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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마저님 글 보고 갑자기 군대랑 배달했던일이 생각이나네요.
저는 02학번이고 03군번입니다.
대학 입학과 동시에 더이상 부모님께 손벌리면 안된다. 나는 어른이다 라는 똥멋이 들어서
월~금 은 착실히(?) 학교를 다녔고 토,일 배달알바를 했었습니다.
중국집 배달원 이었죠.
제가 일했던 곳은 앞뒤양옆 사방이 다 아파트라 길찾고 하는건 어려움이 전혀 없었습니다.
게다가 그곳에 2살때 이사와서 20살때까지 살았으니 길찾는 건 식은죽먹기 였습니다.
짱깨집에서 일하게 된 이유는 간단합니다.
시급이 피자나 치킨집보다 높았고, 짜장면을 너무 좋아해서 였습니다.
점심,저녁에 메뉴에 있는 식사(요리는 안되더라구요)는 아무거나 먹을 수 있었는데, 주말엔 무조건 짜장면 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방학때 평일도 풀타임을 뛰게되어 월~토까지 점심저녁 다 짜장면만 먹었더니 체하더라구요...ㅋㅋ
그 후로 짜장면을 안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워낙 오래 살았던 동네라 이벤트가 참 많았습니다.
친구네 집에 배달가게 되면 같이 한숟가락 거들다 오기도 하고,
진짜 그냥 얼굴만 아는 이성친구의 집에가면 어색하기 그지 없기도 했고요.
반말로 친한척 하자니 어색하고, 존댓말로 대하자니 서로 얼굴은 아는 상태라 그것도 어색하고...
엘베에서 만난 아주머니께 열심히 살라고 격려도 들어봤고, 저렇게 안되려면 열심히 공부하라는 어린애를 데리고 탄 이상한 아주머니를 만나보기도 했고요.
짱깨가 왜 돈을 많이 주냐면 그건 그릇 수거 때문일것같습니다.
그릇내놓은 집들은 보통 3가지 수준 입니다.
가장 많은 경우가 그냥 다 먹고 내놓은 그릇들.
이건 그냥 일반적인 거라 뭐라 말할게 없고요.
정말 자기집 그릇처럼 깨끗하게 설겆이 해놓은 집.
정말 감사하고 또 감사하더라구요.
마지막으로 온갖 쓰레기에 짬뽕국물가득하게 내놓은집....
그거 정말 미칩니다. 손에 묻는건 고사하고 국물이라도 흘리면 전화 옵니다. 그릇수거해갈때 왜 다 엎지르고 갔냐고....
대걸래 들고가서 청소 해본적도 있습니다.
1년간 일하면서 딱 1번 팁도 받아봤습니다.ㅋㅋㅋ
반강제적 팁이었는데, 잔돈을 깜빡하고 안가져갔더니 남는거 그냥 가지라고 하던구요.
3천원 개이득....
그렇게 1년정도 일하고 2학년이 되어 군대를 가게 되었습니다.
훈련소는 32사단 충남 공주에 있었고, 자대는 공릉동에 있는 육군사관학교에 병사로 가 있었습니다.
육사에 병으로 갔다고 하면 다들 좀 놀라시더라구요.
거기 병이 600명 있습니다.
저는 운이 좋았는지 나빴는지 조교로 갔습니다.
훈련소 조교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생도와 병 상호간에는 존칭을 써야하고 얼차려부여도 못하고 그냥 진짜 시범만 보이는 조교예요.
나중에 교관이 점수매겨서 군사학 과목에 반영한다고 하면 조교에게 점수판을 주고 점수를 매기라고 합니다.
고등학교 갓 졸업하고 들어온 1학년 생도들은 그게 엄청 큰 건줄 알고 죽어라 열심히 하고 말도 잘들어 줍니다.
시키는대로 열심히하기도 하고, 의욕적으로 물어보고 잘보이려고 엄청 애를 씁니다.
졸업 전 4학년 생도는 모든 섭리를 깨우치고 있기 때문에 연습시간에는 서로 그냥 노가리 까고 놀다가 교관이 들어오면 열심히 하는 척 합니다.
4학년 생도는 보통 상병장들과 동갑이 많습니다. 그래서 친구처럼 지내기도 하고, 점수가 반영되는게 아무것도 아니란걸 알기에 열심히 하지도 않습니다.
제가 조교하면서 느낀게 육사들어온 생도들은 진짜 인정해주고 싶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 어느정도 상위권 성적이어야 들어올수있는데, 와서 4년동안 진짜 개고생 합니다. 개고생에 개고생하고 3금(흡연,음주,연애) 금지여서 걸리면 퇴학이라 참 힘들게 생활합니다.
평범하게 대학 갔으면 좋은대학에서 실컷 놀고 MT도 가고 그랬을 텐데, 4년간 진짜 개고생 많아요.
그래도 일반사병 2년보단 편하게 지내지만....
제가 이등병이었던 2003년~2004년 겨울 넘어가는 시즌에 100년만에 폭설도 내렸습니다.
그때가 마침 육사 졸업식 전전날 이었는데, 육사 졸업식에는 대통령이 옵니다.
2틀동안 조기기상해서 밤 9시까지 눈만 치웠습니다. 진짜 그때 눈에 이골이 나더라구요.
군대에피소드는 풀면 끝도없지만, 너마저님 글 읽다가 갑자기 군대향수가 느껴져서 뻘글 끄적여 봅니다....
그래도 절대 다시가고싶지는 않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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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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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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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말 신기한 군생활 하셨네요. 육사 병이라니... 제 친구는 현역으로 논산훈련소 갔다가 교도소에서 경비교도대로 근무했었습니다. 소속이 국방부가 아니었어요... 진짜 별의 별 인간쓰레기들을 다 만났다고 합니다. 한번은 그 친구 면회를 가는데, 택시기사 아저씨한테 친구 면회간다고 했더니 젊은 나이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교도소에 있냐고 물어보신적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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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학번에 09군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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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헐? 09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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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깔깔깔~ 전혀 개의치않습니다! 의도적입니다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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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잉.. 그 맛난걸로 체하시다니 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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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관학교 연애 금지라고는 해도 할놈은 몰래, 알아서, 잘 하더라구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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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말입니디 기병장님 다시는 안가고 싶지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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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중국집 한달 월급이 얼마였나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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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탄약창 군견병이었습니다. 군견훈련소에서 소장 표창도 받았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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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티가 풀풀나는 기변왕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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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헤 재밌어 헤헤헤헿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