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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 생각나서 써보는 고시원 체험기.txt (스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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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07-30 23:13:07 조회: 21,593  /  추천: 4  /  반대: 0  /  댓글: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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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오늘 되게 심심한가봐요.

아까 어느 분이 고시원에서 원룸으로 옮기신다는 글 보고 생각나서 써봅니다.

 

 

저는 서울에서 고시원 생활했어요.

 

하필 손꼽히는 도심 중 한 곳이어서 꽤 비싼 편이었네요.

 

 

 

1. 방 구하기

 

학원 근처 고시원 7~8곳은 가봤는데요.

 

가장 처음 가본 곳에서 문열어보고 깜짝 놀랐어요.

 

빛 한 줄기 없고 넘나 작아서요.

저도 서민이라 크지 않은 집에서만 살아왔음에도 숨이 턱 막힐 정도였거든요.

 

정말 작은 방을 상상했을 때 그것보다 조금 더 작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마 제 표정은 이랬을 거예요 분명...

 

 

 

 

 

 

 

그렇게 여러군데를 돌다 보니 다 비슷비슷 하더라구요.

 

역시 비싼만큼 좋다는 결론...

 

싼 곳은 당연 너무 작고 허름한건 당연한데

저녁 7~8시만 돼도 복도에 불을 다 꺼서 뭔가 우중충했어요.

 

반대로 방 안에 화장실(유리 부스)이 딸리고 좀 괜찮다 싶은 곳은

최소 45~60만원 사이는 되더라구요.

 

그렇게 발품 팔다가 결국 돌아간 곳이 맨 처음 갔던 곳이었어요 (...)

 

무척 작았지만 그냥저냥 깔끔하고 가격도 적당하고

뭣보다 외국인 게하로도 쓰여서 분위기가 우중충하진 않았거든요.

 

그렇게 그곳을 등록하게 됐습니다.

약간 무리해서 30만원 + 창문 5만원 = 35만원짜리 방에 들어갔어요.

 

사이즈는... 고시원 생활 많이 해본 주위 사람들도 나중에서야 깜짝 놀랐었다고 말해주더군요.

 

 

 

2. 소음

 

처음에 가장 놀랐던 점은 소음이었어요.

 

방음 잘 안된다는 아파트나 하다못해 원룸, 오피스텔과도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옆 방 소리가 잘들립니다.

 

그냥 합판 하나로 방들이 구분지어 졌다고 보면 돼요.

 

옆방 사람이 침대에서 뒤척일 때 매트리스와 마찰하는 소리나 외투 입는 소리까지 들리거든요.

물론 속삭이거나 웅얼거림도 들립니다. 심지어 통화 상대방의 목소리까지 알아들을 수 있어요.

그래서 저도 바지입고 패딩입을 때 조심조심...

 

당연히 폰은 매너모드를 넘어서 항상 무음상태고,

노래를 듣거나 입 밖으로 소리를 낼 수 없다는게 힘들었어요.

 

집에 살 땐 당연하게 느꼈던 점이라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같네요.

방에 누워서 폰 스피커로 노래좀 들어봤으면... 하는게 소망일 정도였으니ㅎㅎ

 

고시원 말년에 옆방 남자애가 새로 들어왔는데,

이놈이 그렇게 여자친구 데려와서 노래부르고 웃고 떠들고

꽁냥꽁냥(뭔가 츄릅츄릅 소리가-_-)하더라고요.

 

스피커로 노래틀고 게임하는건 기본이고... (난 그렇게 하고싶어도 못하는ㄷㄷ)

 

심지어 매일 진동도 아닌 벨소리 알람을 맞춰놓는데

한시간 동안 일어나지 않아서 친히 벽을 쳐서 깨워준(?) 적도 있었어요.

 

안그래도 나란냥반 아침잠 많은 냥반이신데... 그래서 참다 참다 난생 처음 포스트잇이란걸 붙여봤슴다.

 

 

 

 

 

 

그러고 학원 다녀오니 답장이 와있더라구요.


 

 

 

요친구가 귀여운게... 제가 양 옆중에 어느쪽 방인지 몰라서 둘다 붙여놨더군요ㅋㅋㅋ

반대쪽은 비어있는 방인걸 아는 저는 지능적으로(?) 둘 다 떼어왔습니다. (기도비닉 유지)

 

 

막상 답장을 보니 마음이 누그러지더라구요.

그 후로는 여자친구랑 있다가 제가 학원에서 퇴근(?)하면 데리고 나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하지만 문 쾅닫고 벨소리 해놓는건 기본 습관이라 잘 안고쳐져서 빻쳤다는게 함정...

