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물간 싸이월드, 누가 쓰겠어요?” 추억의 ‘그들’, 반응이 왜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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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1.26. 오후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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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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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와 접목해 부활을 예고한 싸이월드, 심심이, 버디버디.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싸이월드, 버디버디, 심심이 다 돌아온다는데… 솔직히 메타버스만 붙인다고 누가 쓰겠어요?”

# 직장인 최지희(35) 씨는 과거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꾸미는 데 적지 않은 돈을 들였을 만큼 ‘마니아’였다. 그러나 최근 싸이월드가 재오픈한다는 소식에도 정작 반응은 시큰둥하다. 그는 “추억은 추억일 뿐, 이미 한물간 서비스가 메타버스를 붙인다고 다시 흥행할 것 같지는 않다”며 “요즘 너도나도 메타버스로 돌아오는데 솔직히 10대, 20대 초반 친구들이 버디버디나 싸이월드를 알겠냐”고 말했다.

추억의 1세대 웹서비스들이 메타버스를 장착해 연이어 부활을 선언하고 있다. 싸이월드, 버디버디에 이어 원조 인공지능(AI) 챗봇 심심이까지 가세했다. 그러나 이용자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단순히 메타버스 열풍에 올라탄다고 한 차례 도태됐던 서비스가 다시 성공할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최근 난관을 겪고 있는 싸이월드 재오픈처럼 무분별한 ‘메타버스 만능주의’는 조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심심이 주식회사는 자사 AI 챗봇 심심이를 공감형 대화 메타버스 서비스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심심이주식회사 제공]


25일 심심이주식회사는 심심이를 공감형 대화 메타버스 서비스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개개인의 이용자가 하나의 심심이와 대화했다면, 이번 버전 2는 가상공간에서 복수의 이용자들이 심심이로 등장한다. 각자 원하는 아바타를 생성해 다른 이용자와 교류하며 대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심심이는 2000년대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원조 AI 챗봇이다. 수억명의 글로벌 누적 이용자를 모았지만 국내에서는 글로벌 메신저 및 채팅앱이 나오면서 순식간에 도태됐다. 이후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명맥을 이어왔지만 큰 반향은 없었다. 이에 메타버스를 접목해 재기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부터 수차례 정식 재오픈을 예고했던 싸이월드는 서비스 재개과 함께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사업에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싸이월드제트 제공]  


메타버스를 등에 업고 부활하는 서비스는 심심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싸이월드, 버디버디 등도 메타버스로 변신해 새로 서비스를 오픈하겠다고 밝혔다. 추억의 메신저 버디버디는 가상자산 ‘위믹스’와 결합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재탄생할 계획이다. 싸이월드도 서비스 재개와 함께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사업에 뛰어들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그러나 싸이월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재오픈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지난해부터 수차례 정식 출시를 예고했던 싸이월드는 작업 차질, 보안 등의 이유로 차일피일 오픈일자를 미뤄왔다. 전·현직 경영진 간 갈등으로 경영진 교체도 두 번이나 발생했다. 현재도 정식 출시일은 미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흥행 여부는 더욱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 특히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기반이라고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며 주의를 당부한다.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인 만큼 대중의 선호 트렌드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예전에 유행했던 서비스들이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이유가 분명히 있는데 단지 이를 메타버스로 제공한다고 해서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과거와 달리 지금은 수많은 플랫폼이 있는데 여기서 지속 가능하려면 결국 대중의 트렌드와 니즈를 잘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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