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군의 동부전선의 몰락 (22)- 체르카시 전투 2부 > 역사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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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군의 동부전선의 몰락 (22)- 체르카시 전투 2부
세계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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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09-24 15:09:11 조회: 4,530  /  추천: 1  /  반대: 0  /  댓글: 0 ]

본문

(오래 전 이야기를 옮겨 오고 있습니다. 명칭과 표기법이 달라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체르카시 전투를 2부에 나누어 설명하려고 했는데분량이 워낙 많아서 3부로 나누도록 하겠습니다포위망 안에 갇혔던 수비군이 본격적인 탈출에 나서지만...

 


 

그동안 제가 기회가 될 때마다 전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료를 끼워넣어서 이해를 도왔는데이번에는 밀리터리프레임 출판사의 독일육군전사에서 한 장면을 인용했습니다.

어느 한 지역이 아니라 동부전선 전체에서 러시아군의 돌파가 시작되었기 때문에병력과 물자가 부족한 독일군은 계속 수세에 몰리고 전멸직전에 포위망에서 탈출하게 되는 것입니다.

1944년 중반 이탈리아와 프랑스에 연합군이 상륙하고 동부전선의 귀중한 기갑전력을 빼가면서부터는 동부전선은 순식간에 무너집니다.

 

밀리터리프레임 출판사의 독일육군전사에 대해서는 다음에 보다 자세하게 소개하겠습니다만독일군 역사에 대해 보기 쉽게 잘 정리되어 있는 필독서 중의 하나입니다.

이번 기회에 한 권 구입해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전차연대의 실리옥스(Ciliox) 중위는 무전기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헤드폰을 귀에 가져갔다.연대장인 프랑크(Frank) 중령이었다.

"실리옥스다리로 당장 달려와."

중대 전차와 함께 실리옥스는 러시아의 T-34, 대전차포야포가 기다리고 있는 동쪽 다리로 이동했다.

"건너간다."

그러나 폭음과 함께 다리의 철제구조물이 무너져 내렸고 팬더전차는 옆으로 간신히 멈췄다실리옥스는 욕설을 퍼부으며 개울로 내려갔다기갑척탄병은 마을의 남쪽을 청소하고 있었다이 때가 2 12일이었다.

 

2 13한스 스트리펠(Strippel) 하사는 팬더전차를 전날 미리 정찰해둔 얕은 개울바닥으로 몰고 갔다반대편에는 러시아의 제근위전차군단의 T-34 12대 정도가 기다리고 있었지만 경험많은 독일전차병과 팬더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대대의 2개 팬더 중대가 합류했고 늦은 밤이 되자 독일군은 1km정도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월요일이었던 14일은 한 주를 출발하기에 좋은 날이 아니었다기온이 뚝 떨어졌지만 두꺼운 얼음을 얼릴 정도는 아니었고 다리를 보수할 부품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던 스트리펠 하사와 다른 병사들은 오후 5 45분에 리샨카 북동쪽 외곽의 다리를 기습해 장악했다다리를 숨어서 방어하고 있던 2대의 T-34도 불태워 60번째 킬을 기록했다.

새로운 다리를 점령했다는 소식을 곧 퍼져나갔고 군단 사령관 브라이트는 정찰기를 타고 바로 도착해 제전차사단 사령부에서 콜(Koll) 장군을 만났다우물쭈물하다가는 기회가 바로 사라질 것이 뻔했다.다음 공격목표는 고지 239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이 고지는 리샨카 북동쪽 3.5km 지점에서 포위망으로 통하는 길을 장악하고 있는 요충지였다이 고지만 점령하면 구원작전을 거의 성공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이 고지에서 포위망 외곽까지 겨우 10km밖에 안되었고 적의 저항이 없다면 1시간이면 돌파할 수 있는 거리였다.

 

고지 239. 지리적 명칭에 불과했지만 그 주변은 동부전선에서 잊혀지지 않는 피로 물든 역사적인 장소가 된다.

