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프린팅 기술은 식용 잉크로 3D 모양의 음식을 만들어내는 적층제조기술의 응용 분야로 미래 식품 생산과 유통 구조를 바꿀 신개념 기술로 꼽힌다. 2005년 미국 컬럼비아 공대가 처음 도입했지만 식용 잉크로 쓸 수 있는 식재료에 제한이 있어 지금까지 초콜릿 등 가벼운 디저트를 만드는 데만 사용됐다.
조나단 블루팅거 미국 컬럼비아대 박사후연구원 연구팀은 최대 7가지 재료로 케이크를 만들어내는 로봇을 설계하고 '소프트웨어가 제어하는 요리의 미래'라는 제목의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npj 식품 과학'에 21일(현지시간) 게재했다.
식품 3D 프린팅 기술의 장점과 단점, 미래 주방의 모습에 대해 연구 중인 연구팀은 식품 프린팅 기술이 단순히 참신함을 넘어 소셜 미디어에서 다양한 음식이 공유되는 과정에서 창의력을 발휘시키고 사람들이 먹는 칼로리와 영양소까지도 추적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팀은 다섯 번이나 실패한 끝에 3D 프린팅 케이크가 무너지지 않도록 각 층에 알맞은 모양과 두께를 찾아냈다. 레이저를 사용해 비스킷 페이스트, 땅콩버터, 딸기잼, 누텔라, 바나나 퓨레, 체리 이슬비, 설탕으로 만든 혼합물 등 7가지 재료로 30분 만에 치즈 케이크를 만들어냈다.
컬럼비아 공대 크리에이티브 머신 랩 엔지니어인 조나단 블루팅거 연구원은 "3D 프린팅 케이크는 확실히 전에 먹어보지 못한 맛이었다"며 "현재로서는 치즈 케이크가 가장 좋은 결과물이지만 3D 프린터는 닭고기, 소고기, 채소, 치즈는 물론 페이스트, 액체 또는 분말로 만들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식품 3D 프린팅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다. 식품 카트리지 제조업체, 레시피를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환경 등 산업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전망은 밝다. 맞춤형 제작이 가능해 실제 육류와 유사한 식감과 풍미를 구현해야 하는 식물성 육류 시장에 실용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식이 제한이 있는 사람, 어린 자녀를 둔 부모, 요양원 영양사, 운동선수 등 맞춤형 식사 계획에 적합할 것이란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블루팅거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이후 식품 안전이 더욱 강조되면서 향후 감염병 시대에는 식품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사람 손이 덜 닿는 음식을 조리하면 식중독 및 질병 전파 위험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