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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면 섬뜩한 '마더' 김혜자 이 몸동작의 비밀

조회수 2020. 4. 30. 12: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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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더> 트리비아 및 비하인드 1부

*(스포주의!)영화 <마더>의 결말과 스포일러가 언급됩니다


<기생충> 봉준호 감독의 또다른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마더>와 관련한 흥미로운 비하인드와 트라비아를 정리했다. 

1.봉준호 감독이 김혜자를 주인공으로 선정한 사연

출처: 다음영화

봉준호 감독은 대학 시절 김혜자의 집과 가까운 동네에 영화 동아리방이 있어서 자주 김혜자를 보게 되었다. 그때부터 관심 있게 그녀가 출연한 드라마 <전원일기>와 작품들을 빼놓지 않고 보게 되었고 너무 좋아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녀의 국민 어머니상 이미지 외에도 보이지 않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배우임을 감지해 훗날 자신이 영화감독이 되면 꼭 김혜자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마더>는 그런 김혜자의 이미지를 토대로 완성된 작품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마더>는 기존의 엄마에 대한 이미지를 비틀며 그 이면을 드러내려 한 작품으로 김혜자를 비틀어 그러한 이면을 부각하고자 했다. 

2.김혜자 캐스팅에 결정적 도움을 준 이는 백지연 앵커

출처: tvN

봉준호 감독은 2013년 백지연 앵커가 진행한 tvN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에 출연해 "백지연 앵커가 김혜자의 <마더> 캐스팅에 결정적 도움을 주었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과거 백지연 앵커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해 "김혜자 선생님을 캐스팅 하고 싶다"라는 말을 했는데, 방송이 끝난 후 백지연 앵커가 평소 김혜자와 친분이 있다고 말하며 김혜자와의 만남을 주선해 주었다. 

3.원빈 캐스팅을 결정한 그의 인간적인(?) 패션

<마더> 시나리오 원본은 철저히 김혜자에게 맞춰져 작성된 탓에 봉준호 감독은 아들 윤도준 역할을 놓고 누구를 캐스팅할지 오랫동안 고심했다. 그러다 한 관계자로부터 원빈을 만나보라는 조언을 받게 되는데, 이때 당시 꽃미남에 도시적 이미지가 강한 원빈이 극 중 아들과 전혀 매치가 되지 않아 혼란스러워 했다. 



하지만 관계자의 조언대로 원빈과 미팅일정을 잡고 만났는데, 의외의 패션 복장을 보고 크게 놀라게 된다. 머릿속에 생각한 도시적 남자가 아닌 검은 패딩에 겨울용 비니모자를 쓰고 털털하게 나온 모습을 보며 시나리오 속 도준과 똑같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그때부터 원빈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대화를 나누다 그의 인간적인 매력에 빠져들며 그를 도준역에 캐스팅 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원빈은 학창 시절 강원도 정선에서 학교를 다녀서 극 중 배경인 시골 동네 환경 배경과 분위기를 잘 이해하고 연기를 펼쳐 봉감독을 만족시켰다. 

4.봉감독과 맥주 마시다 캐스팅 된 배우 진구

극 중 이해할 수 없는 돌발행동을 반복해서 하는 도준의 친구 진태를 연기한 진구는 오디션 없이 봉준호 감독의 선택으로 바로 캐스팅 사례다. <마더> 촬영이 시작될 때쯤 봉감독은 진구를 불러 촬영장에 놀러 오라고 연락했고, 이후 오랫동안 맥주를 마시며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맥주를 마시던 진구는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고 "혹시 저 캐스팅 된 건가요?"라고 묻게 된다. 돌아온 답변은 "응 너 캐스팅 됐어" 봉감독은 <비열한 거리>에서 보여준 진구의 연기에 깊은 인상을 받고 그가 진태역에 어울린 배우임을 직감하며 그를 출연시킬 계획을 하고 있었다. 

5.왜 제목이 '엄마'가 아닌 <마더>에요? 사실은…

원래 시나리오가 작성된 2004년 부터 영화의 제목은 <엄마>였다. 그런데 2006년 고두심 주연의 <엄마>라는 이름의 영화가 개봉하게 되면서 결국 영어 이름인 <마더>로 변경해야 했다. 

6.해외서 논란이 된 원빈과 김혜자의 취침 장면

<마더>는 2009년 칸 국제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돼 해외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전체적으로 큰 호평을 받았지만, 해외 관객들과 비평가 사이에 논란이 된 대목이 있었는데, 바로 도준과 엄마가 함께 자는 내용이었다. 관객들은 다 큰 엄마와 아들이 한 방에 자는 장면에 불편한 반응을 보이며 이를 오이디푸스적인 방식으로 해석하려는 이들이 많았다. 

7.의외로 가장 고심했다는 옥상위 시신장면

극 중 핵심사건인 고등학생 문아정이 폐가 옥상에 널브러진 채 발견된 장면은 이 영화에서 가장 많이 고심하고 오랫동안 준비한 장면이다. 시신이 똑바로 누워있지 않고 널브러져 있다는 설정이 섬뜩하면서도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 이 영화와 어울린다 판단해 기획하게 되었다. 문제는 이 분위기를 전해줄 가옥과 옥상을 찾기가 쉽지 않아 제작진이 오랫동안 주변을 탐문해야 했다.

