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과 집이 모두 대전 유성 전민동에 있습니다.

대덕연구단지 CC 역시 집에서 5분 안걸리죠. 오늘 아침 7:33분 티를 배정받아 동료들과 멤버 구성을 해놓고

어제 주륵주륵 내리는 비를 보면서 라운딩은 글렀고 느즈막히 스크린이나 한번 가자고 할까 싶었습니다.

휴일이지만 평소처럼 6시에 일어나서 밖을 보니 이게 왠일, 흐리지만 비는 안옵니다.

여유있게 챙겨서 도착하니 7시15분. 보슬비가 다시 내리기는 합니다만 이정도면 할만 합니다.

동료들도 오랜만에 나오는 멤버가 대부분이라 무조건 고를 외치길래 그럼 해봅시다하고 시작!

1번 홀부터 드라이버가 빨래 줄처럼 뻗어나가서 페어웨이를 잘 지켜주는게 오늘 컨디션 괜찮다싶더군요.

드라이버는 그걸로 끝ㅠㅠ 이상하게 2번홀 헤저드 풍덩, 3번홀 뱀샷, 첫 9홀을 돌면서 공을 2개나 잃어버렸네요.

잔디가 밤새 내린 비를 품고 있는 곳이 많아 헤드가 쓸고 나갈 때 무겁습니다. 

드라이버가 망해도 무리하게 리버커리 하겠다고 욕심내지 않으니 의외로 뒤땅, 철푸덕 없이 무난하게 다른 멤버들과 

같은 타로 그린에 올립니다.

그린 역시 물을 머금어서 탄도가 높은 웨지 샷을 했을 때 거의 런이 없이 서더군요.

피치마크가 깊이 난걸 보니 그럴만해요. 

골포에서 알아서 주문했던 피치픽스 툴을 꺼내들고 내 공으로 만든 피치마크는 모두 수리하고 나니

동반자들이 매너 좋다고 칭찬 해줍니다.  

언제 쓸까 싶었는데 100미터 언저리에서 샷이 제법 홀 컵 주변에 붙어주면서 제일 자신 없는 20~40미터 어프로치를 안해도 되니

여유가 생겨 쓸 수 있게 되네요. 잘 샀다 싶습니다.

중간 중간 비가 오락가락 하니 비를 맞으면서도 치고 걷고 합니다.

비를 맞으면 그립이 미끄러우니까 어드레스 전에 수건으로 한번 물기를 훔쳐주면 훨씬 낫죠.

그린이 물을 머금으면 보통은 속도가 굉장히 느려지기 마련인데

오늘 보니 그렇지 않을 수도 있더라고요. 방향은 좋은데 거리가 아쉬운 퍼팅이 많이 나왔습니다.

우드나 하이브리드로 한방에 멀리 보내겠다는 욕심을 내려놓고 

그동안 심짱 골프 레슨으로 봤던 오르막 내리막 라이에서 에이밍, 스윙하는 요령을 상기하고

평소 스윙의 3/4만 하자는 생각으로  천천히 급하지 않게 백스윙을 했더니 치명적인 실수가 확 줄어듭니다.

여전히 20~30미터 어프로치는 어렵습니다. 연습장에서 연습할 땐 정확히 잘 보내는데 필드에선 참 그게 안됩니다.

너무 크거나 너무 작거나....퍼팅보다 더 어려운 것 같아요.

구력 만 2년에 요즘 스코어 평균 95타인데 오늘은 90타로 보기 플레이 했네요.  

15만원에 구매한 아이미터 레이저 거리측정기도 한 몫 단단히 했죠.

90타를 치고 나니 돌아오는 길에 5번 홀에서 홀 컵을 타고 돌아나온 2미터 퍼팅이 눈에 밟히는건

왜인지...

노캐디에 끌고다니는 수동식 개인 카트 골프장이라 오늘 18홀 동안 걸은 거리가 기어S2에 찍힌걸 보니 11km를 걸었다고

나옵니다. 다른 운동하면서 4시간 동안 11km 걸으라면 못할텐데 

힘든지도 모르고 즐겁게 운동 제대로 하고 왔네요.

집에 돌아와서 쇼파에 몸을 기대니 그제서야 피곤함을 느껴 잘 안자는 낮잠을 다 잤습니다.

가까운 골프장에 다녀오니 남은 오후는 덤으로 얻은 것 같습니다.

싼 맛에 샀다가 대만족 중인 윌슨 스태프 듀오 스핀을 벌써 2더즌 가까이 소모했네요.

ebay에 들러서 한번 둘러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