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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교사 최원석의 과학은 놀이다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팽이의 비밀은?

팽이치기의 과학

키워드 마찰력, 회전 관성, 에너지 전환, 세차 운동

팽이만큼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말이 잘 들어맞는 물건도 드물 것이다. 팽이치기는 겨울이면 즐겨했던 전통놀이다. 하지만 팽이치기도 도시화되고 디지털화되는 변화의 물결 속에서 차츰차츰 사라져간 옛 놀이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예전에는 설이 되면 세뱃돈을 받고 친척들끼리 모여 즐기던 다양한 놀이 중의 하나였지만, 이젠 썰매타기와 팽이치기를 돈을 주고 체험학습을 해야 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그러나 옛날에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어린 시절에 팽이치기를 즐겁게 했다면 오늘날에도 즐겁지 않을 이유는 없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탑블레이드라고 불리는 완구형 팽이다. 아이들은 다양한 종류의 팽이를 구입해 ‘배틀’이라며 경기를 펼치기도 한다.

탑블레이드는 애니메이션과 장난감이 동시에 출시되면서 한때는 아이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지만, 장난감의 속성상 이제 그 인기도 시들해졌다. 그러고 보면 온고지신이라는 말과 함께 옛것이 좋은 것이라는 말도 팽이치기에 잘 어울리는 듯하다. 여전히 채로 치는 팽이는 겨울이 되면 그 명맥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채로 치는 전통 팽이는 선풍적인 인기는 끌지 못해도, 으레 설날이면 찾는 이들이 꾸준해 참으로 다행이다.

쓰러지지 않는 ‘핑이’

토템 팽이.

토템 팽이.

탑블레이드.

탑블레이드.

팽이놀이가 시작된 시기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중국의 당나라에서 전해져 통일신라시대에는 널리 행해졌다. 조선시대인 18~19세기가 되면서 겨울철 전통놀이로 정착된다.

‘핑핑 돈다’는 의미에서 ‘핑이’로 불리다가 오늘날의 ‘팽이’라는 말이 생겼다고 한다. 고대 서양에서도 도토리나 나무, 돌 등을 이용해 팽이를 만들었으며, 놀이와 함께 주술에 사용되거나 점을 치기 위한 용도로도 사용되었다. 이러한 주술적 의미의 팽이는 영화 <인셉션>에서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가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꿈속에서 깨닫기 위해 돌리던 토템 팽이로도 잘 나타난다.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이 팽이는 영화의 흥행과 함께 많은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하지만 다소 철학적이며 이야기의 구조가 복잡한 <인셉션>보다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 <탑블레이드>에 등장하는 탑블레이드가 더 친숙할 수도 있다[‘탑(top)’은 팽이라는 뜻이다]. <탑블레이드>는 완구를 홍보하기 위해 한일합작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으로 흥행과 홍보에 성공하면서 팽이의 대명사처럼 되었다.

인기만큼이나 종류도 다양한 팽이는 돌리는 방법에서도 서로 차이가 난다. 전통적인 팽이는 줄을 팽이에 감아 돌린 후 팽이채로 쳐서 돌리며, 줄팽이는 줄로 감아서 던져 돌린다. 작은 팽이의 경우에는 그냥 축 부분을 잡고 손으로 돌리기도 하며, 탑블레이드와 같은 장난감 팽이의 경우에는 런처(발사장치)에 달린 줄을 잡아당겨 팽이를 돌린다. 이렇게 돌리는 방법이 다양하더라도 결국 팽이에 힘을 가해 회전시켜야 돌아간다는 점에서는 모두 같은 방법으로 돌린다고 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 나무 팽이의 경우에는 채로 쳐서 쓰러지지 않도록 계속 일을 해줄 수 있지만, 그 외의 팽이들은 처음 팽이를 돌릴 때 해준 일만큼만 팽이의 운동에너지로 전환된다. 회전하는 팽이는 바닥과의 마찰, 공기저항에 의해 운동에너지가 열에너지로 전환된다. 따라서 팽이에 작용하는 마찰력이 작을수록 팽이의 운동에너지가 열에너지로 적게 전환되기 때문에 팽이는 더 오래 돌 수 있다.

한국의 전통 나무 팽이.

한국의 전통 나무 팽이.
한국의 전통 나무 팽이.