기갑그룹 프랑크는 중전차 연대의 타이거와 팬더의 지원을 받아 고지 239를 공격했다그동안 제16 전차사단은 적의 모든 반격을 막아냈다그러나 러시아 제근위전차군단의 지휘관도 이 고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었다러시아군은 북쪽 메드빈의 주도로를 따라 계속 반격했고 남쪽과 동쪽의 숲에 숨어있던 기갑부대를 전진시켰다. 2 16러시아군은 동쪽에서 20남동쪽에서 30대의 T-34로 공격해왔다쇠트(Soth) 대령의 포병은 러시아 보병을 더 이상 전진하지 못하게 못박아 두었고 팬더 전차는 러시아 전차를 되돌려 보냈다스트리펠과 동료의 팬더 7대는 27대의 T-34를 불태우는 대단한 전과를 올렸지만 전세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

70명의 기갑척탄병과 3대의 전차가 고지 239 중간에 있는 오크탸브르(Oktyabr)를 점령했지만 러시아군의 반격에 밀려 더 이상 전진하지 못했다.

 

러시아군은 도로 양 옆의 울창한 숲에서 병력을 쏟아내며 계속 공격해왔다라이스탄다르테의 기갑척탄병 대대도 소용이 없었고 루델의 스투카 지원도 소용이 없었다.

2 16일 저녁이 되면서113 기갑척탄병 연대의 제대대는 600명 중 60명만이 남았고 제기갑척탄병 연대나 라이브스탄다르테 사단도 거의 비슷한 처지였다중대 병력은 이제 10명 정도로 줄어들었고 상태가 좋은 중대라고 해봤자 12명이 고작이었다중대장이나 소대장은 이미 전사했거나 부상당한 상태였다전차 연대도 겨우 12대의 팬더와 몇 대의 4호 전차만이 움직일 수 있었다16 전차사단은 리샨카 북쪽 12km 지점의 도로에서 러시아군의 반격을 받아 꼼짝도 못하고 있었고 제17 전차사단은 훨씬 후방에서 러시아 전차군단의 공격을 받아 전멸하지 않고 있는 것만도 다행이었다라이스탄다르테 사단의 전투력은 거의 소진되었고198 보병사단은 이제 지도 위에서나 존재하는 병력이었다전차군단의 구원작전은 실패한 것이 분명해졌다. 56,000명의 아군이 갇힌 포위망을 겨우 10km 정도 두고 구원군은 기력을 잃어버렸다전차군의 참모장인 벤크(Wenck) 장군은 자신이 지휘했던 제전차사단으로 뭔가 해보려고 급하게 오토바이를 타고 왔지만 러시아군의 포위망을 깨뜨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포위망 안에서는 병사들이 탈출구에 모여 서쪽을 바라 보고 있었다저 멀리에서 들리는 전차포의 굉음과 불길을 보면서 "구원군은 언제쯤 오는 거지?"라며 서로에게 묻고 있었다

 

2 7일부터는 독일 최고사령부도 더 이상 러시아군의 공격을 막아낼 수 없으며 외부로부터의 구원작전이 실효가 있을 것인지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코르순 포위망은 코르순과 고로디쉬체(Gorodishche)두 곳을 중심으로 51km 정도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뻗은 모양이었기 때문에 남쪽의 쉬폴라(Shpola)지역으로 제47 전차군단의 구원군이 접근하고 포위망 안의 독일군도 그쪽으로 나가는 것이 유리했다.그러나 제24 전차사단을 이리 저리 보내는 황당한 짓을 하는 동안 남쪽으로부터의 구원작전은 물건너가게 되었고 다시 서쪽으로부터의 구원군을 향해 최대한 서쪽으로 전선을 움직여야만 했다이제 수비전선을 완전히 반대방향으로 늘여야 하는데이건 마치 적으로 가득 찬 바다에서 전함을 선회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코르순 포위망은 이미 러시아군의 강한 압박을 더이상 버텨내기 힘든 상태였습니다그림은 독일군의 수비선을 돌파하는 러시아군의 모습으로 우크라이나 전쟁기념관에 걸려있다고 합니다.

원본을 구해보려고 했는데 보이지 않아서 그냥 작은 그림으로 가져와봤습니다.

 

2 7일 오전 11 408군은 무전으로 두 군단에게 "스템머만 그룹은 전방의 전선을 줄인 후에 쉔데로브카(Shenderovka) 방향으로 전선을 움직여 외부에서 구원군이 도착하면 합류할 수 있게 한다"라는 명령을 내렸다.

