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쿵쾅대서…” 손편지에 화답한 아래층 할아버지 [아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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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10.21. 오전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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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쿵쾅대도 화 한번 안내” 감사 편지와 감 전달한 아이 엄마
아랫집 할아버지, 빵과 함께 “시끄러움도 위안된다” 쪽지
A씨가 보낸 손편지(왼쪽)와 아랫집 할아버지의 답장(오른쪽).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자주 쿵쾅대는 아이로 인해 아랫집이 층간소음으로 피해를 입었을까 걱정한 아이 엄마가 직접 감사의 마음을 담은 손편지와 감을 아랫집에 전했다 더 큰 선물을 받게 됐다며 사연을 공개했습니다.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너무 좋은 이웃을 만나 기분 좋아 살짝 올려봐요’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자신을 아이 엄마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늘 아이가 쿵쾅거리고 주말마다 아기 친구들이 와서 쿵쾅거려도 한 번도 화내신 적 없는 아래층 할아버지에게 올해도 감사하다는 손편지와 감을 들고 갔다”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다만 인사차 아이와 함께 내려간 아랫집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에 A씨는 아랫집 현관 앞에 직접 준비한 손편지와 A씨의 친정에서 직접 수확한 감을 놓고 돌아왔다고 합니다.

A씨는 손편지에서 “아이가 한동안 아파서 병원에 있다가 퇴원을 하고 주말마다 친구들이 놀러와 쿵쾅거리고 시끄럽게 하는데도 2년간 한 번도 올라오시지 않고 오히려 애들은 다 그런 거 아니겠냐는 너무 인자하신 말씀에 감동받았습니다”고 전했습니다.

A씨가 드린 감(왼쪽)과 아랫집 할아버지가 보낸 빵(오른쪽).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씨를 더 놀라게 한 일은 바로 다음 날 벌어졌습니다. 현관 앞에 빵과 쪽지가 놓여 있던 겁니다. A씨는 “아래층 할아버지의 고마운 마음과 선물이었다”면서 “빵도 요즘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로 가득 들어 있어 할아버지께서 엄청 신경 쓰고 고민하며 골라주셨구나 싶어 마음이 찡했다”며 당시의 감동을 떠올렸습니다.

할아버지는 쪽지에서 “○○ 엄마 이름이 너무 정겹네요. 매번 감사합니다. 혼자 외롭게 사는 늙은이 시끄러움도 위안이 된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라며 도리어 A씨를 응원했다고 합니다.

A씨는 이에 “저 진짜 이웃 주민 잘 만난 것 같아요. 평소에도 이웃 할아버지 할머니, 이모 삼촌들이 아이 인사를 받아주시고 안부도 물어봐 주신다”면서 “먹을 것도 서로 나눠 먹고 해서 여기는 아직 삭막하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너무 좋은 이웃을 만나 아기가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도 “좋은 이웃 만나서 부럽네요” “어르신 진짜 멋지시다” “감동받았어요” “윗집, 아랫집 다 훌륭하신 인성을 가지셨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며 이웃 간 갈등은 오히려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당장 내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를 요즘 전해진 A씨의 사연이 “훈훈하다” “따뜻하다”라는 반응을 얻으며 관심을 받는 것은 우리가 그만큼 진짜 정을 그리워하고 있어서 아닐까요. 앞으로 우리 사회가 서로에 대한 배려로 즐겁게 더불어 사는 곳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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