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방송 화면 캡쳐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경남FC 홈 경기에서 자유한국당의 선거운동이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30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경남FC와 대구FC의 경기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당원들이 경기장 안에서 선거운동을 진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K리그 경기장 내에서의 선거운동 행위는 엄격히 제한되고 있기 때문에 자유한국당의 선거운동으로 인해 경남 구단이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스포츠니어스>에도 해당 선거운동에 관한 제보가 쏟아졌다.

창원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나

30일 창원축구센터에는 오랜만에 정치인들이 총 집결했다. 창원 지역은 4월 3일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었다. 특히 30일은 사전투표 마지막 날이었다. 창원축구센터는 수천 명의 유권자가 몰리는 곳이었다. 정치인들은 당연히 창원축구센터를 찾을 수 밖에 없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비롯해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이 창원축구센터에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은 경기장 내 선거 운동 지침을 통해 선거철 유세에 대한 사전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여러가지 규정이 있지만 경기장 안에서는 정당, 후보, 기호 등이 노출된 의상을 착용할 수 없고 선거 운동 관련 물품 노출과 명함 및 광고지도 배포가 금지된다. 입후보자의 개별 티켓 구매 후 입장은 허용되지만 경기장 안에서의 선거 운동은 사실상 금지되는 셈이다.

대부분의 선거 유세가 경기장 밖에서 진행됐다 ⓒ 독자 제공

물론 예외가 있다. 경기장 외부에서 진행되는 선거 유세 활동은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창원축구센터에서는 대부분 정당들이 경기장 외부에서 유세를 진행했다. 이는 연맹의 규정에 크게 위반되지 않는다. 문제는 자유한국당의 선거 운동원들이 경기가 열리고 있는 창원축구센터 내부로 진입했다는 것이다.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선거운동원들은 관중석을 돌면서 유세를 진행했다.

문제는 연맹의 지침을 하나도 따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수 성향 매체를 비롯해 자유한국당 취재에 나선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선거 운동원들은 기호가 새겨진 의상을 입고 적극적으로 선거 운동에 돌입했다. 이는 유튜브나 사진 등을 통해 증거로 남았다. 이것이 적발되면 연맹은 홈 팀에 책임을 묻는다. 10점 이상의 승점 감점이나 무관중 홈 경기, 제 3지역 홈 경기, 2,000만원 이상의 제재금 부과 등 비교적 강한 징계를 받는다.

억울한 경남 구단, 고민에 빠진 연맹

경남 구단은 자유한국당의 선거 운동 행위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경남이 선거 운동과 관련해 연맹 측에 보낸 자료에 따르면 경남은 경기 전 연맹에 선거 운동에 관한 명확한 규정을 문의했다. 연맹은 "경기장 밖은 규정에서 제외되지만 경기장 안에 들어올 경우 문제가 되니 막아야 한다"라는 답변을 내놨고 경남 구단은 해당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인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자유한국당 선거 운동원들이 경기장 안으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남 측은 "경호원이 제지했으나 막을 수 없을 정도로 밀고 들어왔다"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후 경남 구단 직원들은 자유한국당 선거 유세 현장에 따라가면서 "의상이라도 벗어달라"고 요청했지만 자유한국당 측에서 경남의 요청을 무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남은 해당 선거 운동이 문제가 됐지만 구단이 쉽게 막을 수 없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연맹도 이로 인해 고민에 빠졌다. 자유한국당의 선거 운동 행위는 징계 대상이다. 하지만 경남 구단이 방지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 또한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맹 관계자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당시 선거 운동 행위가 발생하기까지 과정과 경남 구단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더 확인해야 한다. 이후 징계 여부나 후속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경남 구단을 대상으로 징계위원회는 곧바로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남이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고 연맹이 증거 수집에 나선 만큼 충분한 소명 이후 징계위원회 개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행위는 분명 문제 소지가 존재했다. 하필 이번 보궐 선거가 열리는 창원성산 지역구에는 창원축구센터가 위치해 있다. 자유한국당은 선거 승리를 위해 지역 구단인 경남을 곤경에 빠뜨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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