스템머만 장군은 전선을 반전시키는 어려운 작전을 시작했다동쪽의 수비군은 고로디쉬체를 포기하고 북쪽에서는 제88 보병사단이 야노브카(Yanovka)의 참호를 비웠다비행장이 있는 코르순은 보급품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기 때문에 절대로 포기할 수 없었다전선을 반전시킨다는 것이 말로는 쉽게 들리지만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모든 도로는 진흙 아래로 가라앉았고 철로만이 유일하게 이동할 수 있는 길이었다.

2 11일부터 13일까지전선에서 풀려날 병력들이 쉔데로브카노바야-부다(Novaya-Buda), 코마로브카(Komarovka)의 러시아군을 몰아내고 남서쪽으로 탈출할 거점을 마련해야 했다앞이 탁 트인 언덕 위에 진지를 마련한 노바야-부다의 러시아군을 상대로 아무런 엄폐물도 없이 제72 보병사단의 제105 기갑척탄병 연대가 나서게 되었다.

연대장은 야습을 하기로 결정했고 작전계획은 아주 단순했다총검야전삽기관단총기관총 등 모든 개인화기를 들고 적에게 달려가 어떤 피해를 입더라도 적을 몰아내고 제172 포병연대의 포 4문을 배치시키는 작전이었다.  

 


 

포병연대가 포를 말로 견인해가고 있습니다. 

 

작전은 2 11일 저녁 8 30분에 시작되었다흰색 천으로 위장을 한 연대원이 러시아군 참호에 접근해 초병을 가볍게 제압하고 참호에 뛰어들었다눈 앞에서 움직이는 것은 모두 개머리판이나 삽에 맞아 쓰러졌고 뒤따르던 병력이 양쪽 참호 모두를 청소했다.

 

기습은 성공했다단 한 번의 기습으로 연대는 러시아군 진지를 점령했고 말이 포를 끌고 왔다자정이 넘었을 무렵동쪽에서 갑자기 러시아군의 트럭 행렬이 다가왔다아마도 쉔데로브카로 향하는 모양이었는데그 중에는 다연장 로켓트럭도 몇 대가 보였다장갑차에 실려 있던 2cm 대공포가 불을 뿜었고 공격을 받은 러시아군의 트럭에 불이 붙으면서 사방이 환해졌다노바야-부다에 대한 공격은 새벽 1시에 시작되었고 2 30분 정도에 마을을 점령했다기습을 받은 러시아 수송대와 기병대는 잠에서 덜 깬 채로 달아났고 250명이 포로로 잡혔다. 

 

72 보병사단의 우측에서 벌어진 공격도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함부르크 SS "게르마니아기갑척탄병연대는 두 번째 목표물인 쉔데로프카를 공격했고 치열한 백병전 끝에 코마로브카(Komarovka)까지 손에 넣었다.

2 13일인 일요일코르순의 동쪽에서 병력이 빠져나왔다그 대신에 제72 보병사단이 코마로브카를 지켜냈다노바야-부다에서는 벨기에 지원병으로 구성된 "발로니(Wallonie)" 공격여단이 6대의 전차와4문의 대전차포를 가지고 빼앗긴 요충지를 되찾으려는 러시아군의 공격을 막아냈지만 70% 가까운 사상자를 냈다.

 


 

숲에 배치된 2cm 대공포 장갑차입니다대형화기가 없었던 코르순 수비군은 이런 대공포조차도 귀중한 전력이었지만 그마저도 모두 파괴되거나 연료와 탄약부족으로 폐기됩니다

 

2 1572 보병사단은 코마로브카 북부의 킬키(Khilki) 마을을 점령했다이 마을은 포위망에서 탈출할 때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중요한 요충지였는데 제105 기갑척탄병 연대가 제 역할을 다해주었다.

바로 이 순간이포위망 외곽에서 제전차사단과 중전차 연대가 고지 239에 더 이상 다가가지 못하고 있을 때였다루델의 스투카 비행대가 반격하는 러시아군을 뒷덜미를 잡아 더 이상 못 움직이게 했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10대의 전차와 10개의 기갑척탄병 대대가 더 있었더라면 해볼 만 한 작전이었지만,이제는 중전차 연대의 연료까지 다 떨어진 상태였다.

