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기대 안 했는데 이럴수가” 회사 여럿 먹여살린 ‘이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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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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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 50억원대의 중소 영화 '육사오'가 기대 이상의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육사오’는 전국케이블TV 사업자들이 공동 출자한 홈초이스가 처음으로 배급 투자한 영화다. 사진은 주연을 맡은 배우 고경표. [육사오 유튜브 채널]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제작비 겨우 50억원, 아무도 예상 못한 ‘대박’…전국 케이블 회사들, ‘방긋’.”

제작비 수백억원을 넘나드는 대작 사이에서 뜻밖의 흥행을 이어가는 중소 영화가 있다. 바로 고경표·이이경 주연의 ‘육사오’다. 제작비는 겨우 50억원.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헌트’, ‘외계+인’, ‘비상선언’, ‘한산’ 등에 비하면 “새발의 피” 수준이다.

기대 이상의 선전에 케이블TV 회사들이 호재를 맞았다. 육사오는 전국케이블TV 사업자들이 공동 출자한 VOD 회사의 첫 투자 영화다. OTT(동영상스트리밍플랫폼) 강세에 설 자리를 잃어가는 VOD 업계에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홈초이스 첫 배급투자 영화 '육사오' 중 한장면 [육사오 유튜브 채널]


5일 기준 영화 ‘육사오’는 7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이어가고 있다. 개봉 약 2주만에 113만4000여 명의 관객을 모았다. 손익분기점(165만명)이 코앞이다. 57억원 당첨금의 1등 로또 복권이 바람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으로 날아갔다는 설정의 코미디 영화다.

육사오의 제작비는 50억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제작비 300~400억대 대작 영화들을 가볍게 제쳤다. 현재 육사오과 함께 방영 중인 영화 ‘헌트’의 제작비는 200억원, ‘비상선언’은 300억원대, ‘외계+인’은 400억원대에 달한다. 오는 7일 개봉하는 액션 영화 ‘공조2: 인터내셔널’의 제작비 역시 155억원으로 알려져있다.

제작비 300억원대의 영화 ‘비상선언’. 이병헌, 전도연 등 최정상급 배우 라인업에도 손익분기점에 미치지 못하는 흥행을 기록했다. [쇼박스 제공]


‘작지만 강한’ 알짜배기 영화의 최고 수혜자는 케이블TV 업계다. ‘홈초이스’의 첫 국내 투자 영화가 ‘육사오’이기 때문이다. ‘홈초이스’는 지난 2007년 전국 케이블TV 사업자가 모여 공동 출자해 설립한 국내 최초의 VOD 서비스 기업이다. 현재 광고, 영화 제작 및 배급, 채널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 중이다. 현재 LG헬로비전, SK브로드밴드케이블, 딜라이브, CMB 등 주요 케이블TV 사업자들이 주주로 있다.

막대한 자금력이 없는 2부 리그 배급사임에도, 탁월한 안목으로 투자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위기를 맞고 있는 VOD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홈초이스 첫 배급투자 영화 '육사오' 포스터


넷플릭스, 티빙 등 OTT 플랫폼들이 주류로 떠오르며 VOD는 ‘찬밥 신세’가 되고 있다. 극장가에서 흥행한 인기 영화 판권도 VOD가 아닌 바로 OTT와 독점 계약을 맺는, 소위 ‘VOD 패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한산’과 ‘비상선언’은 쿠팡플레이와 100억원대의 독점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OTT 플랫폼과는 비교도 안되는 자금력 차이에 VOD 업계는 자체 콘텐츠 제작 및 배급투자 등 활로 찾았지만 쉽지 않았다.

향후 육사오와 같은 흥행 사례가 나온다면, 케이블TV 업계도 ‘대박’이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인기 콘텐츠 판권 시장은 자금력을 갖춘 OTT 위주로 돌아가며 케이블TV 업계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투자 대비 흥행 가능성이 높은 ‘육사오’ 같은 중소형 영화를 발굴하는 등 틈새 시장을 노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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