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살세툰] 어미 돌고래의 눈물겨운 ‘어부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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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5월 8일 어버이날입니다. 어버이의 은혜에 감사하고 어른과 노인을 공경하는 날이죠. 이날에 자녀가 부모와 조부모에게 감사의 뜻으로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기도 합니다.

어릴 적 어머니와 아버지의 넓은 등을 기억하시나요? 예전에는 부모님의 등에 업히라는 ‘어부바’ 소리에 신나서 업혔던 것 같은데요. 나이를 들수록 작아지는 부모님의 등을 보면 속상해지죠.

오늘은 부모님의 어부바와 관련된 이야기를 소개할게요. 제주 앞바다 남방큰돌고래 어미의 눈물겨운 이야기입니다.

“(돌고래들이)노는 거예요? (무언가에) 걸려있는 것 같은데요.”
“어어, 새끼다. 찍어봐봐!”


2020년 6월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이 공개한 사진과 영상이 화제였습니다. 제주시 구좌읍 앞바다에서 이미 죽은 새끼를 자기 등에 업고 다니는 어미 돌고래의 모습이 포착된 건데요.
제주 앞바다 남방큰돌고래 어미와 새끼 사체.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발견 당시 새끼 돌고래의 사체는 꼬리지느러미와 꼬리자루를 제외하고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패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어미 고래는 마치 새끼가 살아있는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어미가 새끼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분석했죠.

과학원 김현우 박사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새끼가 태어난 직후 사망했다고 전했습니다. 어미 고래가 새끼의 출산 이후 2주 이상 이런 반복적인 행동을 했다고 추정됩니다. 어미 돌고래는 새끼를 살리려는 움직임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몸에서 새끼의 사체가 떨어지지 않게 주둥이와 등에 업고 수면 위로 올라왔죠.
제주 앞바다 남방큰돌고래 어미와 새끼 사체.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전문가 또한 이런 일이 흔치 않다고 합니다. 드물게 남방큰돌고래나, 뱃머리돌고래, 혹등돌고래 같은 특정 돌고래류에서 죽은 새끼에 대한 어미의 애착 행동이 관찰된다고 밝혔는데요. 제주도 남방큰돌고래 무리에서는 2017년과 2018년에 한 차례씩 관찰됐습니다.

‘동물이 사람보다 낫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대자연의 모습 앞에 인간이 더욱 작게 느껴질 때가 있죠. 제주 앞바다에서 포착된 한 어미 돌고래의 어부바가 남다른 애절함을 전하는 이유입니다.




글·그림=이유민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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