 


 

코르순(체르카시포위망 탁출작전의 각 단계를 잘 보여주는 지도입니다클릭해서 큰 그림으로 띄우고 이야기와 함께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외곽에서의 포위망 돌파작전이 실패한 것도 모르는 수비군은 쉔데로브카 부근으로 밀집해 있는 아주 위험한 상태가 되었다러시아군이 상황을 파악하게 된다면 8평방 km라는 좁은 지역에 모든 포화를 집중시킬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러시아군은 포위망 안의 상황을 알아내는데 온갖 노력을 다했고 전향한 독일군 포로들이 장교군복을 입고 정찰에 나섰다. 2 11한 장교가 기갑정찰 1대대에 나타나 전력무기목표물 등에 대해 캐묻고 다녔고 사단본부에서 체포하라는 명령이 떨어졌을 때에는 이미 달아나고 없었다어떤 사단에는 백기를 든 러시아군 장교가 나타나 항복을 권유하면서 포위망 내부를 정찰하기도 했다.

포로가 되었던 장군이 무전기와 삐라를 통해 항복을 권유하기도 했지만 그다지 인기가 없던 인물이라 수비군은 별 영향을 받지 않았다.

좁은 지역에서 포탄과 삐라세례를 동시에 받아야 했던 56,000명의 수비군은 구원군만 기다리고 있었다시간이 갈수록 상황은 악화되었고 만슈타인은 더 이상 최고사령부의 지시를 기다리지 않고 그들을 탈출시키기로 결정했다.

2 15일 오전 11 58군은 수비군에게 무선명령을 내렸다.

"전차군단의 구원작전은 한계에 달했다스템머만 그룹은 자력으로 주르진치(Zhurzhintsy)/고지239까지 전진해야 한다그곳에서 제전차군단과 합류한다."

이 명령은 이후에 벌어질 비극을 잉태하고 있었다고지 239는 중전차연대와 제전차사단의 전멸직전까지 몰리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러시아군에 장악하고 있었다그러나 스템머만은 무선명령을 그대로 믿고 고지 239에 이미 아군이 구출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했다실제로는 이전보다 더 보강된 강력한 러시아 기갑병력을 만나게 된다.

 

2 15일 오전8군은 제전차사단이나 중전차연대가 타이거 전차까지 동원해서 16일까지는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그러나 8군 참모장인 스파이델(Speidel) 중장이 군 사령부도 고지를 점령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보면스템머만에게 탈출희망을 주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많은 적을 밀어내고 탈출하려면 어느 때보다도 용기와 희망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스템머만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던 모양이다그는 탈출에 필요한 탄약을 보급해달라는 요청과 동시에 8군에 다음과 같은 무선을 보냈기 때문이다.

"스템머만 그룹은 인근의 적의 진지를 돌파할 수는 있겠지만 제전차군단의 적까지는 돌파할 여력이 없습니다."

탈출작전이 성공하려면 고지 239 양쪽 도로에 있는 적의 진지를 완전히 청소해달라고 요청한 것이었는데이미 구원군은 포기한 상태였다만약 스템머만이 이 사실을 알았다면그대로 탈출에 나섰을 것인지 아니면 파울루스가 스탈린그라드에서 18개월 전에 그랬던 것처럼 머뭇거리고 주저했을 런지 알 방법은 없다.

만슈타인은 모든 조건고려책임소재 따위는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2 16 "암호는 자유목표는 리샨카, 11."라는 간단하고 단호한 명령을 스템머만에게 내렸다.

 

42군단 무선교신소는 이 명령을 수신했고 몇 분 후에 스템머만 그룹의 참모장 프란츠 대령의 책상에 놓였다그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이제 스탈린그라드의 공포를 떨게 되었고 지난 며칠 동안 검토해왔던 탈출작전이 시작되었다. 4천 명의 부상병을 한 곳에 모으고수리 중이던 전차들의 엔진에는 모래가 부어지거나 수류탄으로 파괴되었다.

 



 

모두 코르순 포위망을 탈출하면서 버려지거나 파괴된 차량과 전차입니다.

 

이제 군사기밀은 없으며 일반 병사까지 작전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했다상황지도가 벽에 걸리고 브리핑이 시작되었다.

