 별 효과가 없네요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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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4 기준 - 3온 1펏과 2온 2펏 어떤것이 더 높은 확률로 나오는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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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니84207414님의 댓글 워니84207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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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안죽는 드라이버를 추구하고 있는데 거기에 거리까지 확보되면 환상이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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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로그인하게 만드는 정성스런 글 잘 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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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내용이 좋습니다. 요즘 드라이버만 안맞는데... 드라이버만 연습해야겠습니다 ㄷㄷ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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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도 이 작전을 애용합니다만, 하지만 몇가지 변수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미들 아이언도 연습해야한다고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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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이 잘못됐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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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감합니다. 제가 골프라는 운동에 접근하는 방식과 유사하신것 같습니다. 숏게임은 다양한 라이에서 잔디밥을 좀 먹어야 개선되는것을 느끼고있구요. 드라이버는 페어웨이를 지키는 230,240정도면 최고의 무기다 생각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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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왠만하면.빽티에서 치는게 좋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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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ostdarkwind님의 댓글 ghostdar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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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를 멀리 치면 좋은 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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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필력 이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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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추구하는 모든것이 담겨있는 글이네요.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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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댓글로 남기에 아깝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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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글을 연재하심이...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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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력에 크게 뿜고 갑니다. 굳굳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