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줘서 정말 고맙다"…44년 전 실종 아들과 극적인 모자 상봉

입력
기사원문
조성신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44년 만에 만난 어머니 이씨와 아들 김씨 [사진 = 영광경찰서]
"아들아 살아 있어 줘서 정말 고맙다.", "엄마요, 정말 엄마 맞지요"

44년 전에 헤어진 어머니와 아들이 경찰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상봉했다. 모자는 서로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20일 전남 영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영광경찰서에서 어머니 이모(71·영광 거주) 씨와 아들 김모(49·전주 거주) 씨가 44년 만에 만났다. 44년 전 서울 고모댁을 놀러갔다가 잃어버린 뒤 서로의 생사조차 모른 채 살아가던 아들은 50대의 장년이 돼 있었고, 젊디젊었던 새내기 엄마도 어느덧 귀밑머리가 하얘진 70대로 변모해 있었다.

두 사람의 안타까운 사연은 197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들 모자는 전남 영광에 거주하고 있었다. 집안의 어려운 사정으로 9살이던 아들 유모씨는 10월쯤 서울에 있는 고모 댁에 맡겨졌다. 유모씨가 낯선 환경에서 길을 잃고 실종돼 생이별을 하게 됐다.

이후 어머니 이씨는 미아신고를 하고 백방으로 수소문하며 아들을 찾아 헤맸지만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아들의 생사도 모른 채 어느덧 40여년이 흘렀다.

그 사이 유씨는 전북 전주에 위치한 복지시설에서 지냈다. 시설에서 자라며 유씨의 이름과 나이가 바뀌기도 했지만 무연고자 등록을 위해 2004년 6월에 아동권리보장원에서 유전자를 채취했다.

작년 11월 어머니 이씨도 유전자를 채취했다. 아들의 생사라도 확인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주변 사람들의 권유를 받아 전남 영광경찰서를 찾아 유전자를 등록했다.

다행히 아들의 유전자 데이터가 남아있었다. 실종자 찾기 프로그램을 통해 두 사람의 관계를 확인한 경찰은 보다 정확한 결과를 얻기 위해 지난해 12월14일 아들의 유전자를 다시 한 번 채취해 기관에 보냈다.

그 결과 지난 1월11일 '유전자가 99.99% 일치해 친자 관계에 해당한다'는 통보를 받을 수 있었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들과 상봉한 어머니 이씨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아들을 어루만졌다. 이씨는 "아들을 마음속에 품고 하루 하루를 가슴 아파하며 살았다"며, "경찰관님 덕분에 아들을 다시 만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