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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조인 이야기에 이어 그간 접해봤던 캐디분들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전 원래 노캐디를 좋아합니다. 뭔가 내가 직접 운영하는 기분이랄까, 뭐 그런게 좋더라구요.
한국은 골프장 회전 때문에 카트, 캐디 강제로 적용되니 좀 아쉽습니다. 한때 리베라가 운전캐디 선택제까지 시행했는데, 다음해 바로 없어졌더라구요. 4명 로핸디시 선택 가능했는데, 한국 골퍼의 핸디라는게 워낙 주관적이었나봅니다. 카트비라도 좀 없어졌으면 합니다. 저 뛰어다닐테니 안받으면 안될까요? ㅎ
1. 첫 버디 때 캐디형
머리 올리고 그 해, 4번째 라운딩이었습니다. 뭐 제대로 맞았겠습니까, ㅋ. 혼자 안맞는다고 투덜거리며 라운딩하는데, 캐디분이 형 잘할 수있다고 하체리드만 신경쓰면 형 스윙 좋다고 잘해보자고 용기를 북돋워 줍니다. 긍정이 힘이 작용했는지, 스윙도 다시 좋아지고 점점 자신감을 찾아가더군요. 결국 90미터를 1M정도 붙여 버디 기회를 잡았습니다. 그때까지 퍼팅을 오른집게를 펴고 했는데, 형.. 그렇게 하는 프로 없어요, 그냥 다 말고 하자고 하더군요. 시키는대로 했고, 인생 첫버디 했습니다. 지금 스코어카드 확인해보니, 카드에 조그만 글씨로 퍼팅 숫자까지 다 적혀있네요. 6년이 되서야 알아차렸네요. 그게 퍼팅 숫자라는 걸.. ㅋㅋ. 지금되서야 슬슬 GIR도 챙겨서 기록할까 생각했는데, 아는만큼 보이는가봅니다. 하여간 지금도 생각하면 고맙고,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2. 여왕벌 심판자 캐디님
초짜 둘 데리고 아는 형님이랑 갔는데, 제가 생각하는 Worst 1 이었습니다. 조력자가 아니라 애들 데구 다니는 느낌? 초짜들 보니 슬슬 견적 나왔나 봅니다. 이런 유형의 분들은 4명중 권력자가 누군지, 분위기 메이킹이 누군지 파악하고 그사람 견적 재고 진행 합니다. 공 친게 옆 페어웨이에 있는데, 굉장히 몸이 무거우십니다. 답답해서 내가 가려니까 그제서야 가십니다. 공친게 앞팀 카트쪽에 있는데, 간다하고 몸은 안움직입니다. ㅋ. 이건 뭐 길들이긴가? 앞팀 밀리니까 빨리가야 한다고 쫍니다. 아니 앞팀이 밀린게 우리 잘못? 이 분 만난 이후, 가끔 소위 진상이란 걸 부리기 시작 했습니다. 아니다 싶음 당당히 요구하고 뭐라 해야 하더라구요.
3. 명문 구장 캐디분
여름 삼복 더위에.. 가평에 있는 명문 구장 조인이 되었습니다. 조끼라도 입고 가야 하나 고민했네요. ㅋ. 왜 명문인지 알겠더라구요. 나무 하나 하나가 마치 분재한 느낌이랄까요. 캐디분이.. 정말 서비스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표현하자면 대기업 교육 시스템에서 양산 된 절제 된 서비스가 느껴집니다. 그 다음에 또 방문할 기회가 애석하게도 없어서 제가 평균화는 못하겠지만 '드라이버 받겠습니다.' 등 멘트를 보면 많이 달랐습니다. 결론 다시 가고 싶습니다. 저 좀 데려가 주세요. ㅋ
4. 어여쁘신 분
카트에 다가가는데, 예쁜 분이 제 클럽을 챙기고 있더 군요. 다시 말해서 '예쁜' 분입니다. 라운딩이 즐거워지고 풍경도 아름답습니다. 설레임을 숨기려고 짐짓 태연한 척합니다. 뭐.. 반대 상황이라도 크게 다르지 않으니 이런 말 한다고 제가 그렇게 속물은 아닌거죠? ㅎ 중간에 페어웨이에 노루가 뛰어다녔었는데, 그 캐디가 공찾으러 뛰어가면서 저보고 '저도 노루 같죠?' 하는데 순간 멍해지더군요. 스코어는 .조졌습니다.