그래도 저는 곧 나갈때가 다 되어서 마지막엔 걍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놈 옆방엔 누가 들어갔을지ㄷㄷㄷ)

 

 

 

3. 답답함

 

그나마 5만원짜리 창문 덕에 비도 구경하고 환기도 시키고 했는데,

그래도 넘나 좁은 것은 어찌할 수 없더군요.

 

지금와서 대충 계산해 보면 한 평 조금 안됐던 것 같아요.

(1평 = 3.3^2m니까 루트 3.3은 1.8m)

 

처음에는 독립된 공간이라 내집같고 또 이층침대라 그럭저럭 수납공간도 나와서 견딜 수 있었는데요.

 

침대 외에 남는 공간에는 사람 한 명 누울 자리정도 밖에 안났는데요.

거기에 책상+의자 놓고 냉장고도 넣었었죠ㅋㅋ 그래서 세명이 들어가면 혼잡해집니다ㄷㄷㄷㄷ

 

고시원 생활이 4개월 넘어가니까 너무너무 답답하더라구요.

 

그때부턴 누워있으면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었어요. 누워있는 것조차 답답해서요.

지금 이 공간이 너무 답답하지만 또 벗어날 수 없다는 느낌이...

 

그래서 결혼한 누나네 가서 재워달랄까 싶은 마음까지 생겼는데 꾹 참았었네요.

지금같으면 모텔이라도 가서 하룻밤 자고왔을 것 같은데 그땐 왜 못그랬는지ㅋㅋ

 

 

 

4. 좋았던 점

 

처음에 가장 좋았던 점이라면, 군대에 있을 때 외에는 나가살아 본 적이 없어서

자유로움이었죠. 왕복 3~4시간 통학이 10분으로 단축된 것도 너무 편했고요.

 

그리고 서울 도심이라 주변에 있을 것 정말 다 있는것도 좋은 점이었어요.

24시간 버거킹이 1분 거리에 있는 것도 꿀이더라구요ㅋㅋ

 

그리고 당시엔 담배를 피웠는데요.

다용도실 가면 있는 맥심 모카골드 찬물에 타다가 옥상 올라가서 담배피우는 맛이 어찌나 좋던지...

옥상 뷰도 정말 좋았거든요. 특히 비오는 날 흩날리는 담배연기 보는 맛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네요ㅋㅋ

 

뭔가 큰 추억이 있기보다는 이런 소소한 재미들이 기억에 남아요.

 

 

 

 

 

5. 식사

 

고시원마다 음식 제공이 조금씩 다른데, 보통 밥/김치는 기본적으로 있습니다.

기타 밑반찬, 라면, 계란이 있느냐 없느냐 차이인데 제가 있었던 곳은 밥과 김치만 있었어요.

그리고 정수기, 전자레인지... 냄비에 뭐 끓여먹어보는게 작은 소원이었죠.

 

아침부터 밤까지 학원에 있으니 학원식당이나 밖에서 사먹긴 하지만, 가끔 먹더라도 부실해져요.

가스레인지가 없어서 음식이 죄다 패스트푸드 아니면 편의점 도시락이 되거든요.

학원식당은 질리는 맛이고, 밖에서 먹는건 밥값이 부담되고 먹는게 참 그랬네요.

 

역류성 식도염을 심하게 걸렸던 기억이...

 

 

6. 빨래와 샤워

 

당시에 남자층 여자층 각각 세탁기가 하나씩 있었는데요.

애초에 빨래를 하고 널어놓을 시간과 장소가 있어야 비로소 시작할 수 있어요.

 

공용이라 순서도 기다려야 하고, 빨래 다됐는데 앞사람이 안꺼내면 짜증도 나고...

급하게 했는데 건조대가 꽉차서 방으로 가져와 널어놓기도 하고 불편한 점이 많았어요.

 

씻는건 공용화장실이 있었는데 저는 늦잠을 자는고로ㅋㅋㅋ 널널했습니다.

당시 샤워칸이 서너개 있었는데 고시원마다 새벽에는 밀린다는 전설이 있더라고요.

 

처음엔 공용화장실도 괜찮을까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군대에서 이미 경험했단게 뒤늦게 떠올랐어요.

방에 있으면 자기가 청소도 해야하고 하수구나 물때 냄새도 나고 오히려 안좋다고 하더라구요.

따순물 펑펑 쓰면서 잘 이용했습니다ㅋㅋ

 

 

6. 생활 후기

 

거의 첫 독립이라 애틋했던 점도 있고, 힘든 점도 많았는데요.

