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모은 KB국민銀, 일임형 -1.64% `최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수익률 희비가 은행별로 크게 엇갈리고 있다. 고객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ISA 계좌를 만들었기 때문에 이 같은 수익률 차이는 앞으로 은행 ISA 영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초 ISA가 처음 출시된 이후 작년 말 기준으로 주요 시중은행 일임형 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신한은행(1.72%) 우리은행(1.39%) NH농협은행(0.49%) IBK기업은행(-0.07%) KB국민은행(-0.45%) 등의 순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해 8월 초 일임형 ISA 상품을 출시했는데 평균 수익률은 -0.02%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금융권에서 최초로 ISA 계좌 유치 실적이 1조원을 넘어섰지만 평균 수익률은 은행권에서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초저위험부터 초고위험까지 총 10개의 일임형 상품을 출시했는데 이 가운데 초저위험군, 저위험군 상품 2개만 간신히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했고 나머지는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고위험 유형의 'KB국민 만능 ISA 적극수익추구 A형'은 수익률이 -1.64%를 기록해 시중은행들이 출시한 73개 ISA 상품 가운데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전체 ISA 고객의 70%가 초저위험군, 저위험군에 집중돼 있다"며 "ISA가 출시된 지 1년도 채 안 됐기 때문에 단기 수익률 비교는 큰 의미가 없고 중장기적으로 수익률을 높이는 데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은행이 자산운용 경험과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일임형 ISA는 은행이 처음 해본 투자일임 업무다. 예를 들면 KB국민은행은 일임형 ISA 포트폴리오에 시장에 바로 대응할 수 있는 상품인 상장지수펀드(ETF) 종목을 전혀 담지 못했다. 지금껏 이 은행은 ETF를 직접 운용한 적이 없어 전산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 은행들은 최근에 자산운용 전문인력을 확충하고 있다. 대부분 자산운용사나 증권사에서 직접 자산을 굴려본 인력이다. 은행의 경우 다른 금융사와 달리 자산운용 성과에 따라 연동되는 급여인 인센티브가 아직 없다. 이처럼 은행 인력과 시스템에 무리하게 투자일임 업무를 접목시켰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당초 '국민 부자 만들기 프로젝트'를 출시한 금융당국 의도와는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ISA 중도 해지자가 속출하고 신규 가입은 미미한 수준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ISA가 출시된 이후 첫 달(2016년 3월)은 신규 가입 계좌 수가 120만건에 달했지만, 출시 1주년을 앞둔 현재 가입자 수는 은행 218만명, 증권 20만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상황 속에서 기존 ISA 가입 조건을 완화한 'ISA 2탄'이 연내 나올 예정이다. ISA가 리뉴얼에 들어간 셈이다. '60세 이상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중도 인출도 허용할 방침이다.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발의됐고, 현재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이다.
소비자로부터 외면받는 ISA를 부활시키기 위해 김 의원이 내놓은 개정안은 우선 가입 자격을 확대하는 데 중점을 뒀다. 기존에 근로·사업소득자만 가입이 가능했지만 앞으로 근로·사업소득이 없더라도 만 60세 이상이면 누구나 ISA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중도 인출을 허용하고 세제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의무가입 기간 5년은 그대로 가지만 중도 인출을 연 1회 허용하기로 했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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