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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 당신이 옳았소"..가상초거대망원경이 포착한 우리은하 블랙홀

이진영 2022. 5. 1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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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사상 최초로 우리 은하 중심에 자리잡은 초대질량 블랙홀을 포착하는데 성공했다.

2019년 먼 거리 우주의 블랙홀(M87)을 관측한데 이은 두번째 국제공동연구의 성과다.

12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 80개 기관, 300여명 천문학자로 이뤄진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vent Horizon Telescope·EHT)' 공동연구진은 우리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대질량 블랙홀 궁수자리(Sgr A) 영상을 포착해 이 날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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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EHT 연구진, 이번엔 우리은하 중심 초대질량 블랙홀 관측
전 세계 8개 전파망원경 연결해 성공…한국천문연구원 참여
아인슈타인 일반상대성 이론 재입증
은하 형성·진화, 초기 우주 생성의 비밀 풀릴까

▲'궁수자리 A'로 불리는 우리은하 중심부의 블랙홀 이미지. 중심의 검은 부분은 블랙홀과 블랙홀을 포함하는 그림자이고, 고리의 빛나는 부분은 블랙홀의 중력에 의해 휘어진 빛이다. (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인류가 사상 최초로 우리 은하 중심에 자리잡은 초대질량 블랙홀을 포착하는데 성공했다. 2019년 먼 거리 우주의 블랙홀(M87)을 관측한데 이은 두번째 국제공동연구의 성과다. 우리나라 한국천문연구원도 참여했다.

전세계 과학계는 "천문학 역사의 기념비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흥분하고 있다. 현대 천체물리학의 가장 큰 난제 가운데 하나인 우주 형성의 비밀을 밝히는 데 한 발짝 내디뎠다는 평가다.

12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 80개 기관, 300여명 천문학자로 이뤄진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vent Horizon Telescope·EHT)’ 공동연구진은 우리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대질량 블랙홀 궁수자리(Sgr A) 영상을 포착해 이 날 공개했다.

2019년 지구에서 약 5500만 광년 떨어진 처녀자리은하단 M87의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 그림자를 관측한 데 이어 3년 만에 나온 성과다.

우리은하 중심에 위치한 궁수자리 A 블랙홀은 지구로부터 약 2만7000광년 떨어진 궁수자리에 자리 잡고 있다. 질량이 태양보다 약 400만 배 크다. 한국천문연구원 손봉원 박사는 "궁수자리 A 블랙홀은 집단지성으로 인류가 직접 관측한 블랙홀 중에 가장 가까운 블랙홀"이라고 소개했다.

태양계로부터의 거리가 M87 블랙홀과 비교해 2000분의 1 정도로 가까워 블랙홀 연구의 유력한 대상이다. 그러나 M87에 비해 1500배 이상 질량이 작아, 블랙홀 주변의 가스 흐름이 급격히 변하고, 영상이 심한 산란 효과를 겪어 M87에 비해 관측이 어려웠다.
【서울=뉴시스】전 세계 8개의 망원경을 연결한 EHT. (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공) photo@newsis.com

전세계 8개 전파망원경을 연결한 EHT로 관측…"파리 카페에서 뉴욕 신문글자 읽는 성능"

이번 블랙홀 포착에 활용된 EHT는 6개 대륙 8개 전파망원경이 하나로 연결해 마치 하나의 커다란 망원경 같은 효과를 내도록 한 ‘가상의 슈퍼 울트라 망원경’이다. 8개 망원경이 확보한 블랙홀 전파 신호 데이터를 분석한 뒤 역추적하는 방식으로 블랙홀 영상을 확보했다.

한국천문연구원 관계자는 망원경 성능에 대해 “파리의 한 카페에서 뉴욕에 있는 신문 글자를 읽을 수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대규모 블랙홀 관측자료를 처리하기 위해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하는 동시에 블랙홀에 대한 다량의 영상을 재현해 이를 비교하는 모의실험을 5년간 끊임없이 진행했다. 관측자료 보정과 영상화 작업 끝에 연구진은 고리 형태의 구조와 중심부의 어두운 지역인 블랙홀의 그림자를 발견했다.

천문연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3기는 EHT 다파장 캠페인에 참여해 궁수자리 A 블랙홀의 구조가 원형에 가까움을 확인했으며, 이로부터 블랙홀의 부착원반면이 지구 방향으로 향하고 있음을 제시했다.

천문연 소속 등 국내 연구자와 해외 거주 한국인 연구자들은 EHT 주요 망원경인 칠레의 아타카마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전파간섭계(ALMA)와 하와이의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망원경(JCMT) 운영에 참여해 이번 연구의 관측, 자료처리, 영상화에 이르는 다양한 과정을 수행했다.

아인슈타인 일반상대성 이론 옳았다…은하 형성·진화, 초기 우주 생성의 비밀 풀릴까

▲네 그룹으로 나눈 궁수자리 A 블랙홀 이미지 (사진=천문연구원 제공)
블랙홀은 검은(black) 구멍(hole), 즉 강한 중력에 의해 빛 조차 빠져나올 수 없어서 검게 보이는 천체를 뜻한다.

특히 은하 중심에는 적어도 1개 이상의 초대질량 블랙홀이 존재하고 있다. 우리 은하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은하 중심부에는 태양 질량의 수백만 배에서 수십억 배에 이르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있다.

EHT 과학이사회의 공동 위원장인 세라 마르코프는 "이번에 공개된 블랙홀 모습은 M87 블랙홀과 매우 유사한 모양을 보이는데 이는 (중력에 의해 시공간이 휜다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이 옳았음을 재입증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관측을 통해 블랙홀의 위치와 구조를 아는 것은 우주의 역사와 미래를 밝히는 초석이다.

이번 성과는 빛도 빠져 나오지 못해 보이지 않는 블랙홀의 실제 모습을 확인하는 것을 넘어 규명된 것이 많지 않은 블랙홀 연구의 진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과학자들은 초대질량 블랙홀이 은하의 형성, 즉 초기 우주 형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보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실제 후속 연구로 EHT 연구진은 초대질량 블랙홀 주변의 부착 흐름을 분석하는 이론을 세우기 시작했다.

천문연은 이번 관측을 통해 은하의 형성과 진화 과정을 밝힐 수 있을 것이며,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일반상대성이론의 정밀한 검증 등 새로운 결과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M87과 이번 궁수자리 A 블랙홀 연구에 참여한 김재영 경북대 교수는 "이전 M87 블랙홀과 비교해 궁수자리 A 블랙홀은 제트와 같은 강력한 물질 분출 현상이 없는 블랙홀로, 이 두 블랙홀의 EHT 영상을 함께 연구함으로써 현대 천체물리학의 가장 큰 난제들 중 하나인 블랙홀 제트의 물리적인 기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궁수자리 A 블랙홀의 영상화 과정에 참여한 조일제 박사(스페인 안달루시아 천체물리연구소)는 "이번 영상은 빠르게 변화하는 블랙홀의 그림자를 포착해 천체가 정적이라고 가정하고 촬영하는 기존 전파간섭계 영상화 과정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머지않아 블랙홀로 물질이 빨려 들어가는 과정도 직접 관측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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