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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서 사람이 죽었습니다.
데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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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01-10 15:01:20 [베스트글]
조회: 3,193  /  추천: 22  /  반대: 0  /  댓글: 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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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늘일은 아니고 이틀전인 일요일 3시쯤 일입니다.

저는 사실 착한사람도 아니고 개인주의적인 이기적인 보통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할까요. 아쉽고 스스로에게 화도 나고 약간의 죄책감도 듭니다.

정말 무거운 감정은 아니지만 신경이 계속 쓰이네요.

많은 응급구조 교육도 받았지만 막상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습니다.

 

한적한 시골 2차선 국도에서 대형 트랙터가 경운기를 추돌한 상황인데 빠른 속도는 아니라지만 경운기자체가

안전장치가 없고 약간의 충격에도 운전자는 크게 바닥으로 떨어질수밖에 없어서 일어난 상황이었습니다.

직접 목격한건 아니고 제 앞에 차량한대 정도가 멈춰있던 사고 직후였습니다.

사실 무섭긴했지만 그래도 배운대로 대처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로 차에서 내려서 119에 전화를 걸고

다가가려고했는데 앞차량 아주머니가 겁먹은 울음을 터트리면서 순간 저까지 두려움이 전염된것 같기도 합니다.

피를 많이 흘리는 상황이었고 의식도 없이 5초 정도 간격으로 잠깐식 경련을 일으키는 상황이었습니다.

주위 모든 사람들이 아무도 다가가지 못하고 지켜보고만 있는 상황에 이건 아닌데 하면서도

저도 그냥 지켜보는 한심한 상황이었습니다.

응급차가 오고 환자 이송은 됐지만 몇시간후 그 환자가 사망했다는 얘기를 듣고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제가 대처를 잘했다면 살릴수도 있지 않았을까하는 뒤늦은 후회... 정말 한심하죠.

 

변명을 하자면 요즘 심폐소생술 교육은 많이 받잖아요. 저도 그런 상황은 항상 떠올리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피를 많이 흘리는 상황에서 해야하는 대처에 대해서는 전혀 떠오르지 않더라구요.

정말 바보같이 저런 상황에서도 심폐소생술이 필요한건가라는 생각과 그냥 어설픈 대처보다는 

응급차 기다리는게 낫겟지...라는 안이한 생각... 사실 도망친거죠.

이런 얘기를 아는 간호사분에게 하니까 일단 지혈하고 기도도 확보해주고 따듯하게 체온을 유지하도록

옷가지나 신문지같은것으로라도 덮어주면서 의식확인을 해줘야한다는군요.

사실 배운 내용이더라구요. 그런 상황이라면 출혈로도 충분히 사망했을거라고...

저 자신에게 화가 나더군요.

혹시라도 저같은 실수를 저지르지않으셨으면해서 끄적여봅니다.

심폐소생술이 기본이지만 출혈이 많은 상황에서 현실적인 대처에 대해서도 조금은 알아둬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추천 22 반대 0

댓글목록

작성일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저도 그 상황이면 경황 없을 듯...
너무 죄책감 가지시지 않았으면 해요

    0 0
작성일

나이도 먹고 그렇게 무거운 죄책감을 느낄정도로 순수하지는 않지만 정말 아쉽고 자신에게 화도 나고 무능하다는 생각은 지울수가 없네요.

    0 0
작성일

대부분의 사람이 그런 상황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조치를 하기가 쉽지가 않죠 ㅠ
겁도 나고 나중에 원망도 들을 수 있는거구 ㅠ....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1 0
작성일

저도 그렇게 위안을 하고는 있지만 아무것도 못했다는것에 대해서 후회가 됩니다. 반성을 해야 다음번에는 도망가지 않을것 같아서요.

    0 0
작성일

사실 살면서 일상처럼 겪기는 힘든 일이잖아요!
글쓴님의 잘못이 아니니 너무 마음에 오래 담지 마셔요
비슷한 상황이 안 오면 좋겠지만 만약 온다면
그때 지금을 떠올리시면 되죠..!
저도 잊지 않고 본문 응급처치법들 기억하고 있을게요~

    0 0
작성일

네. 꼭 적극적으로 행동해주세요. 저도 더이상 이런 상황에서 후회할 일은 만들고 싶지 않아요.