"여기가 킬키-코마로브카 전선이다우리는 세 방향으로 돌격한다가능한 한 적이 눈치채지 못하게 해야 하기 때문에 포병 지원은 없다적은 총검으로 제압한다멈추지 말고 단 한 번에 고지 239까지 달려간다거기에서 제전차군단과 합류한다."

군단 "B" 전투단이 우측에72 보병사단이 중앙에, SS "뷔킹기갑척탄병 사단이 좌

 

측에 섰고 약 40,000명의 병력이 투입되었다스템머만은 뒤에 남아 지휘하기로 했다스템머만과 함께 제57 보병사단, 88 보병사단, 389 보병사단 일부, 167 168 보병사단 일부 등 6,500명이 남았다움직일 수 없는 부상병은 의사와 함께 러시아군의 처분을 기다리기로 했지만명령을 어기는 부대가 있었다.

이제 브리핑에서 가장 무거운 순간이 왔다장교들은 하사관과 병사들이 가족에게 남기는 짧은 편지를 쓰게 한 후에 서로 교환해서 가지고 있게 했다그리고 앞으로 몇 시간 동안의 작전에서 동지애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강조했다.

"2 16일 화요일 저녁 10우리는 전투사령실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앉아 있었다포위된 후 처음으로 아무런 명령도 오가지 않았다다들 고향을 그리고 있었다고향에서 온 편지를 태웠고 지난 4년 동안 소중히 간직해온 아내와 아이들의 사진 그리고 괴테의 파우스트가 불 속에 던져졌다."

 

스템머만이 고지 239에서 만날 상대가 아군이 아니라 적의 전차라는 것이 확실해지자전차군단은 진실을 알리고 리샨카의 교두보에 대해 알려주기로 했다. 2 16~17일 저녁에 스템머만에게 무선으로 알리려고 했었지만 이미 교신소를 없앤 후였고 스템머만은 아무 것도 모른 채 탈출작전에 나서게 되었다.

쉔데로브카에서는 지옥문이 열렸다. 3개 사단이 좁은 길을 따라 마을로 들이닥쳤지만 개울을 건널 유일한 다리가 망가진 전차로 막혀버린 상태였다공병이 나서 옆으로 치우고 다리를 응급보수하는데 귀중한 시간이 흘러갔다.

 

밀려드는 행렬로 길은 완전히 엉켜버렸고 영문을 모르는 러시아군이 일단 포를 쏘기 시작했고 단 한 발도 빗나가지 않을 정도로 너무 많은 병력이 몰려있었다부상병은 근처 헛간으로 옮겨졌고 군단 사령부 헛간 앞에서는 참모장교 한 명이 파편에 맞아 머리가 날아가 쓰러졌다.

10 30분이 되자 He-111이 저공비행을 하며 탄약과 포탄상자를 떨어뜨려주었지만 지면과 부딪힌 상자들은 산산조각이 나면서 사방으로 날아가버렸다러시아군의 포화를 점점 더 심해져갔다.

이제 작전개시 시간인 11시가 되었다다행히도 기온은 영하 4도 밖에 안되었고 적이 있는 방향으로 칼바람이 불어주었다.

우측의 군단 "B" 전투단이 움직였다좌측에서는 SS "뷔킹기갑척탄병 사단의 기갑정찰 5대개가 선봉에 섰고 그 뒤를 제389 보병사단의 전차엽병 대대가 따랐다중대는 스탈린그라드에서 전멸한 후에 대공포부대를 개편해서 부활했었는데 이제는 겨우 30명 만이 남았다중앙은 제72 보병사단의 105 척탄병연대가 선두에 섰다.

 

모든 병사에게 탄창을 빼라는 명령이 떨어졌다첫 번째 러시아군 진지는 총검으로 제안했고 두 번째도 같은 방법으로 돌파했다앞으로도 지금처럼만 쉽게 풀리면 좋을텐데... 이제 시계가 새벽 3 30분을 가리켰고 주르진치의 남동쪽 개울에 도착했다이제 언덕을 넘으면 고지 239로 바로 이어지는 길이 보일 것이다.

계획대로라면 제전차사단의 선봉대가 있어야 할 자리였다.

"전차가 있습니다만아군 것이 아닙니다. 6대 정도의 T-34가 주르진치 외곽길을 가로 막고 있습니다.그리고 남동쪽으로 2.5km 지점에 더 많은 T-34가 보입니다."