8.송새벽의 개성 넘치는 연기 장면 비하인드

연극계에 몸담은 무명의 배우를 캐스팅해 데뷔시키는 봉준호 감독의 방식이 활용된 대표적인 사례. 송새벽은 봉감독이 우연히 본 연극을 통해 <마더>의 세팍타크로 형사로 캐스팅되었다. 촬영 내내 그의 재치 있는 연기와 해석에 크게 호평했는데, 그 유명한 세팍타크로 취조 장면을 맛깔나게 표현한 대목이 대표적이다. 원래 이 영화 각본에서 송새벽이 연기한 형사의 대사는 표준어로 되어 있는데, 송새벽은 이 대사를 전라도 사투리로 표현해 캐릭터의 흥미를 높여주었다. 

9.<마더> 완성에 큰 영향을 준 작품 폴 토마스 앤더슨의 <펀치 드렁크 러브>

봉준호 감독은 이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를 만들 때 홍금표 촬영감독에게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펀치 드렁크 러브>와 같은 화면 비율과 영상미를 언급하며 이와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줄것을 요구했다. 


<펀치 드렁크 러브>는 2.35:1 비례의 길쭉한 화면비를 유지하며 분노조절 장애를 지닌 주인공의 불안한 심리 상태를 화면과 영상으로 표현해 관객이 캐릭터의 심리에 자연스럽게 공감하게끔 만드는 데 활용되었다. 


<마더> 또한 <펀치 드렁크 러브>의 2.35:1 화면비를 그대로 활용하며 언제 어디서 벌어질지 모를 돌발적 상황이 전해주는 긴장감을 잘 표현했다. 덕분에 배우들은 자신들의 클로즈업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10.비운의 여고생 캐릭터 배우 캐스팅 사연

극 중 비운의 여고생 문아정을 연기한 배우 문희라는 봉준호 감독과 묘한 인연을 갖고 있다. 그녀는 2005년 영화 <괴물>에서 주인공 현서역 오디션에 지원해 수많은 경쟁자들을 제치고 고아성과 함께 최후의 2인 자리까지 오게 되었는데, 막판 경쟁 끝에 결국 고아성이 이 배역을 따내게 되었다. 이후 봉준호 감독이 <마더> 촬영 준비과정에서 <괴물> 오디션에서 마지막까지 남았던 그녀를 떠올려 곧바로 문아정 역으로 그녀를 캐스팅했다. 문희라는 현재 뮤지컬 배우로 활동 중이다.


P.S:문희라는 <괴물>에서 단역인 폰카녀로 출연했다


11.춤 장면을 찍은 곳은 자연 보호구역

화제가 된 이 영화의 명장면인 김혜자의 들판에서의 춤 장면을 찍은 곳은 '충청남도 태안구 신두리'에 위치한 곳으로 나라에서 지정한 자연 보호구역이어서 환경단체와 관계자의 도움으로 겨우 촬영할 수 있었다고 한다. 원래는 제주도 지역의 들판에서 찍으려고 했지만, 제주도의 바람이 너무 강해 결국 이곳으로 촬영지를 옮겨야만 했다.  

12.김혜자의 관광버스 춤 장면에 사용한 음악은 재즈?

당시 춤 장면의 비하인드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단 한 번도 고속버스 춤을 본 적이 없었다는 김혜자를 위해 감독과 제작부가 함께 버스에 타 아줌마들의 관광버스 춤을 보게 해 이 춤을 습득하고 적응하도록 했다. 그런데 오프닝의 춤 장면을 찍을 때 사용한 음악은 <화양연화>에 등장했던 냇 킹 콜의 '키사스 키사스 키사스(quizas quizas quizas)' 였으며, 제작진은 그 음악에 맞춰 김혜자에게 "선생님, 돌아, 돌아! 뒤로 도시고, 손 올리고! 발 올리고, 겨드랑이 털 뽑기!"등 관광버스 춤 용어를 외치며 동작을 유도했다고 한다.

13.춤 동작과 행동에 숨겨진 소름돋는 비밀

첫 장면을 맥락 없이 김혜자의 무표정한 춤으로 시작한 장면을 놓고 많은 관객들이 당황해했다. 웃기면서도 섬뜩해 보이는 이 장면은 이 영화만의 그로테스크함을 더 해준 묘한 장면이기도 했다. 



영화가 공개된 이후 봉준호 감독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엄마가 갑자기 춤을 추기 시작하는 첫 순간은 관객을 향한 선전포고와 같다"라고 말하며 "백주 대낮에 혼자서 춤추는 장면이 말해주듯이 이 영화는 이상하고 주인공은 미쳤음을 보여주면서 관객이 <마더>의 틀을 깨는 정서와 흐름을 이해하길 바랬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춤추는 장면이 끝나고 나서 가슴팍에 손을 집어 넣는 타이틀샷 장면에 대해서는 영화 후반부 엄마가 저지르는 사건과 관련된 장면으로 "이 영화의 손은 죄와 연결이 되어 있고, 손을 감추는 건 죄를 감춘다는 의미로 그렸다."라고 말하며 엄마가 아들을 위해 저지른 범죄로 인해 남모르게 고통스러워하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자식과 가족을 위해 모든 걸 희생했지만, 그로 인해 범죄까지 저지르며 자신을 구하지 못한 엄마의 모습을 통해 봉준호는 우리가 익숙하게 생각한 모성애와 엄마의 희생이 지니고 있는 이면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다. 원래 이 장면은 시나리오에 없는 장면이었는데, 춤추는 장면이 끝난후 타이틀 샷을 위해 여러 컷을 찍다가 완성한 장면이었다고 한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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