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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30대인데 벌써 골프 구력이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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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데카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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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4-01-05 10:07:44 조회: 40,005  /  추천: 38  /  반대: 0  /  댓글: 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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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출근해서 할 일이 별로 없는 널널한 날이라 뻘소리나 좀 써보려 합니다.

 

저는 올해로 골프 경력이 대충 한 30년 된 30대입니다.

말이 좀 웃긴데, 94년에 부모님이 골프를 시작하시면서 저도 '나도 해볼래 나도!' 하면서 채를 휘둘렀던게 처음이니 따지자면 그런 셈입니다. 제 첫 라운딩은 98년도, 부모님을 따라 나섰던 여행에서 혼자 방에 있을 수 없으니 너도 가자! 해서 엄마 채로 공을 띄웠던 라운딩이었습니다. 그렇게 몇 번 초등학교 시절에 라운딩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다 2002년, 부모님 따라 태국으로 골프여행을 가게 되고, 거기서 첫 버디를 하게 됩니다. 숏홀에서 엄마의 7번 우드로 티샷, 핀 우측 그린 사이드에 떨어진 공을 퍼터로 넣었었죠. 그래서 누군가가 골프 구력을 물으면 사실 저는 이때를 제 경력의 시작으로 말하곤 합니다. 그럼 20년 정도 되었네요. 그간 제대로 레슨을 받은 적은 없었고, 그저 부모님과 가까운 프로님들이 '이렇게 해봐~' 하는 정도로 귀띔 해주시는 정도였습니다. 다만 부모님들이 전성기 기준으로는 언더파에 이븐파까지 치시던 고수들이셔서 부모님들을 보며 좋은 골프를 배울수는 있었어요.

 

근데 사실 그 기간동안 제가 능동적으로 한 사람의 '골퍼' 였던 적은 사실 없었습니다. 내 돈으로 장비를 마련하지도, 혼자 라운딩을 다니지도 않았었으니까요. 성인이 되고 나서도 주변 친구, 지인들이 딱히 골프를 하지 않아 가족들과의 휴가 차 라운딩이 전부였습니다. 대충 스코어는 80대 중반 정도를 유지하지만 그렇다고 내기 골프에 단련 된 수준의 쫀쫀함은 없는, 그래서 적당한 거리의 퍼트를 많이 놓쳐 샷 내용보다 스코어가 늘 좀 덜 나오는 편이긴 했습니다.

 

이제는 시간이 많이 흘러 저도 30대 중반즈음 되며 가정을 꾸리고 나름 홀로서기를 하는 한 명의 골퍼가 되었고, 부모님은 이제 환갑이 지나시고 은퇴도 하시고 근력도 체력도 열정도 줄어들어 80대 정도를 유지하는 명랑골퍼가 되셨습니다. 그래서 예전만큼 퍼포먼스가 안 나오니 흥미를 좀 덜 느끼긴 하시는데, 제 아내가 몇 개월 전 골프를 시작하며 이제 넷이 하하호호 하며 스크린을 칠 수 있게 되어 좋습니다. 2024년에는 네 가족이 처음으로 나갈 라운딩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골프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최소한 저에게 골프는 늘 가족 스포츠였다보니, 나이가 든 부모님이 계셔도, 실력이 부족한 멤버가 있어도,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고, 맛있는 식사를 같이 하고, '그 홀에서의 그 샷 있잖아~' 하면서 며칠이 지나도 같이 수다를 떨 수 있는 공통 관심사를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 주변에도 이 스포츠를 널리 알리고 다니는 중인데, 정작 제 가장 친한 친구들은 썩 반응이 없어서 속상할때가 있답니다.

 

골프포럼에 방문하시는 분들은 저보다 먼저 훌륭하게 자립하신 한 사람의 골퍼들이시다보니 제가 참 보고 배울 점이 많습니다. 그간 부모님이 구해다 주시는 채들로 편하게 쳐왔는데 작년부터 연습을 좀 열심히 하며 실력 향상을 꾀하다보니 '내 장비'에 대한 욕심도 생기고 그러면서 가방에 있는 채들을 하나하나 바꿔가는 중입니다. 그 과정에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어 이 공간이 개인적으로 참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추천 38 반대 0

댓글목록

좋은 글이네요..쌩뚱맞은 이야기지만 그래도 골프가 한국에선 아직 진입 장벽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장비, 복장, 그린피, 기름값, 시간 등등... 모든 것이 부담이죠. 언급한 것들 아무리 가성비 중고로 땡긴다해도, 연습량과 반비례하지 않는 스포츠임에 다들 또 흥미를 금방 잃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어려서부터 부담없이 접할 수 있음에 부러운 부분도 있네요 ㅎㅎ 전 어려서 아빠가 배우라고 배우라고 했을 땐 장말 재미없었는데(퍼팅이나 웨지가 사실 여기저기 뛰어놀던 아이들한테는 정적인 스포츠로 보였긴했죠) 지금 와 생각해보면 아쉬웠던 부분도 없지않아 있었던 것 같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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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봤습니다.
제가 골프를 너무 늦게 시작한것 같아요.
젊어서는 바빴고 경제사정도 넉넉하지는 않아서 해외에 나오고서야 30대 초반에 시작했네요.