나무 팽이의 바닥에 쇠구슬을 박거나 얼음판 위에서 팽이를 돌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마찰력이 없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마찰력이 없다면 팽이의 선단부에서 바닥으로 아무런 힘을 작용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팽이는 기울어질 것이고 그러면 계속 돌리기가 어려워 그대로 쓰러지고 만다. 그래서 얼음판 위에서는 팽이를 안정된 상태로 돌리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회전하는 팽이는 왜 쓰러지지 않을까? 이는 달리는 자전거가 쉽게 쓰러지지 않는 것처럼 회전 관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즉 움직이는 물체에 외부의 힘이 작용하지 않으면 계속 움직이려고 하듯이, 회전하는 물체는 축을 중심으로 계속 회전하려는 회전 관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팽이는 마찰력에 의해 회전 속도가 충분히 줄어들기 전까지 쓰러지지 않고 계속 돌 수 있다. 회전 관성은 질량이 클수록 크기 때문에 밀도가 큰 나무로 만들고, 금속테를 두르거나 못을 박기도 한다.

또한 같은 질량의 팽이라도 중심축에서 더 먼 거리에 질량이 분포할수록 회전 관성이 커진다. 그래서 채로 치는 팽이의 경우에만 치기 좋도록 원통형으로 만들 뿐, 대부분의 팽이는 원뿔형으로 만들어진다.

공룡을 멸종시킨 팽이?

회전하는 팽이가 보여주는 가장 놀라운 기술은 기울어진 채로 회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지한 물체가 기울어지면 중력에 의해 그대로 쓰러지는 것과 달리 매우 신기한 현상이다. 팽이싸움을 한다며 팽이끼리 부딪치게 해도 팽이는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 축이 기울어진 채로 계속 회전한다. 회전하는 팽이의 옆부분에서 힘을 가하면, 팽이는 축이 옆으로 기울어지면서 그대로 쓰러지는 것이 아니라 기울어진 채로 계속 회전한다.

이때는 팽이만 회전하는 것이 아니라 기울어진 축도 바닥과 수직인 중심을 기준으로 빙빙 회전하게 된다. 축이 옆으로 기울었다가 원래의 축 방향을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에 새로운 중심을 기준으로 빙글빙글 회전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팽이의 운동을 ‘세차 운동’이라고 하는데, 팽이의 축에 수직인 방향으로 약한 힘이 작용할 때 일어난다. 따라서 팽이처럼 운동하는 물체의 경우 외부에서 힘이 작용하면 세차 운동을 하게 되는데, 지구도 세차 운동을 한다.

지구는 자전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거대한 팽이라고 할 수 있다. 자전축이 북극성을 향해 고정된 상태가 아닌 계속 바뀌는 세차 운동을 한다. 지구의 세차 운동을 처음으로 알아낸 사람은 기원전 125년경 그리스의 천문학자인 히파르코스(Hipparchus)이다. 그는 자신의 관측 결과와 150년 전 티모카리스의 관측 결과를 비교해 모든 별의 황경(黃經)1)이 150년 동안 약 2도 증가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그리고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좌표계의 원점이 황도를 따라 1년에 약 50초만큼 이동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세차(歲差)’라 불렀다.

카미유 플라마리옹(1842~1925)에 의해 출판된 『대중 천문학』 삽화.

카미유 플라마리옹(1842~1925)에 의해 출판된 『대중 천문학』 삽화. 고대 그리스의 천문학자 히파르코스는 천체 관측용 기구를 써서 하늘을 살피며 세차를 발견하고 항성년(恒星年)과 회귀년(回歸年)의 길이의 차를 밝혀냈다. 히파르코스의 이 같은 연구성과는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문학서 『알마게스트』에 찾아볼 수 있다.

히파르코스는 세차 운동 주기를 360°÷50″/년=26000년으로 구했다. 또한 이러한 세차 운동에 의해 지금으로부터 5,000년 전에는 용자리 알파별이 북극성의 역할을 했고, 오늘날처럼 작은곰자리 알파별이 북극성이 된 것은 2,000년 전쯤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따라서 지금은 자전축이 북극성을 가리키고 있지만 1만 2,000년 뒤에는 거문고자리의 직녀성(베가)을 가리키게 된다. 비록 히파르코스는 세차 운동의 원리를 설명하지는 못했지만, 천문학에 수학적 기법을 도입한 최초의 천문학자로 인정받고 있다.