    0 0
작성일

외상이 없고 의식이 없는 경우에나 심폐소생술이 가능했고

당시에는 지혈하고 체온만 챙길 수 있었겠죠

너무 자책말고 잊으세요 ㅜ

    1 0
작성일

하필 그 시간에 그 장소에 있었기때문에 그런 상황을 마주한 거지 본인이 만들어낸 상황이 아니잖아요. 죄책감으로부터 자유로워져도 상관없을 것 같은데요. 무엇이 당신을 괴롭히나요? 본인이 선택을 했기때문인가요?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내가 도움을 주지않아서 죽었다? 모든 건 가정일 뿐이죠. 당신의 잘못이라면 그냥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0 0
작성일

응급처치는 정확한 판단이 가능한 상태에서 하는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단순 외상에 대한 지혈이나 익사 사고시 CPR 같이 단순 처치는 괜찮지만...
교통사고 같은 복잡한 상황은 오히려 악화될 위험이 있어서 구조 조치만 취하고 119를 부르는게 맞습니다.
사고 상황에서 냉정을 유지하는게 쉬운게 아니니 고민하지 마시고 당분간 심신안정을 취하시는걸 권해드립니다.

    5 0
작성일

어쩔수 없는 상황이었을거에요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ㅜㅜ

    1 0
작성일

님 덕분에 스스로 경각심을 일깨우네요
자책보단 반성이 와닿네요..

    0 0
작성일

일반인에게는 너무나 큰 사고죠..
정신적 상처가 크게 남으셨을텐데..
지금까지 하셨듯, 어떤식으로 구조하면 될지 알아보시는 등
구조방법에 대한 지식을 쌓으시면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마음으로라도 구조하고 싶으셨던 마음.
알 것 같습니다.
저도 현장에 있었으면 어땠을지 ㅠㅠ

    1 0
작성일

.

    0 0
작성일

상황은 안타깝지만.. 교육을 받았다고 해도 그 상황에서 제대로 행할수 있는 정신이 있을지..
안타깝게 돌아가신 분 명복을 빌어주시고 죄스런 마음은 이제 내려놓으세요.

    0 0
작성일

어쩔수없는 경우들이 생기죠.... 힘내세요

    0 0
작성일

마음이 안좋은 건 어쩜 당연한 일이나 그 상황에서 전문적인 지식없이 냉정하게 처치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자책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저였어도 암것도 못하고 무서워서 바라만 보고 있었을거에요 토닥토닥

    1 0
작성일

일단 너무 놀라셨겠어요. 그런 상황에서 전문의료인이나 구조인이 아니라면 그러했을거에요.안타깝지만 너무 죄책감 갖진 마세요.. 마음 잘 추스리시고요 이 일을 기회로 삼아 응급처치에 대해 더 배워보시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되네요..

    1 0
작성일

인명은 재천입니다.
님이 잘한다고 살릴수 있는것도,
님이 잘못하면  못살리는 것도 아니다.. 라고 생각하시는게 맞습니다.

    0 0
작성일

조치는 조심하셔요

잘못하먄 고소당합니다

    1 0
작성일

    1 0
작성일

따뜻한 댓글 감사드립니다. 아무것도 못한것에 대해서 마음이 너무 안좋아서요.
그래도 저처럼 겁내지 마시고 조금이라도 하실수 있는 행동을 취하셨으면 좋을것 같아요.
많은분들이 댓글 다셨듯이 지혈 체온유지가 정말 중요하다고 하더라구요.
이런일이 있으면 안되겠지만 앞으로 조금 더 용기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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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심폐소생술 잘못하면 더 악화되는 상황도 있다고 들어버려서(?) 전 심폐소생술 할 상황이 되더라도 못할거 같아요.
의사도 아닌데 심폐소생술이 악화되는지 도움이 되는지 알길도 없고 ...
그냥 119에 신고만 하려고요.ㅠ

님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경황없는 사람들 대신에 신고도 해 주셨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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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에궁~빨리 털어버리시길~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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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이번 일을 계기로 다음에는 또 다른 생명을 살릴 수도 있지 않을까요
누구나 그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었을거라 생각해요. 전문가는 아니니까. 지혈과 체온유지..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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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저도 그상황이었으면 님같았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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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누구나....실제 그 상황이되면 배운대로 하기 어려울거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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