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직구제품 상태에 대한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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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12-07 11:49:36 조회: 3,158  /  추천: 25  /  반대: 0  /  댓글: [ 26 ]

미국 직구하시는 분이 많은데 Like New에 대한 오해가 많은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2년 살면서 골프채, 기타, 옷 등 여러 제품을 사 본 경험을 토대로 이러한 오해를 풀어드릴까 합니다. 짧은 기간 살았기 때문에 그리고 지역도 동부였기 때문에 제 의견이 다른 분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미국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내가 사는 제품이 새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별로 없습니다. 

여기서 새 것이라는 것은 남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아 잔기스가 하나도 없는 상태입니다. 제 주위의 미국 사람들한테 왜 그런지 물어봤습니다. 새 제품이면 spotless하면 좋겠지만 어차피 조금 지나면 기스가 생기기 때문에 신경 안 쓴답니다. 이건 고가의 제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골프클럽, 악기, 자동차 모두 그렇습니다. 제 취미가 골프와 기타 치는 거라서 두 제품을 사거나 구경하러 미국의 대형 골프스토어인 골프스미스나 악기 체인인 기타센터에 종종 갔었습니다. 골프스미스에 가면 데모클럽이라고 시타용채가 많습니다. 손님들이 데모클럽을 맘대로 쳐보고 제품은 새 제품으로 가져갑니다. 당연히 새 제품은 비닐(영어로 plastic wrap이라고 하죠)로 싸여 있기 때문에 흠집이 없지만 종종 비닐이 없는 것도 있습니다. 그런 제품들도 미국 사람들은 굳이 비닐로 싸여있는 걸 달라고 요구하지 않고 그냥 사갑니다. 

악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기타센터에 가보면 몇 백만원, 심지어 천만원짜리 기타가 디스플레이되어 있고 점원들이 아주 편하게 쳐보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쳐본 후 마음에 들면 디스플레이 제품을 그냥 사갑니다. 물론 새 제품을 달라고 하면 받을 수 있지만 주문해야 하기 때문에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한국 샵에서는 몇 백만원 하는 기타는 쳐보지도 못하고 보기만 해야 합니다. 어떤 곳은 손도 못대게 합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에서 자동차를 사려면 딜러십에 가야 합니다. 딜러십이 한국처럼 대리점이 아니라 자동차 제조사(포드, 현대 등) 와는 별도의 회사입니다. 참고로 미국은 자동차 왕국이기 때문에 딜러십 회사의 파워가 세서 자동차 제조사도 맘대로 못합니다. 제가 자동차를 사러 갔더니 딜러십이랑 가격흥정을 했는데 자동차를 보여주겠다고 합니다. 딜러십이 보유한 자동차를 시승하러 가는데 차들이 그냥 차고에 주차되어 있습니다. 어떤 건 가벼운 기스도 있습니다. 그래서 새 차를 사더라도 보통 몇 마일은 시승한 차를 사게 됩니다. 그래서 한인 운영 자동차게시판을 찾아보면 새 차를 살 때 마일리지가 많은지 확인할 것, 기스가 있는지 확인할 것, 기스가 있으면 그 자리에서 수리해달라고 요구하라는 유의사항이 있습니다. 정말 한국처럼 완전한 새 차를 원하면 공장 주문을 해야 해서 며칠 기다려야 하는데 딜러십은 별로 안 좋아합니다. 자기가 소유한 재고를 줄이지 못하기 때문이죠.

 

새 제품도 그런데 중고 제품에 기스나 흠집이 있는 건 당연한 겁니다. 그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여기 게시판에서 Like New인데 비닐이 벗겨져있고 잔기스가 약간 있다고 불평하시는 분들이 있었는데 제 경험을 기준으로 보면 미국사람들은 이해못할 겁니다. 어디까지나 New가 아니고 Like New이기 때문에 심하지 않은 잔기스는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할 겁니다.가끔 Like New가 완전 새거가 오는 건 운이 좋은 겁니다. 

 

참고로 중고제품은 업체마다 다르지만 Like New(또는 Mint)-Excellent-Very Good-Good-Average로 등급이 나갑니다. 제 경험으로는 Excellent 정도라 해도 쓴 흔적이 별로 없어 상태가 좋습니다. 우선 들어간 곳(​영어로 ding​), 까진 곳(chip)이 없고 약간의 잔기스만 있으면 Excellent입니다. 때로는 잔기스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Very Good도 쓴 흔적이 약간 있고 약한 chip이 있지만 ding은 없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하지만 웨지는 Excellent 이상 제품을 사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미국애들은 연습장보다는 필드를 월등히 많이 가는데 웨지는 흙이나 모래에 많이 닿기 때문에 같은 등급이라 해도 드라이버에 비해 상태가 더 안좋습니다. 보키 웨지를 Very Good 샀더니 드라이버 기준으로 Good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직구하시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더 궁금한 건 댓글 남겨주시면 제가 아는 범위내에서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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