지구의 세차 운동.

지구의 세차 운동.

세르비아의 수학자 밀란코비치.

세르비아의 수학자 밀란코비치.

자전축이 바뀌는 것은 단순히 재미있는 지구의 운동으로 끝나지 않는다. 지구의 기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1920년 세르비아의 수학자 밀루틴 밀란코비치(Milutin Milankovitch, 1879~1958)는 빙하기의 주기를 연구하다가 세차 운동이 관련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밀란코비치는 「태양복사로 생기는 열 현상에 관한 수학 이론」이라는 논문에서 태양복사에너지의 분포량에 따라 지구에 빙하기가 온다는 천문학설을 주장했다. 그는 지구 공전궤도의 이심률2) 변화, 자전축의 기울기 및 세차 운동에 따른 지구의 기후 변화 유형을 설명했다.

46억 년의 지구 역사를 돌아보면 다섯 번의 큰 빙하기가 있었는데, 현대는 180만 년 전에 시작된 제5빙하기에 속한다. 한때는 공룡이 멸종한 이유로 빙하기가 제시되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소행성 충돌로 공룡이 멸종했다는 주장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어쨌건 빙하기가 생물과 인류의 역사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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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 같은 팽이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팽이 외에 재미있는 형태의 팽이들도 있다. 티피 팽이(tippe top)라 불리는 버섯 모양의 팽이는 회전 중에 갑자기 뒤집어져서 회전한다. 티피 팽이를 돌리면 바닥이 둥글어서 쉽게 흔들리고 불안정하게 회전하다가, 결국에는 축이 아래로 뒤집어진 후 계속 회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팽이의 비밀은? 본문 이미지 2

티피 팽이는 바닥이 둥글어서 회전 중 쉽게 흔들리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다, 갑자기 뒤집어져 계속 회전한다.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겠지만 에너지 보존 법칙의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반직관적이며 기이한 현상이다. 팽이가 뒤집어지면 질량이 큰 머리 부분이 위로 올라가면서 그만큼 위치에너지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19세기 후반부터 티피 팽이의 이상한 움직임을 연구하는 물리학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물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팽이는 뒤집어져서 회전하더라도 원래의 방향을 유지하기(그래서 반대로 도는 것처럼 보이지만) 때문에 회전 운동(각 운동량)이 보존된다. 그리고 질량 중심이 높아지면 그만큼 위치에너지도 증가하는 것은 맞지만, 뒤집어지면서 지면과의 마찰에 의해 운동에너지가 감소하기 때문에, 실제로 역학적 에너지는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감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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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부양 팽이 레비트론은 중력과 평형을 이루는 자기력으로 공중에 뜰 수 있다.

가장 신기한 팽이는 레비트론(Levitron)일 것이다. 이 공중부양 팽이는 공중에 뜬 채로 돌기 때문에 바닥과의 마찰이 작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매우 오랜 시간 동안 회전한다. 이 팽이가 공중부양이 가능한 것은 팽이에 작용하는 중력과 평형을 이루는 자기력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팽이와 받침대가 모두 자석으로 만들어져 공중에 뜰 수 있다. 즉 팽이와 받침대는 같은 극을 이루고 있어 팽이와 받침대 사이에는 척력이 작용한다.

물론 이 척력은 팽이를 공중부양시키기에 충분한 힘이지만, 정지 상태의 팽이는 절대로 공중에 뜨지 못한다. 팽이보다 더 띄우기 쉬울 것 같은 원형 자석 두 개를 이용해 자석을 공중에 띄워보려 해도 자석은 공중에 떠 있지 않는다. 아무리 조심해서 자석을 올려놓더라도 원형 자석이 회전하여 순식간에 붙어버린다. 이는 자기력이 완벽하게 힘의 평형을 이루지 못하면 회전력이 생겨 그대로 회전해버리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마찬가지로 공중부양 팽이도 이러한 현상이 생기기 때문에 분당 1,000회전 이상의 빠른 속도로 돌려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더 이상 회전하지 못하고 뒤집어져 바닥과 붙어버린다.

