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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8년간 네팔서 봉사…프로그램 절반은 `위험한 트레킹`

조한필 기자
조한필 기자
입력 : 
2020-01-19 18:24:36
수정 : 
2020-01-19 23:5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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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봉사 프로그램 도마 위

비용 20% 참가자 본인이 부담

충남교육청 "금요일부터 등반"
실제론 목요일에 트레킹 시작
사고위치도 파악 못해 `오락가락`
◆ 안나푸르나 실종사고 ◆

충남교육청이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발생한 한국인 교사 실종사고와 관련해 거짓 브리핑 논란에 휩싸였다. 당초 발표된 교사 4명의 실종사고 날짜와 장소 모두 틀렸고 사고 경위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충남교육청은 지난 18일 브리핑에서 "실종 교사들은 17일 시누와(해발 2340m)를 출발해 데우랄리까지 갔다가 기상 악화로 하산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교사들은 카트만두 지역 초·중학교 공부방 등에서 봉사활동 중이었으며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는 금요일과 주말을 이용해 인근 지역을 트레킹하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종 교사들은 지난 16일 데우랄리로지(해발 3230m)에 도착해 하룻밤을 묵은 뒤 다음날 트레킹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16일은 목요일로 학생들이 정상적으로 등교했다. 사고 장소와 대피 장소도 사실과 다르다. 도교육청은 애초 히말라야로지(해발 2920m)보다 아래에서 사고가 났다고 했지만 데우랄리에서 1박 후 내려오다가 사고가 난 점을 고려할 때 데우랄리와 히말라야로지 사이에서 눈사태를 만난 것으로 추정된다. 대피한 곳도 히말라야로지가 아닌 데우랄리로지일 가능성이 크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현지 교원들과 통신이 두절된 상태에서 여행사를 통해 상황을 전해 들으면서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충남교육청 측은 "트레킹과 교육 봉사 프로그램을 5대5로 구성해 연수를 운영하고 있다"며 "사고 지점인 트레킹 코스는 초등학교 2·3학년 학생도 평범하게 다니는 트레킹 길이어서 사고가 날 것으로 생각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지역 초등학교 교사인 A씨(28)는 "지금이 방학 기간인 데다 교사들이 해당 프로그램에 사비를 일부 부담했다고 하더라도 이번 해외 봉사활동은 사실상 국비 관광"이라며 "안나푸르나 트레킹은 이동 시간까지 감안할 때 전체 프로그램 일정 중 메인으로 들어갔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교육봉사형 해외체험연수는 2012년부터 시작됐다. 네팔 미얀마 라오스 등지에서 봉사활동을 해왔다. 충남교육청이 참여자를 모집하면 교사들이 직접 교육계획을 작성해 신청하는 방식이다. 실종된 교사들이 각자 여행사에 납부한 비용은 24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금액 중 80%는 교육청에서 지원하고 나머지 20%를 교사가 자비로 부담했다. 충남교육청은 충남 논산 소재 B여행사를 통해 3개 팀으로 구성된 해외연수단 39명을 파견했다. 교사들의 인기를 반영하듯 3개 팀으로 시차를 두고 출국할 정도로 연수단 규모는 큰 편이었다. 1번 팀과 2번 팀이 각각 7일과 6일 출국했다. 사고가 난 3번 팀은 지난 13일 출국해 25일 귀국할 예정이었다.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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