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 첫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에 상륙…부실한 AS정책 바뀔까

입력
수정2016.09.22. 오전 10:13
기사원문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애플의 직영 판매점인 애플스토어가 한국에 처음 상륙한다. 위치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이다.

이번 매장 설립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권익이 증진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플이 신제품 우선 출시국가에 한국을 포함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애플스토어는 애플이 공식 사후관리서비스(A/S)를 제공하고 신제품의 1차 출시국가를 선정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애플스토어 직원이 한 방문객에게 아이패드 프로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조선비즈DB

21일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월 29일 한국 법인인 애플코리아를 통해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3개 필지에 대한 장기 임차계약을 맺었다. 토지에 대한 보증금은 16억1637만원이었고, 계약 존속기간은 올해 3월 1일부터 2036년 2월 29일까지다. 3개 필지 각각 동일한 임차계약을 맺어 총 보증금 액수는 48억4911만원이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애플이 검토 끝에 신사동 부지를 한국 애플스토어 1호로 낙점했다"며 "애플 본사 차원에서 계약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이 임차계약한 3개 필지는 1명의 토지주가 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토지주는 기존에 지하 2층~지상 5층 건물을 지으려 했다. 하지만 계획을 변경해 가로수길에 있는 필지 3곳을 합쳐 1개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강남구청에 계획 변경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계획이 변경되면 3개 필지를 합친 토지에 1층 바닥면적 526㎡(약 159평)인, 2~3층 규모 건물이 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건축 계획을 바꾼 셈이다.

애플은 지난해부터 한국 첫 애플스토어 입점을 위해 여러 토지를 검토했다. 검토 기준은 1층 바닥 면적 150평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부동산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애플과 같은 대형 기업은 빌딩 컨설팅 업체를 통해 계약하는 경우가 많은데 해당 토지 임대 계약은 토지주와 애플 측이 직접 접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애플은 그간 한국에 애플스토어를 내는 데 유보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애플은 전 세계 100여 개국에 애플스토어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일본 도쿄에는 3호점까지 냈다. 애플은 이곳에 '지니어스바'라는 직원과 소비자의 1대1 상담 공간을 만들어 '리퍼(제품 교환)'와 수리 등을 지원한다.

국내에 애플스토어가 없다보니, 한국은 애플의 1차 출시국가에서 늘 제외됐다. 소비자들은 애플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사설 AS 업체를 찾아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애플스토어에서는 간단한 확인 절차 이후에 곧장 수리나 리퍼가 가능하지만, 한국에서는 고장 정도에 상관없이 무조건 1주일가량을 서비스센터에 맡겨야 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애플 측에 정책 시정을 권고했다.

애플이 지난 8월 1일에 낸 한국 서울 지역 채용 공고. /애플 홈페이지 캡처

애플은 한국 애플스토어 유치와 더불어 인력 채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5~7월에 본사 차원에서 한국 지역 마케팅과 AS 지원 인력 채용 공고를 냈고, 지난 8월 1일에도 한국 고객지원 총괄 공고를 냈다. 모두 이전까지는 공고를 낸 적이 없는 직책들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애플이 서울 이외에 경기도 등 지역에도 애플스토어를 또 낼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한국에 들어설 애플스토어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유니언스퀘어에 처음 문을 연 '2세대 애플스토어'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애플스토어가 체험을 중시했다면, 2세대 애플스토어는 주변 지역 환경과 사람 간의 교감을 우선으로 고려한 것이 특징이다. 2세대 애플스토어는 2014년 애플 리테일 스토어 및 온라인 스토어 부문 수석 부사장으로 영입된 앤젤라 아렌츠(Angela Ahrendts) 전 버버리 최고경영자(CEO) 주도로 도입됐다.

유니언 스퀘어 애플스토어 1층의 모습. /박성우 기자

전자업계 관계자는 "그간 한국 소비자들로부터 반쪽 AS를 제공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애플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며 "애플이 한국 시장에 정성을 들이기 시작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공식 답변을 통해 "애플스토어 한국 입점 관련해 공식적인 답변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동희 기자 dwise@chosunbiz.com]

[김범수 기자 kbs@chosunbiz.com]

[이다비 기자 dabee@chosunbiz.com]


[조선비즈 바로가기] [위클리비즈]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hosunbiz.com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IT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