공중부양 팽이의 받침대가 휘어진 것은 팽이가 중심을 벗어날 때 복원력으로 작용하기 위한 것이다. 팽이와 받침대 사이의 힘은 중력과 나란한 방향이기 때문에, 수평 방향으로 힘이 작용하면 팽이는 그대로 받침대를 벗어나버린다. 하지만 받침대를 휘어지게 만들었기 때문에 모퉁이로 이동한 팽이는 옆에서 미는 힘을 받아 다시 가운데로 오게 된다.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팽이

영화 <원티드>에는 총알을 휘어지게 쏘는 킬러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권총을 쏘기 직전에 재빨리 총을 옆으로 밀어 총알에 힘을 가한다. 그러면 총알이 휘어지며 발사된다. 이와 비슷한 것이 영화 <최종병기 활>에서 신궁 남이(박해일 분)가 활시위를 비틀어 잡고 화살을 쏘는 장면이다. 두 장면 모두 총알과 화살을 회전시켜 목표물에 정확히 명중시킨다. 즉 총알과 화살을 곡사(曲射)하기 위해 회전을 시켰던 것이다.

물론 총을 휘두르며 쏜다고 총알이 휘어지지는 않는다. 일단 총구를 벗어나면 총알에 작용하는 힘은 공기의 저항력과 중력밖에 없다. 따라서 총을 아무리 빠르게 휘두르며 쏴도 총알은 휘어지지 않는다. 물론 총알은 회전하면서 날아가지만 이는 총구 내부의 나선형 홈인 강선에 따라 회전하며 발사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총알을 회전시키면 회전 관성에 의해 안정된 상태로 목표물을 향해 날아간다.

화살 깃과 닮은 로켓의 뒷날개.

화살 깃과 닮은 로켓의 뒷날개.

하지만 이는 팽이 모양으로 생긴 총알에 해당되며 로켓처럼 지름에 비해 길이가 길 때는 회전시켜도 안정적으로 날아가지 않는다. 이때는 로켓을 회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로켓 뒤에 화살 깃과 같은 날개를 달아 안정성을 높인다. 마찬가지로 화살도 대의 직경에 비해 길이가 길기 때문에 깃을 이용해 안정성을 높이다. 재미있는 점은 깃털이 휘어져 있어 화살도 회전하며 날아간다는 사실이다.

총알이나 화살은 안타깝게도 사람을 죽이는 무기에 팽이의 원리가 사용된 경우다. 하지만 팽이의 세차 운동은 핵자기공명영상장치(MRI)처럼 사람을 살리는 영상 의료장비에도 사용된다.

모든 원자는 원자핵과 그 주변을 도는 전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수소 원자의 경우에는 원자핵으로 양성자를 가지고 있고, 주변에 전자 한 개가 회전하는 구조다. 양전하를 가진 수소의 원자핵은 회전하기 때문에 자기적 성질을 띤다. 따라서 원자핵은 회전하는 자석 팽이처럼 행동하며, 회전 방향에 따라 한쪽 끝은 N극, 반대쪽은 S극이 된다.

MRI를 촬영할 때 환자가 들어가는 커다란 통은 거대한 자석이며, 이 안에서 사람의 몸을 구성하는 원자들은 강력한 자기장 속에 놓이게 된다. 이렇게 자기장을 걸어준 상태에서 고주파를 쏘면 원자핵들이 세차 운동을 하며 저마다 다른 특정 주파수를 흡수하는 공명 현상이 일어난다. MRI는 마치 여러 개의 팽이에 힘을 가해 세차 운동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팽이를 구분하는 것과 같은 원리인 것이다. MRI는 여러 개의 원자핵 팽이 중에서 수소 원자핵만 찾아내어 영상으로 보여준다. MRI는 X선 촬영장비와 달리 안전하며, 깨끗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팽이의 비밀은? 본문 이미지 4

MRI는 마치 여러 개의 팽이에 힘을 가해 세차 운동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팽이를 구분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세상의 모든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들도 제 각각의 팽이로 행동하며, 천체는 그 회전 속도와 방향에서만 차이가 날 뿐 모두 회전하는 팽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원자부터 거대한 천체에 이르기까지 세상에는 팽이로 가득하다. 그러니 갈릴레이의 말을 “그래도 팽이는 돈다”라고 고쳐 말해도 틀리진 않다.