다시는 절대 고시원에 살 생각 못할 것 같아요ㄷㄷ 차라리 시간이 걸려도 통학할 듯...

 

여러가지 이유 중에서도 답답함이 가장 컸거든요. 소음이야 그럭저럭 견디겠지만,

자려고 누웠을 때 너무 답답했던 그 기억이 아직 잊혀지지 않았거든요ㅋㅋㅋ

 

고시원을 경험해 보기 전에 이사를 한 번 했는데요.

제 방이 좀 작아졌는데 그 때 막연히 '고시원같다'고 생각했었는데

정말 고시원에 가보고 반성했습니다. 지금 제 방이 두배는 될듯요.

 

혹시라도 고시원 생활을 하시게 되거든, 다른건 몰라도 반드시 창문은 있는 방으로 하세요.

그건 두고두고 잘했다고 생각이 되더군요. 정말입니다. 꼭!

 

 

그리고 가끔 지인들이 방값이 월 30~40은 든다는 얘기 들으면

차라리 원룸같은걸 구하지 라고 쉽게들 얘기하곤 하는데요.

 

근데 그건 '빵이 없으면 고기를 먹으면 되잖아' 라는 말과 똑같아요.

고시원에 가는 이유는 보증금이 없기 때문이거든요ㅋㅋㅋ

 

지하철타고 좀 걸리는 모교 앞에서 자취나 하숙을 해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부모님께 보증금까지 달라고 하기가 뭐하더라구요.

 

뭐 그렇게 효자는 아니고 고시원 나가면서 돈 많이 썼지만 그래도요ㅋㅋ

암튼 그렇게 6개월을 살았네요.

 

12월 말부터 고시원에 들어가 운좋게 1차 합격하고,

2차 종합반 끝나자 마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고서 곧 2차시험을 보았고


추천 4 반대 0

댓글목록

글을 재미있게 잘 쓰시네요~2차 결과가 궁금 ㅎㅎ
저도 연수때문에 고시원을 한달가량 있었는데 정말 다시 가고 싶지 않습니다. 정말 넘나 답답하고 힘들었어요 ㅜㅜ

    2 0

장황해서 지루할까봐 걱정이었는데 다행이네요ㅋ
정말 너무너무너무 답답해서 숨막히죠ㄷㄷ
2차는 다시 준비하고 있습니다ㅜㅜ

    1 0

.

    2 0

그런것도 있는듯 하고 화재위험때문이기도 하지않나 싶어요.
근데 가스레인지 있는 곳도 있더군요ㅎㅎ
맞슴다. 어딘 안구렇겠냐마는 옆방운이 참 중요해요. 읽어주셔서 감샤합니다ㅎ

    1 0

잘 읽었어요.
2차 결과 궁금해요 ^^

    2 0

다시 1차보고 2차 준비중이예요 크흡

    1 0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정리를 잘하셨네요~!

    2 0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1 0

고시원 표정... 저도 고시원 살때 그랬어요. 옆방 진동소리도 들려서 ... 진짜 힘들었는데 ㅠㅠ

    2 0

저도 처음엔 옆방 소리가 넘나 생생해서 깜짝 놀랐어요ㄷㄷ 진동소리 참 거슬리는디 힘드셨겠네요.

    1 0

그 덕에 항상 수면 부족에 시달리곤 했죠.ㅜㅜ

근데 지금은 원룸인데, 옆방 TV소리가 들립니다. 새벽에 닭도 울고요. 생각하니까 웃기네요ㅠㅠ

    3 0

그래도 원룸으로 업글하셨네요ㅎㅎㅎ 근데 닭은 도대체 어디서 우는거죠ㄷㄷㄷㅋㅋㅋ

    3 0

근처에 누가 닭을 키우나 봐요...ㅠㅠ
덕분에 닭은 4시반쯤 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글 잘 읽고 갑니다^^;

    3 0

왜이렇게 웃기죠ㅋㅋㅋㅋㅋ 네시 반이라니 너무 꼭두새벽...
감사합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1 0

음 비슷한 경험이 있어 너무 공감합니다

지금은 원룸에 화장실 주방 따로인데 너무 편해요 진짜

    2 0

고시원에 비하면 원룸은 궁전이죠. 독립하고 싶네요 저도ㅎㅎ

    1 0

그나저나 글씨 잘쓰시네요
고시원이 30 ~40 이라니 생각보다비싸네요

    1 0

감사합니다ㅎㅎ
진짜 30이 거의 최하한선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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