다시 말해 고지 239를 적이 장악하고 있다는 소리였다무선교신은 절대금지였지만 이 충격적인 상황을 보고해야만 했다.

"정말로 위급한 경우가 아니면 절대로 사격하지 말아라."

105 척탄병연대는 외곽에 서있는 전차에 다가갔지만 러시아군은 아무런 낌새도 채지 못했다수류탄 하나보다 부드러운 신발이 더 가치있는 시간이었다하사가 대대장 옆으로 미끌어져 다가왔다.

"소령님전차가 서쪽방향으로 돌아서 있습니다그런데 이반 놈들이 모두 자고 있는 모양입니다."

서쪽 방향이라아마도 러시아군이 독일 구원군을 상대로 방어하고 있던 모양이었다그렇다면 마지막 러시아군 진지라는 의미이기도 했다.

신음이나 함성은 목으로 삼키고 개머리 판야전삽과 총검만으로 적을 제압해나갔다어느 누구도 체르카시의 진짜 이야기가 이제야 시작된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기습을 당한 러시아군이 도망을 쳤지만 사방으로 총을 쏴댄 탓에 주르진치에서 포차핀치까지의 도로를 방어하던 제근위군전차군단에 비상이 걸렸다전차의 라이트에 불이 들어왔고 하늘로 조명탄을 쏘아 올렸다개활지를 달리던 제72 보병사단의 모습이 조명탄 아래에 그대로 노출되었다.

"전방에 독일군이닷다연장 로켓 발사!"

72 보병사단은 엎드릴 수 밖에 없었지만 105 척탄병연대원들은 멈추지 않았다그들은 전방에 있는 3대의 전차에 포복으로 접근했다팬더 전차의 실루엣과 십자가 표식!

"자유자유!"라는 암호를 외치며 달려갔다. 

 

105 척탄병연대는 결국 탈출에 성공했다. 3주 전 포위망이 완성되었을 때에, 27명의 장교와 1,082명의 병사 중에 3명의 장교와 216명만이 탈출했다그러나 단 한 명도 무기를 잃어버리지 않았고 11자루의 경기관총한 문의 박격포와 보병포도 끌고 왔다기적적으로 탈출작전에서 24명만이 목숨을 잃었다.

 


 

코르순을 무사히 탈출한 독일군의 밝은(?) 모습입니다. 원본 자체의 화질이 좋지 않아서 어둡게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병력은 어떻게 되었을까?

72 보병사단 외쪽의 "뷔킹기갑척탄병사단의 기갑정찰 5대대도 첫 번째 목표는 신속하게 달성했다.전차연대의 마지막 전차가 쉔데로브카 동쪽 수비선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을 막아냈을 때에서쪽의 러시아군 포위망도 돌파했다포차핀치 고지대의 첫 번째 진지를 기습으로 점령했다.

SS 기갑정찰대대는 제105 척탄병연대가 거의 같은 시간에 고지 239로 이어지는 고속도로에 접근했다.앞에는 러시아군의 강력한 전차 진형이 보였지만 강행돌파하기로 했다.

 

새벽 4 30분이었다첫 번째 돌격은 러시아군의 포화에 무너졌고 그 뒤의 병력은 기관총 세례에 발이 묶였다. 4~5대의 팬더전차만 있었다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겠지만 정찰대대는 한 대의 3호전차만 가지고 있었다나머지 팬더전차는 후방에서 추격하는 러시아군의 T-34 IS-2 중전차를 막아내면서 전멸했다다시 한 번 돌격했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이제는 다른 러시아군 부대까지 합류하면서 돌파가 더욱 어려워졌다.

뷔킹 사단의 본대가 도착했고 북쪽의 개활지를 건너지 못한 제72 보병사단의 패잔병이 이쪽으로 몰려들었다군단 B전투단의 상황도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다112 사단은 첫 번째 진지를 돌파한 후에 총을 단 한 방도 안 쏘고 적의 기관총진지를 제거했다남서쪽으로 돌격하다가 제72 보병사단의 패잔병과 뒤섞이게 되자 남쪽을 향해 방향을 틀었다.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전차와 대전차포탄이 개활지에 있던 독일군 사이에 터지기 시작했다독일군의 대전차포와 야포는 말을 열 마리씩이나 붙였는데도 개울을 올라가지 못하고 있었다판저파우스트(Panzerfaust)를 빼고는 대전차무기가 없던 병사들은 포탄을 피해 이리 저리 도망가기 시작했고 남쪽으로 몰려들었다이제 작전이고 뭐고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없게 되었다병사들 개인의 용기와 운에 따라 탈출해야만 했다.