자이로스코프

자이로스코프

● 비행기와 로켓을 날리는 지구 팽이
로켓이 먼 거리에 정확히 날아가려면 자세를 정확히 유지해야 한다. 이때 사용되는 것이 자이로스코프(gyroscope)인데, 회전의 또는 지구 팽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이로스코프는 금속 팽이를 삼중의 원형 고리로 둘러싸 자유롭게 회전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자이로스코프 팽이는 자세가 바뀌거나 힘이 가해지면 세차 운동을 통해 자세를 바로 잡으려 한다. 이를 이용해 로켓의 관성유도장치를 만들 수 있다. 자이로스코프는 선박이나 항공기, 잠수함 등에 활용되고, 최근에는 스마트폰에도 자이로센서가 들어 있어 휴대폰이 스스로의 운동 상태를 감지할 수 있게 한다.

● 에너지를 저장하는 팽이
회전하는 팽이는 운동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회전하는 무거운 금속 바퀴는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이러한 역학적 에너지 저장 장치를 플라이휠(flywheel)이라 부르는데, 미래의 전력 시스템에 꼭 필요한 장치다. 단순한 금속 바퀴가 뭐 그리 중요할까라고 생각하겠지만 바람이 잘 불 때 풍력발전으로 얻은 에너지로 플라이휠을 회전시키면, 바람이 잦아들었을 때 플라이휠을 통해 저장한 에너지로 발전기를 작동시켜 전기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플라이휠은 전력의 안정적인 공급을 이용해 신재생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더 읽어봅시다!
볼프강 뷔르거의 『달걀 삶는 기구의 패러독스』, 정완상의 『과학 공화국 물리 법정』.

출처

제공처 정보

과학교사 최원석의 과학은 놀이다 : 문화와 역사를 가로지르는 놀이 속 과학의 발견 2014. 5. 23. 책보러가기

문화와 역사를 가로지르는 놀이 속 과학의 발견! 놀이가 되는 순간, 과학이 재미있다『과학교사 최원석의 과학은 놀이다』. 과학을 가르치는 교사이자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과학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는 과학저널리스트인 저자 최원석이 흥미롭고 유쾌한 놀이를 소재로 과학을 재미있게 공부하고, 과학을 통해 세상을 읽을 수 있는 눈을 기를 수 있도록 구성한 책이다. 저자는 인류가 즐겨온 다양한 놀이들은 단순한 소일거리가 아니라, 그 속에 다양한 과학적 원리가 숨어 있다고 이야기한다. 놀이가 생존을 위한 활동과 구분되지 않았을 원시시대부터 현대문명까지 연대기 순으로 놀이와 문명의 변화를 과학적으로 고찰하고, 놀이 속에서 탄생한 인류문화의 흐름까지 과학적인 눈으로 살펴본다. 총 6부로 구성하여, 전 세계적 연원을 찾을 수 있는 전통 민속놀이부터 일상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놀이, 요즘 한창 인기가 있는 스마트폰, 인터넷게임에 이르기까지 과거와 현재의 놀이문화를 두루 살펴볼 수 있는 24가지 다양한 놀이를 소개한다. 과학에 재미를 못 느끼는 독자들이나 과학이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독자들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쉽게 풀어냈다. 자세히보기

  • 지음 최원석 교사

    저자 최원석은 경북 구미에 있는 상모중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치는 교사이자,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과학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는 과학저널리스트이다. EBS에서 과학자문을 지냈고 대한민국과학축전과 국제과학영상전에서 강연을 하기도 했다. 각종 저널과 웹진, 잡지, 사보 등에 꾸준히 저술 활동을 하고 있으며, 교사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과학 대중화를 위한 강연 활동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그러한 공을 인정받아 2013년 ‘올해의 과학교사상’을 수상했다. 논문으로 「SF영화를 활용한 과학교육 방안 탐구」가 있고, 지은 책으로 『과학교사 최원석의 과학은 놀이다』, 『영화 속에 과학이 쏙쏙!!』, 『광고 속에 숨어 있는 과학』, 『영화로 새로 쓴 물리 교과서』 등이 있다. 그중 다수의 책들이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우수과학도서로 선정되었고, 중국과 대만으로도 저작권 수출되고 있다. 자세히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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