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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철만 되면 생각나는 장면
 
오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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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3-04-01 03:21:19 조회: 779  /  추천: 3  /  반대: 0  /  댓글: 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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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두 시.
잠이 오질 않네요. 이게 다 커피 때문이다.)

벚나무들이 온 힘을 다해 꽃들을 만개시키고 있는 이 계절이 오면,
생각나는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스물한 살 때던가, 친구와 함께 진해에 벚꽃구경을 가기로 했어요.
부산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진해 시내에 내렸고, 그렇게 곳곳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들을 눈이 아플 정도로 만끽하고,
진해 해군사관학교에도 가볼까 하며 같이 발길을 옮겼습니다.
해사 안에는 학생들이 다니는 길과 일반관광객들이 다니는 길의 구역들이 구분되어져 있었고 친구랑 저는 허용되는 범위까지는 신나게 돌아다녔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곳곳을 구경하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한 곳을 바라보게 됐는데, 순간 멍해졌어요. 시공간이 멈추고 꿈을 꾸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요.
학교 안 저 멀리 도로 위로 자동차 하나 지나지 않고 오로지 검은색 세일러 교복을 입은 한 남학생이 자전거를 타며 오고 있고, 햇살은 나른하게 일렁이고, 때마침 그 위로 벚꽃들이 우수수 떨어지며 이곳 저곳에 꽃잎들이 사방에 흩날려 돌아다녔지요.
아 이거 뭐지...너무 멋진데.. 하며 심장이 두근두근 콩닥콩닥.

제가 문장을 잘 묘사하지 못해 안타까운데 아무튼 그 순간의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뇌리에 깊이 박혀 아직도 가끔씩 생각이 나곤 합니다.
영화보다 더 아름다운 장면을 내 눈으로 봤다! 라며 혼자 뿌듯해 하곤 해요.

이번 주말에 나가보세요.
어느 한 순간 반하게 되는 장면을 맞이하는
그런 행운이 올 수도 있어요! 저처럼요.
(..라며 나는 안나간다.)

(3시가 되었군요. 이 글 다 쓰면 잠이 올 줄 알았는데. 음주상태였음 전남친에게 자냐 라고 문자보낼 뻔.)

여러분 주말 잘 보내세요♡

추천 3 반대 0

댓글목록

에잇 3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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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자주 지나가는길이 벚꽃많은데 이맘때면 사람 바글바글거려 무척 짜증나요. 벚꽃보고도 아무런 감정 없음.  나이 먹어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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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때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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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타는 오월이님...
오월이 아닌데...마음 잡으셨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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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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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글만 읽어도 상상력이 부족한 이과생인 저도 어떤 그림인지 그려집니다
저는 아직 그런 장면이 없는데 저도 그런거 보고 싶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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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감성을 문과생처럼 물렁물렁하게 만드신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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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이 드라마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 것 같아요 ㅎㅎ 저도 그런 장면이 있어 공감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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