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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레슨도 받아본 적 없이, 장인어른의 막무가내 레슨을 좀 받고서 무슨 자신감인지 무작정 동네 인도어에 가서 공을 때려대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제 앞 타석에서 더스틴 존슨 같은 건장한 체격에, 얼굴은 필 미켈슨 같이 잘생긴 중년의 아저씨가 말도 안 되게 멋진 샷을 하고 계셨습니다. 가볍게 스윙을 하는데, 스팅어샷 같은 공을 쭉쭉 뿌리시더군요...(돌이켜 생각해보면, 순수 아마추어는 아니시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그 뒷타석에서 제가 말도 안되게 드라이버로 공을 삑사리내고 있는걸 들으셨는지, 저에게 스윽 다가오시더군요.
"괜찮으시면 제가 몇 가지 말씀드려도 될까요."
하고 정중하게 말을 거시더니, 저에게 딱 세가지 얘기를 해주셨습니다.
"골프에서 세가지 정도는 유념하셔야 돼요.
첫째, 골프는 절대 힘으로 하는게 아니에요. 클럽은 여자다루듯이 아주 부드럽게 다뤄야 합니다. 그립도 너무 힘껏 쥐시면 안되구요.
둘째, 스윙하는 동안 공을 잘 보셔야 하구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골프에서 거리는 절대 힘으로 내는게 아니에요. 거리는 손목 코킹으로 내는 겁니다."
이정도 간단하게 설명해주시고는, 잠깐 제 스윙을 봐주셨습니다. 물론 저는 창의적인 삑사리를 계속 냈죠..
그런데 엉망인 제 스윙을 보시던 그 눈빛에서는 '나도 저렇게 열정만으로 공을 힘껏 치던 시절이 있었지..'라는 듯한, 뭔가 약간이지만 애정어린듯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사실 당시 저처럼 공을 막치는걸 보면 상당히 답답해하거나 더 이것저것 가르치려 들수도 있는데 말이죠.
그러더니 다시 본인 타석으로 가셔서 클럽당 3~5개 정도 공을 여유있게 치시더군요. 당시 저는 완전초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고수를 만났구나 라는 삘이 딱 왔고..연습을 마치고는 감사하다고 꾸벅 인사를 드리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아저씨를 그 이후로는 한 번도 못봤습니다.
마치 백일몽을 꾼 듯한, 인생에서 아주 가끔 겪는 깊은 인상이 남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꽤나 시간이 지나간 지금도 그 아저씨의 세가지 레슨이 문득문득 떠오릅니다. 상당히 핵심적인 내용이면서도, 당시 쌩초보였던 제가 이해하기에는 심오한 내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아쉬운건, 어디서 무얼 하시는 분인지..명함이라도 받아둘 걸, 두고두고 후회가 되더라구요..
다시 마주친다면, 꼭 라운딩 한 번이라도 같이 나가서 대접해드리고 싶네요..^^
(혹시 이 글을 보시면 저에게 쪽지라도 남겨주시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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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왐 먼가 그장면이 떠오르는 듯한 글입니다. 멋지네요 ㅎㅎ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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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생동감있게 써보려 했습니다 ㅎㅎㅎ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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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잊혀지질 못할 좋은 추억이네요- 실력을 키워 누군가에게 그 아저씨처럼 되고싶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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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잔상이 오래 남는 추억이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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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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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ㅎㅎ 한번쯤 다시 마주치고 싶은 외모 체격 가르침 모두 멋진 분이셨습니다 ㅎㅎ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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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참 잘쓰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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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게 직업이라서.. 열심히 써봤습니다^^ㅋㅋㅋ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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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하다보면 정말 가서 비결을 묻고 싶게 멋지게 스윙하시는 분들이 간혹 계십니다 백번 가믄 한번 정도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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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저도 그 분 이후로는 거의 그런 멋진 스윙을 보기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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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서 온 본인 일수도 ㅎㅎㅎㅎ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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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제가 지금보다 키가 더 커야할 듯 싶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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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저 세가지 조언은 뭐하나 빼놓을게 없는 골프의 핵심 중 핵심이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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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쵸.. ㅎㅎㅎ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