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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사유 증거를 모아 두고도 쓰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를 이유로 한 이혼 청구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 6개월, 그 일이 있은 날부터 2년이 지나면 할 수 없다고 민법 제841조가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료가 아무리 많아도 기한이 지나면 그 사유로는 법원에 청구할 길이 막힙니다.
잃을 수 있는 것은 기한만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끼리 나눈 대화를 몰래 녹음한 자료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문제가 되고, 재판에서 증거로 쓰지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또 파탄이 끝난 뒤에 생긴 자료만 쌓여 있다면 법원이 보려는 지점과 어긋납니다. 이혼 사유 증거에서 손해가 생기는 지점을 하나씩 짚어 보겠습니다.
사유별로 놓치기 쉬운 증명 사실과 직접 계산한 기한 예시를 지금 확인해보세요.
■ 잃는 것 하나, 이혼 사유 증거 기한을 넘기면 사라지는 청구
민법은 1호 부정한 행위와 6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따로 기한을 둡니다. 1호는 사전 동의나 사후 용서가 있었을 때, 또는 안 날부터 6개월이나 있은 날부터 2년이 지난 때 이혼을 청구하지 못하고(제841조), 6호도 안 날부터 6개월, 있은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청구하지 못합니다(제842조).
두 기간은 하나라도 먼저 지나면 끝난다는 점이 손실의 핵심입니다. 사실을 늦게 알아 안 날부터 6개월이 넉넉히 남아 있어도, 있은 날부터 2년이 먼저 지나면 이혼 사유 증거를 들고도 그 사유로는 청구할 수 없습니다. 기간 계산에는 첫날을 빼는 민법 제157조, 달력으로 세는 제160조, 말일이 토요일이나 공휴일이면 다음 날 끝나는 제161조가 적용됩니다.
그래서 언제 그 일이 있었는지, 언제 알게 됐는지를 보여 주는 날짜도 이혼 사유 증거로 남겨야 합니다. 두 날짜가 곧 두 기간의 출발점이기 때문입니다. 1호는 사전 동의나 사후 용서가 있으면 그 사유로 청구할 수 없으므로, 용서로 읽힐 수 있는 메시지나 각서가 남아 있는지도 이혼 사유 증거 정리 단계에서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2호부터 5호까지는 이런 6개월·2년 조항이 민법에 따로 없습니다. 대법원은 악의의 유기가 청구 당시까지 계속되고 있다면 기간이 지나 이혼청구권이 소멸할 여지는 없다고 봤고(96므1434), 제842조를 3호 사유에 유추 적용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92므1054). 6호 사유가 청구 당시까지 계속되고 있다면 제842조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판례(86므90)도 있지만, 언제부터 계속됐는지가 다툼이 될 수 있습니다.
■ 잃는 것 둘, 잘못 녹음한 자료는 증거 자격을 잃는다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 제1항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으로 청취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불법 감청으로 얻은 내용을 재판 또는 징계절차에서 증거로 쓸 수 없다는 제4조 등을 이런 녹음에도 적용합니다. 남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이혼 사유 증거는 처벌 위험과 함께 증거로 쓸 수 없게 되는 이중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대화 당사자의 녹음은 다르게 봅니다. 대법원은 3명이 나눈 대화를 그중 한 사람이 녹음했다면 다른 두 사람의 발언은 녹음한 사람과의 관계에서 타인 간의 대화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2006도4981). 이혼 사유 증거 녹음 파일이 있다면 녹음한 사람이 그 대화에 참여했는지부터 점검해 두는 것이 손실을 막는 첫 단계입니다. 녹음이 아닌 자료도 얻는 과정이 문제 될 수 있으니, 원래 내가 볼 수 있는 메시지·통장·진료 기록부터 정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 잃는 것 셋, 사유를 잘못 짚으면 이혼 사유 증거가 헛돈다
민법 제840조의 재판상 이혼 사유는 6가지이고, 판례가 풀이한 의미가 저마다 다릅니다. 부정한 행위는 정조의무에 충실치 못한 일체의 행위로 간통보다 넓은 개념이고(92므68), 악의의 유기는 정당한 이유 없이 동거·부양·협조 의무를 포기하고 다른 일방을 버린 경우이며(96므1434), 심히 부당한 대우는 혼인 지속을 강요하는 것이 참으로 가혹하다고 여겨질 정도의 폭행이나 학대 또는 모욕입니다(2003므1890).
6호는 부부공동생활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고,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를 말합니다(90므1067). 이때 법원은 혼인계속의사의 유무, 파탄 원인에 관한 책임 유무, 혼인생활의 기간, 자녀의 유무, 당사자의 연령, 이혼 후의 생활보장 등을 두루 고려합니다. 이 요소와 연결되지 않는 이혼 사유 증거는 아무리 많아도 무게가 실리기 어렵습니다. 혼인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 청구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도 함께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 잃는 것 넷, 파탄 뒤 자료만 남으면 판단 기준과 어긋난다
대법원은 혼인파탄의 유책성은 파탄의 원인이 된 사실에 기초해 평가하고, 혼인관계가 완전히 파탄된 뒤에 있은 일을 가지고 따질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2003므1890). 파탄 뒤의 다툼만 담긴 이혼 사유 증거로는 정작 법원이 보려는 시기를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날짜순 사건표를 만들어 파탄 전후를 나누고, 사건마다 연결되는 사유와 자료를 붙여 두면 비어 있는 기간이 바로 드러납니다.
사건표의 칸은 날짜, 장소, 있었던 일, 연결되는 사유, 붙일 자료, 그 자리에 있던 사람 정도면 충분합니다. 이혼 사유 증거로 진술서를 부탁할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직접 보고 들은 사건도 표에 표시해 두어야 나중에 다시 찾는 수고를 덜 수 있습니다.
■ 잃기 전에, 직접 구할 수 없는 자료는 법원 절차로
재판상 이혼은 가사소송법상 나류 가사소송사건이라 소를 내기 전에 먼저 조정을 신청해야 합니다(가사소송법 제50조). 가사소송 절차에는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민사소송법이 적용되므로(가사소송법 제12조), 손에 넣기 어려운 기록은 사실조회 촉탁(민사소송법 제294조), 문서제출신청(제344조), 증거보전(제375조)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조정 신청 전에 이혼 사유 증거의 빈칸을 알아 두면 이런 절차를 쓸지도 미리 정할 수 있습니다.
날짜를 넣어 계산한 기한 예시와 조정 전 체크리스트로 내 이혼 사유 증거에 빠진 부분이 없는지 살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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