로우 싱글 치셨던 장인어른 전성기때 라운드도 못해보고
본인께서 보기플레이라고 하셨던 아버지는 얼마전에 돌아가셔서 이제는 실력을 확인할 길이 영영 없어졌어요.

그나마 애들은 어릴때부터 같이 즐기고 있는데 노년에 저와 같이 놀아줄지 모르겠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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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좋은 시간을 함께 보냈던 기억이 쌓이면 커서도 부모님과의 라운딩이 즐겁지 않을 리 없으니 기대해보셔도 좋지 않을까요?^^ 꼭 그런 날이 오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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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차분하고도 공감가게 글을 잘 정리해서 적으셨네요. 제가 그 친구분들처럼 주위에서 골프좀 같이하자는 것을 버티고 버티다 40대 후반에 시작함으로써 지금도 후회하는 1人입니다. 골프를 잘 시작하게 된 환경에 부럽고 이제 제대로 하시면 얼마나 발전하게 되실까 부럽기도 하고 부모님들이랑 네가족이 가족라운딩 갈 수 있는 상황도 부럽네요. 화이팅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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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부러운 골프라이프를 시작하셨네요.  지인들과 여유있게 몇시간씩 함께 운동하고 식사하고 며칠이 지나도 하하호호 수다를 떨 수 있는 이런게 진정한 골프의 즐거움일텐데..
접대의 개념으로 변질되어 내기가 빠지지 않고 쫓기듯 스윙을 하고 2차 3차 음주가무가 이어지는 변질된 대한민국의 골프스타일이 저는 영 맘에 들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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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입니다
부럽구요
건강하게 오래 즐거운 골프 즐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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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골프에매력이죠.
저도 30대, 아버지와종종다니지만,
와이프와 어머니까지 같이즐기시는 분위기가너무부럽네요ㅜ
저도정말 내기고뭐고
필드위의 골프 그자체를 너무사랑한답니다
그자체가 이야기거리이며, 즐거움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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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부모님 계실때 더 많이 함께 하지 못하고 골프를 오랫동안 쉰게 좀 남더라고요.. 행복한 골프라이프 계속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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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기준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골프생활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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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다 떠나서 몸이 유연하고 습득력이 엄청난 '어린 시절'부터 배우는게 깡패인가 싶은 느낌이네요.
보통 아저씨들 30대 40대에 시작하면, 레슨받고 맨날 연습하고 유튜브 영상보고 연구하고 또 라운딩 1년에 수십번씩 나가면서 골머리 썩어도 90 안쪽을 친다는게 도달하기 어려운 산인데... 어릴때 시작하셨더니 연습도 안하고 라운딩 가끔 가족끼리 휴가때만 나가도 대충 80대 중반 정도를 기록하신다는게 놀랍습니다. 솔직히 얼마전 그 언더파 치신 분보다 더 신기하네요. (인증 요구 아닙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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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어머니가 항상 그러세요. 너는 어째 1년만에 채를 잡아도 스윙이 되냐고. 제가 운동신경이 있거나 하다기 보다, 정말로 어릴때 시작해서 몸이 스윙을 잊는 정도가 덜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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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들놈이 걸음마 시작하고 나서 1, 2년간 국자를 보면 들고서 항상 골프샷 흉내를 내곤 했습니다.
"나중에 꼭 골프를 할거야" 하고 생각했었는지....
오늘 초등학교 졸업식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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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요즘 저와 아버지는 스크린 4라운드 합계 스코어로 내기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3라운드 종료인데 현재 동타입니다. 치열한 최종라운드를 앞두고 있는 채로 연습중입니다. 카이로스황 님 부자도 머잖아 쫄깃한 일전을 즐길 날이 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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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들딸과같이 골프치는게 꿈인 50대 골퍼인데 너무 부럽네요.

골프가 라운딩때마다 매홀이 파345가 한해한해로 느끼면서 한라운딩에 70세인생을 완성해나가는 그 느낌을 자녀들에게도 넘겨주고싶은데 아직 ㅎㅎ 수험생들이라 한국에서는 어렵네요. ㅎㅎ

이제 곧 40대50대가되면 골프치시는 분들이 주변에 많아지시면 오히려 골프시간이나 연습때문에 본인의 자녀에게는 소홀할수있으니 이쁘고 귀여울때 많아 같이 놀아주십시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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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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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며 운동하시다니..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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