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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혼 합의서 공증을 알아보는 분들이 가장 많이 헷갈리는 것은 같은 내용을 적어도 어떤 형태로 남기느냐에 따라 상대방이 약속을 어겼을 때의 결과가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2026년 10월 27일 국가법령정보센터의 현행 조문으로 다시 확인해 보면, 강제집행은 민사집행법이 정한 문서가 있어야 할 수 있고(제28조 제1항), 당사자끼리 서명한 사실혼 합의서는 그 목록(제56조)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서명본이 쓸모없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혼은 혼인신고가 없는 관계라 관계를 끝내는 데 법원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대법원 2009. 2. 9. 자 2008스105 결정도 사실혼관계가 한쪽의 의사로 해소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사실혼 합의서는 끝난 뒤의 재산·위자료·자녀 약속을 보여주는 증거로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다만 그 약속을 실제로 받아내는 힘은 형태마다 다릅니다.
네 가지 형태가 약속 위반 시 어떻게 갈리는지 조문별로 나란히 정리한 표는 아래에서 살펴보세요.
■ 서명만 한 사실혼 합의서, 증거는 되지만 집행은 안 됩니다
두 사람이 서명만 한 사실혼 합의서는 약속이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그러나 민사집행법 제28조 제1항은 강제집행을 집행력 있는 정본이 있어야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56조는 판결 말고 강제집행의 기초가 되는 문서를 따로 나열하는데, 서명본은 여기에 없습니다.
결국 상대방이 돈을 주지 않으면 서명한 사실혼 합의서를 들고 다시 법원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서명본만 있을 때는 시간과 비용이 한 번 더 든다는 점을 미리 계산에 넣어 두는 편이 좋습니다.
그래도 서명본을 쓸 때 적을 항목은 꼼꼼해야 합니다. 관계를 끝낸 날, 재산분할, 위자료, 자녀 네 가지를 나눠 적고, 금액은 지급 총액과 나눠 줄 경우의 회차와 날짜, 받을 계좌까지 함께 적어야 이행 여부를 바로 따질 수 있습니다. 이 기록이 나중에 조정이나 소송에서 그동안의 약속을 보여주는 자료가 됩니다.
■ 인증과 공정증서, 이름은 비슷해도 결과가 다릅니다
법무부 공증 안내에 따르면 사서증서 인증은 개인이 작성한 문서가 작성자의 의사에 따라 진실하게 작성됐고 위조·변조되지 않았다는 점을 공증인이 인증하는 것입니다. 문서가 진짜라는 점은 확인되지만, 이것만으로 강제집행의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인증을 받아 둔 문서도 상대방이 돈을 주지 않을 때 곧바로 압류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서명본과 같으므로, 인증과 공정증서를 같은 것으로 여기고 절차를 마치면 안 됩니다.
반면 공증인이 직접 작성한 공정증서에 채무자가 강제집행을 승낙한 취지가 적혀 있으면 집행권원으로 인정됩니다(민사집행법 제56조 제4호). 사실혼 합의서 공증을 받을 때 이 문구가 들어갔는지를 꼭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 공정증서로 담을 수 있는 약속의 범위
공정증서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민사집행법 제56조 제4호는 일정한 금액의 지급이나 대체물·유가증권의 일정한 수량 급여를 목적으로 하는 청구에 대해 작성한 공정증서만 집행권원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위자료나 재산분할 정산금처럼 돈을 주기로 한 약속은 공정증서로 남길 수 있지만, 집이나 차의 명의를 넘겨주기로 한 약속은 이 조문의 범위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사실혼 합의서에 명의 이전 약속이 들어 있다면 다른 형태를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재산분할 자체는 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므1379 판결이 재산분할 규정을 사실혼에도 준용 또는 유추적용할 수 있다고 본 만큼 사실혼에서도 다툴 수 있는 권리입니다. 다만 돈으로 정산하는 부분과 명의를 넘기는 부분은 남기는 방법이 갈리므로, 처음부터 두 부분을 나눠 적어 두면 형태를 고르기가 수월합니다.
■ 사실혼 합의서를 조정조서로 남길 때의 비용과 효력
가정법원 조정은 당사자 사이에 합의된 사항을 조서에 적음으로써 성립하고, 조정은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있습니다(가사소송법 제59조). 다만 당사자가 임의로 처분할 수 없는 사항에는 이 효력이 미치지 않습니다.
비용은 가사소송수수료규칙 제6조 제1항에 따라 가사조정 신청 수수료가 5,000원이고, 조정이 성립하지 않아 소송이나 심판으로 넘어가면 이미 낸 조정 수수료를 뺀 차액을 추가로 냅니다. 송달료는 별도입니다.
양육비처럼 정기적으로 받는 돈이라면 문서 형태가 더 중요합니다. 가사소송법 제63조의2는 양육비를 정기적으로 줄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2회 이상 주지 않을 때, 정기금 양육비 채권에 관한 집행권원을 가진 사람이 직접지급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서명만 한 사실혼 합의서에는 이 집행권원이 없습니다. 또 아이에 관한 사항은 가정법원이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하면 변경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알아 두어야 합니다(민법 제837조 제5항).
아이에 관한 약속은 출발점도 다릅니다. 사실혼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아버지가 인지해야 이혼할 때의 양육 규정이 준용되고(민법 제864조의2), 친권자도 인지된 혼인 외 자녀라면 부모가 협의로 정하되 협의가 자녀의 복리에 반하면 가정법원이 보정을 명하거나 직권으로 정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909조 제4항).
■ 사실혼 합의서가 깨졌을 때 놓치기 쉬운 기한
사실혼 합의서가 지켜지지 않아 법원에 청구해야 한다면 기한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소멸하고(민법 제839조의2 제3항), 사실혼에서는 관계가 끝난 때를 기준으로 따지는 것이 안전합니다. 위자료는 불법행위 손해배상으로 청구하는 경우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합니다(민법 제766조).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법원에 청구하려면 먼저 조정을 신청하는 것이 원칙이고, 조정 없이 소를 내도 법원이 원칙적으로 조정에 회부합니다(가사소송법 제50조). 조정 신청서 서식과 관할 법원은 사건 유형을 고르는 단계에서 갈리므로 대법원 전자소송 화면에서 가사 서식을 직접 열어 보는 것이 가장 빠르고, 소득이 적어 절차 비용이 부담된다면 대한법률구조공단 상담으로 법률구조 지원 대상인지 먼저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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