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대구시·시의회 등에 따르면, 권 시장은 이날 오후 2시쯤 코로나19 관련 예산안 처리를 위해 시의회 임시회에 참석했다. 이날 임시회에서 예산안 처리가 마무리되고 권 시장이 본회의장 밖으로 나가려던 순간,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 시의원이 권 시장과 긴급 생계자금 지급 문제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해당 시의원은 권 시장에게 “긴급 생계자금을 왜 현금으로 지원하지 않느냐”고 말했고, 이에 권 시장은 “이러지 마시라”고 대응했다. 이후에도 항의가 계속되자 권 시장은 갑자기 오른손으로 머리를 잡은 채 뒤로 넘어졌다.
곁에서 이를 지켜본 시 공무원이 급히 권 시장을 업어 시청 2층 시장실로 이동했고, 이후 119구급차를 불러 경북대병원으로 이송했다.
이날 오후 3시40분쯤 이 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권 시장에게 의료진은 “피로 누적으로 인한 구토와 어지럼증, 흉통, 저혈압 등의 증세가 있다”면서 “당분간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병원 측은 자기공명영상(MRI), 심장초음파 검사 등을 실시했다. 또 신경과 및 심장내과 진료 및 정밀검진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 권 시장은 검사를 마친 후 이날 오후 5시30분쯤 순환기내과 병실로 옮겼다. 대구시는 27일 오전 코로나19 대응 상황 정례브리핑에는 권 시장을 대신해 채홍호 행정부시장이 나선다고 밝혔다.
앞서 권 시장은 전날 추경안 제출에 따른 제안설명을 듣기 위해 마련된 대구시의회 임시회에서, 이진련 시의원(더불어민주당)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지원금 지급이 늦다”는 점을 지적하자 이 의원의 발언이 끝나기 전에 퇴장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권 시장은 26일 오전 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에서 “제가 사람이 부족해서 그렇다. 요즘 어떨 때는 제 정신이 아닐 때가 많다”면서 “몸도 마음도 한계 상황에 와 있다. 한달 넘게 사무실에서 야전침대 생활을 하는데, 정신적으로도 많이 피곤하다”고 말하며 이해를 구했다.
그는 대구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2월18일)한 후인 지난달 21일부터 이날까지 35일째 시장 집무실에 있는 간이침대에서 잠을 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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