 

작은 그룹으로 무리지어 러시아군의 포화를 피하다가 드디어 자유가 기다리는 서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러시아 보병을 총검으로 밀어내고 러시아 기병대의 반격도 격퇴했지만 전차는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무자비하게 포탄을 퍼부어댔다.

전차엽병 389 대대의 제중대는 이제 20명 밖에 남지 않았고 그나마 있던 2cm 대공포도 파괴되었지만 다행히도 12자루의 판저파우스트를 수레에 실어 끌어왔다크라우스(Krause) 하사가 수레에서 세 자루의 판저파우스트를 골라 부대원에게 주고 자신도 세 자루를 골랐다그리고는 시체 틈을 헤치며 포복으로 개울 경사면 위에서 사격을 하고 있던 전차 밑에 다가갔다.

처음 두 대의 T-34가 불을 뿜으면서 파괴되었고 두 사람에게 아주 훌륭한 엄폐물이 되었다크라우스가 한 대를 더 부수고 다른 병사가 두 대를 부쉈다어디에서 쏘는 포탄인지 알 수 없어서 공포에 질리는4~5대의 전차는 급히 도망을 쳤고 도로가 완전히 열렸다전멸직전의 사단을 구해낸 두 사람의 전공은 전쟁 후까지도 인정을 받지 못했다.

군단 B전투단의 주력은 제188 포병연대의 도움을 받아 고지 239의 양측면으로 향하는 도로를 돌파하는데 성공했고 전차를 피할 수 있는 숲으로 들어가 오크티야브르와 리샨카까지 전진했다.

 

앞의 상황을 전혀 모르는 군단 사령부는 쉔데로브카에서 탈출작전의 첫 번째 목표로 나아갔다.

"전방에서 뭐라도 들어온 보고가 있나?"

"전혀 없습니다장군님."

코마보르카에서도킬키에서도 아직 전장의 소리가 들리지 않고 있었다그러나 지금쯤이면 분명히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을 것이다.

"왜 이렇게 조용하다고 생각하나?"

"한가지 밖에 없죠첫 번째 공격대가 포위망을 총검으로 돌파했을 겁니다."

"그럼 우리도 출발하지."

 

자정을 넘기자 마자 군단은 킬키의 서쪽 외곽에 전투 사령부를 차렸다탈출로의 오른쪽 모서리에 있던 킬키는 반드시 지켜내야 하는 요충지였지만 러시아군이 측면에서 맹공을 퍼부어 이미 마을의 동쪽 외곽까지 밀고 들어왔다상황은 점점 심각해져 갔다러시아군이 이 마을을 탈환한다면 탈출작전은 모두 수포로 돌아간다.

 


 

코르순 마을을 방어하고 있는 독일군 저격병들입니다실물이 아니라 플라모델이라는 점이 놀랍죠?

 

"러시아군을 잡아둘 전투병력이 필요해누가 남았지?"

"제게 100명 정도의 병력이 있습니다제가 최대한 버텨보겠습니다믿고 맡겨주십시오."라고 오스트리아 출신의 포병지휘관이 자원하고 나섰다그는 마지막 병사가 빠져나갈 때까지 마을을 지켜냈다.

오전 6시에군단 사령부 병력이 킬키를 빠져나갔다.

"스템머만 장군에게 우리가 탈출하고 있으며 더 이상 명령을 수신할 수 없다고 누가 알려줄 수 있나?"

정보장교가 말을 끌고 자원해 적의 포화 속으로 달려나갔다.

 

3부는 다음에 계속 하도록 하겠습니다.

 

코르순(체르카시포위망 탈출작전은 스탈린그라드레닌그라드쿠르스크 등과 함께 상당히 유명한 전투로 많은 곳에서 재현되었습니다만화와 PC 게임은 물론이고, 플라모델로도 많이 출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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