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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관심을 많이 가지던 재밌는 얘기가 나와서 참 좋네요..
제 기억에 있는 것들 가지고 잠시 썰을 풀어 보겠습니다.
테니스를 오래 쳤었지만, 어디까지나 다 제 주관이니까 그러려니 하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테니스는 한 손으로 라켓을 휘둘러 공을 때리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지 요즘에는 선수들이나 동호인이나 프로네이션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적극적인 수피네이션은 한손 백핸드 때는 조금 보이고 다른데서는 보기 힘들구요...
저는 첫 테니스 레슨을 1979년에 받았습니다.. 테니스광이셨던 아버지 덕에 어릴 때부터 코트 쫓아다녔어서...
이 때는 나무라켓을 썼는데 이 때 가르쳐주던 코치 형이 라켓면이 안돌아가게, 지면과 수직이 되도록 유지하는 연습을 하라고 했던 것이 기억나네요..
팔뚝을 돌리면 면이 돌아가기 때문에 그런거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포핸드 백핸드 마찬가지였고, 대부분 공은 플랫으로 맞추고, 백핸드만 슬라이스 치는 법을 알려줬었죠. 백핸드에서의 슬라이스는 언더스핀을 얘기합니다.
서브도 머리를 기준으로 살짝 오른 쪽으로 토스해서 슬라이스 서브를 많이 넣었습니다. 확률도 좋고, 나무라켓으로도 스핀 걸기가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아, 서브는 골프스윙이랑 방향이 반대기 때문에, 오른손잡이 기준으로 슬라이스 서브는 공이 왼쪽으로 쉽니다..
이 때는 선수들도 주로 이런 스타일로 공을 쳤습니다.
1970년대 최고의 테크니션 중 하나였던 일리 나스타제의 서브
1980년대에 이게 엄청나게 바뀌는데, 그 이유는 라켓재료가 나무에서 그라파이트로 바뀐 것이었습니다.
나무라켓을 강하게 회전을 줘서 비틀어치거나 헤드스피드를 끝까지 살려서 강타를 때리면, 라켓이 휩니다.. 그러면 공이 어디로 갈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라파이트로 라켓을 만드니, 세게 때려도 똑바로 때리면 똑바로 갑니다..
1985년, 테니스계는 보리스 베커 때문에 큰 충격에 빠집니다.
독일에서 온 17살짜리 덩치큰 소년이 어마어마한 서브를 날리면서 윔블던에서 우승해버립니다.
당시 트레이드마크였던 붐붐서브인데, 저 가르치던 코치형이 하지 말라는 거는 다 합니다..
임팩트 시 팔뚝을 어마어마하게 비틀고, 머리는 돌아가고, 무리해보는 점프까지 하고..몸도 비틀고..
하지만 저 서브를 가지고 윔블던을 우승하고 그 다음해도 우승해버리니, 이걸 따라하려는 사람들이 생길 수 밖에 없죠..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프로네이션이 극단적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과거의 테니스라고 프로네이션을 쓰지 않은건 아닙니다.
판초 곤잘레스의 킥서브 사진입니다.
과거에는 프로네이션을 어떨 때 썼냐면, 서브시 스핀을 슬라이스의 반대 방향으로 걸기 위해서 썼습니다.
그 때 봤던 레슨책에, 킥서브 또는 어메리칸 트위스트 서브라고 부르는 이 서브는 어렵고 체력소모가 많아서 아마추어는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라고 써 있기까지 했습니다..
보리스베커는, 이 프로네이션을 적극적으로 쓰면서, 그립을 두터운 웨스턴 그립을 잡고 서브를 넣었습니다.
얇은 그립으로는 스핀을 넣기 좋은 자세이지만 스트롱 그립을 잡게 되면 공이 플랫으로 맞습니다..
플랫을 공을 때리는 목적에 마지막까지 라켓헤드를 가속해주는 효과가 있어서 서브가 어마어마했습니다.
그 때, 테니스 잡지에서, 지금은 보리스 베커가 어리니까 저게 되지만 20살만 넘어도 몸에 무리가 올거다 하는 기사를 봤던 기억이 날 정도로, 그 때 테니스계는 저 서브를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1990년에 이 사람이 나타납니다.
역시나 두꺼운 그립을 잡고, 프로네이션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데, 서브가 말도 못하게 셉니다... 거기다 확률도 좋고, 같은 폼으로 때리는 세컨서브는 스핀도 굉장합니다..
이 때부터, 테니스 잡지에서 서브 얘기만 나오면 "프로네이션" 또는 "내전"이란 말이 많이 나왔습니다.
저도 이 서브 따라해본다고 연습했던 기억이 나네요...
백핸드그립에 가까운 컨티넨털 그립으로 슬라이스 서브를 주로 넣다가, 이 때 이걸 보고 플랫 서브와 킥서브를 넣는 걸로 바꿨었네요..
지금은 프로선수들이 서브 때 프로네이션을 적극적으로 씁니다.
프로네이션을 적극적으로 하게 되면 위에 쓴대로 공을 두껍게 때리고 마지막까지 가속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등근육을 당기는 동작으로 쓸 수 있습니다.. 당기는 동작이, 힘이 셉니다..
골프스윙과는 통하는 면도 있지만, 다른 점도 많습니다.
이 부분은 제 생각은 있지만.. 설명할 능력이 안되서 요기까지만 쓰겠습니다.
요즘은 보기 드문 수피네이션 쓰는 예...
쓰긴 쓰는데, 지금은 거의 사라져가는 한손 백핸드..
이것도 옛날에는 못하게 했는데.. ㅎㅎ
2000년대 들어서는, 줄까지 폴리에스테르로 바뀌면서 테니스를 부드럽게 치는 선수들은 거의 다 사라진거 같네요..
이건 좀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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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99556006님의 댓글 비공개995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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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수준 높은 글을 생각 나시는대로 술술 풀어서 바로 쓰실 수 있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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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과찬이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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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전문잡지 칼럼 수준이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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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잡지 칼럼니스트가 노여워하실까 걱정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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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한 글 잘 읽었습니다. 테니스도 늘 관심이 있는데 배울 기회가 없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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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는 부상으로 테니스는 그만 치고 있습니다만.. 참 재밌는 운동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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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벡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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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따라한다면, 어딘가 탈 나게 되어 있는 서브라서.. ㅎㅎ 안되는게 낫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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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치시는분 만나서 반갑습니다!!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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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자꾸 와이퍼 스윙하게 되면 사실 아마추어한텐 오히려 독이 많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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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포에는 어마어마한 분들이 많음을 또 한번 느낍니다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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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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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프라스가 쓰는 윌슨 85 빵에 납테이프 붙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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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나름 잘 뛰던 시절이 있었는데.. ㅎㅎㅎ 어깨가 아파서 서브를 못넣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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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모든 아이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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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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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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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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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테니스도 칠만큼 쳤는데...골프는 어렵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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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런지 대개 테니스 선수들이 골프도 잘치고, 골프 선수 중에 테니스 잘 치는 사람도 많고 그렇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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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글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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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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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프라스 아저씨 오랜만에 보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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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방갑네요 저도 테니스 30년 쳤지만 나이는 어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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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베커와 그라프 경기를 직관하셨다니.. 많이 부럽습니다.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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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레슨 1989년인데 오타시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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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맞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