5. 멘트 특이했던 분
보통 드라이버 치면 '나갔어요', '페어웨이 왼쪽 잘갔어요' 등으로 말하는데, 이 분은 스트라이크 콜처럼 'In', 'Out' 합니다. 특별히 다른 이상한 점은 없습니다. 그냥 드라이버 칠때마다 크지 않게 멘트가 들립니다. '인 or 아웃.' 근데 이 콜이 정확합니다. 보통 가보실께요.. 반반이에요.. 들 하는데, 이 분은 카트 타고 가보면 진짜 In or Out 입니다. ㅋㅋ 마치 자신의 콜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의 표현이랄까요. 공보기 달인이었습니다. ㅎ
6. 새볔티에 고생해던 분
아시겠지만 새볔티는 실력이 좀 되는 분이 가야한다더군요. 첫티가 진행이 못나가면 1부 전체가 막혀서 진행이 안되면 캐디가 바짝 긴장하는 것 같습니다. 내돈 골프장에 내고 치는데, 그런것까지 신경 왜쓰냐 하실수도 있는데, 뭐 어쩌겠습니까, 신경 안쓰려면 외쿡 살아야죠. ^. 하여간 세번째 홀정도 왔나 제 공이랑 선배공이랑 헷깔려서 니공이냐 내공이냐 보다가 이게 옆홀에서 공까지 날라와서 합세기를 치는 겁니다. ㅋ. 페어웨이 한가운데서 정리가 안됩니다. 옆홀사람까지 잠깐 와서.. ㅎ. 그때부터 숨가빠집니다. 어째됐던 우여곡절 끝에 뒤팀은 세컨 준비하고 서있는 상태서 그린에 왔는데, 우리 눈치 없는 형님은 캐디가 초조해하는데 내리막 퍼팅 뻥 질러 놓고 낄낄 웃고 계십니다. 데리고 간 초짜 둘도 오케이 거리도 안나오게 정리가 안되는데, 정말 캐디분이 뒤로 넘어가려 하더군요. 친절하게 열심히 하려 했는데, 제가 중간에 많이 힘드셨죠. .하니 본인이 미안하다고 하네요. 뭐 상황이 그런거죠. ㅋ
캐디분들 고생 많으십니다. 대부분 직업적 사명으로 골퍼들에게 서비스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제5의 동반자라는 말이 실감 되고 기억에 남는 분들도 있네요. 동반자와 같이 기뻐하고 아쉬워하는 마음이 골퍼들에게 큰 힘과 즐거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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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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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밋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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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좋지요. 전 남캐디도 좋아해요. ㅋ 특별히 감정 탈일이 없는 장점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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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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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개인적 소견은 멀리건은 그냥 안바라는게 나은것 같습니다 .. 아쉬운 소리 하게 되니까요. 내돈 내고 왔는데 부탁하는 상황이 전 별로라서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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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캐디 어제 치고왔는데, 앞조 할머니 파4홀 평균 5번 치고 올라가는데 혼자서 느릿느릿... 미치는줄 알았습니다 T.T 할머니 할아버지 부부와 젊은 부부 조인같던데, 젊은 부부도 초짜라 그런거 전혀 못보는거같고... 전후반 안쉬고 치는데 거진 5시간 반 넘게 걸린거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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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한홀 점프하지 않는한 방법이 없죠. 넉넉한 곳에 인심 난다고 환경이 조밀하면 뭐,. 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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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간 반 걸렸으면 매홀 대기모드 일텐데 성질 급한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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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노캐디는 안되겠구나 싶은걸 작년에 노캐디 골프장에서 제대로 느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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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서로 배려하는 맘이 있었음 하는데. 그냥 플레이가 느리고 잘몰라서 그럴수도 있는것 같아요. 옆에서 잔소리 하는 사람도 필요한데, 꼰대처럼 보일까봐 주저하게 되죠. 술처럼 골프도 개념 어르신들께 배우는게 좋을듯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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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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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은 ㅇㄴㅌ였나요?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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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베네스트 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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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 캐디는 좋;은데 반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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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 자 여성분들은 테디베어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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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베테랑이 최고 . 초짜와는 같이 플레이한다는 기분이 안들고 열시미 뛰어다니는게 본분인 줄 암. 캐디는 나보다 코스를 더 잘아는 동반자이자 플레이어 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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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노련한 캐디는 같이 시합 나온 기분이랄까, 함께 스코어 만드는 기분이 들어요. 그런분들은 진행 느리다 싶음 말로 안쪼고 본인이 뛰어 다니며 템포 이끌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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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남 지방은 캐디 구하기 쉽지않아 중국 유학생들이 캐디 자리를 채우고 있다고 합니다. 가끔 골프경영학과 출신 중국인 캐디가 미스샷 했을 때 날카로운 지적을 하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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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노루 보고싶어요 ! 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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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련한 캐디나 남자캐디가 차라리 낫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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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홀정도까지는... 노루가 참 좋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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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노루같죠` 에서 사무실에서 뿜을뻔했습니다 ㅋㅋ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