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일의 썸머([500] Day of Summer) 리뷰 上 -스포일러- > 영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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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일의 썸머([500] Day of Summer) 리뷰 上 -스포일러-
영화리뷰 |
아무르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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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06-30 16:46:20 조회: 2,358  /  추천: 2  /  반대: 0  /  댓글: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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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줄거리 및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I.남자와 여자가 만나는 이야기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 다양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관계의 경우의 수는 무한에 가깝다. 당신이 누군가와 사랑을 하고 있다면 그것은 무한분의 일의 기적과도 같은 일일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의 다리가 놓이는 것은 모두 운명과 인연일까?

 

  이 영화는 한 연인에 관한 이야기이다. 네레이션은 에둘러 이를 사랑 얘기가 아닌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임을 강조한다. 별 거 아닌 네레이션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이 문장은 꽤나 이 영화에 있어서 중요한 열쇠가 된다.

   

  영화의 초입은 두 남녀 (톰과 썸머) 의 서로 다른 성장 과정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서로 다른 가치관을 지닌 남녀임이 강조되는 것이다. 썸머는 예쁘고 활달해 어디서나 긍정적인 여파를 일으킨다. 영화상에서도 푸른 색 계열의 옷을 입는다. 심지어 눈동자도 푸른 색이다. 반면 톰은 썸머와 다르게 내성적인 사람이다. 혼자만의 생각이 강하다. 옷 역시도 톤다운된 브라운이나 카키 계통을 입는다. 둘의 대비를 잘 보여준다.

 

 

 

 

  이 둘은 사내에서 운명적으로 -톰의 표현을 빌리자면- 조우한다. 여느 남자가 그렇듯이 톰은 썸머에게 첫 눈에 반한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다가서지 못하며 늘 주변을 의식한다. 구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대화의 기회가 찾아와도 신변잡기 같은 안부 묻기에서 쉽게 나아가지 못한다. 사실 이것은 톰의 잘못은 아니다. 이것은 톰이 아니라 어떤 누구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당당하기 어렵고 작아지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으니까.

 

  썸머가 엘리베이터에서 톰이 듣는 노래에서 공통분모를 찾은 이후 둘은 가까워진다. 관계의 실마리가 생겼음에도 혼자만의 생각에 갇혀 자신감 없이 행동하지 못하는 톰을 돕는 것은 연애다운 연애는 해보지도 못한 톰의 친구들이다. 직장동료이기도 한 친구의 도움으로 톰은 회식 자리에서 썸머와 같은 테이블에서 대화를 나눈다.

 

 

 

  이 자리에서 둘은 사랑에 관한 가치관을 이야기한다. 톰은 사랑을 운명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며, 남녀 사이의 사랑의 힘이라는 걸 믿는다. 하지만 부모의 이혼을 경험하며 썸머는 사랑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고 다만 즐기는 것이라고 즉 운명이 아니라고 믿는다. 썸머는 상대에게 호감을 느끼면서도 관계에 대해 확신이 없고 방어적인 캐릭터이다. 썸머는 영화 초반부 자신이 좋아해서 기르는 머리카락을 잘라내면서도 아무렇지 않다고 하며, 오히려 머리카락을 자르는 일에서는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한다. 즉 썸머는 좋아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자신에게 구속하려고 하지 않으며 그걸 잘라내더라도 그다지 고통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다. 있으면 있는 대로 소중하고 좋지만, 잘라내더라도 괜찮은 것이다.

 

  톰은 대화 마지막에 썸머에게 그건 당신이 사랑을 느껴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썸머는 이 장면에서 눈빛이 반짝이며 흔들리는데, 아마 썸머는 이 때 이 사람이 자신이 느끼지 못한 사랑을 느끼게 해 줄 사람이라는 모종의 확신을 얻었던 것 같다. 이후 술에 취해 톰의 친구가 썸머에게 톰이 썸머를 좋아한다는 장난을 치고, 썸머가 톰에게 자신을 좋아하냐고 확신을 갖고 용기 내 물을 때 톰은 친구로서 좋아한다며 용기를 내지 못한다. 이 때 썸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II.썸머, 그 여름같이 타오르는 감정

  막상 시작된 관계에서 둘은 삐걱거린다. 톰은 썸머가 링고스타를 좋아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관계 규정을 두려워하는 썸머에게 조바심을 느낀다. 권태를 느끼는 썸머에게 팬케이크를 먹으면 괜찮아질거라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 팬케이크 집에서 톰은 이별의 말을 듣는다. 결국 아무것도 괜찮아지지 않았고, 톰이 상황을 바꾸기 위해 선택한 팬케이크는 넘실거리는 잔의 물을 넘치게 하는 마지막 한 방울이 되었다.

 

  이 영화의 관점은 톰의 시선에서 전개된다. 톰의 관점의 회상이기에, 자칫 영화에서는 썸머의 감정선에 대한 포인트를 놓치기 쉽다. 영화의 장면을 곱씹어 보면, 왜 감독이 영화 초입에 이 영화를 보며 누군가가 연상된다면 우연이다라는 것으로 시작하며, 왜 이 영화가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남자와 여자가 만나는 이야기라고 정의하는지 어렴풋이 이해가 된다.

 

  둘의 관계는 굉장히 아이러니하다. 사랑의 진심과 관계의 진실성을 부정하는 썸머가 톰이 듣는 노래에 관심을 보이면서부터 둘은 시작된다. 먼저 자신을 좋아하냐며 감정을 확인하려 하는 것도 썸머다. 심지어는 둘의 관계를 처음 정의하는 키스를 먼저 한 쪽도 썸머다. 썸머는 동산 위 공원에서 신나서 자신이 좋아하는 건축과 건축물을 설명하는 톰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기꺼이 자신의 팔을 내어주고 거기에 그림을 그리게 한다. 영화에서 썸머가 나비 문신을 발목에 새기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사실 나비 문신을 원하기 전에 썸머는 자신의 팔에 톰이 좋아하는 톰의 세계를 새겨 넣으며 문신이 필요했다고 말한다.

 

  또한 썸머는 처음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공예품과 미술품으로 가득 차 있는 자신의 내밀한 세계인 집으로 톰을 초대한다. 또한 그 공간에서 아무에게도 하지 않았던 혼자가 되는 꿈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사랑과 연애를 부정하며 두려워하더라도, 자신의 이해받고 싶은 내밀한 세계와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다.

 

 



  둘이 바에서 술을 마실 때 취객이 썸머에게 접근하는 장면 역시도 상징적이다. 취객이 썸머에서 수작을 부릴 때, 톰은 그걸 바라보며 아무 말 못하고 가만히 있는다. 저렇게 못난 놈이 남자친구냐는 말을 듣고서, 그 때 톰은 취객에게 주먹을 날린다. 썸머와 톰의 관계에서 처음으로 톰이 적극적으로 행동한 장면이다.

 

 

III.당신에게만 발언권이 있는 게 아냐!

  그 직후 둘은 썸머의 집으로 들어온다. 톰은 취객에게 한껏 얻어맞고는 썸머에게 너를 위해 싸웠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어쩐지 썸머의 표정은 시큰둥하다. 둘은 처음으로 큰 싸움을 한다.

 

  톰은 썸머를 위해 싸웠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상 톰은 저런 놈이 남자친구냐며 자신의 자존심이 상처 입었을 때에야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물론 그 전에 톰은 자신이 남자친구라고 썸머 앞에 나서며 취객으로부터 썸머를 적극적으로 보호하지 않았다. 하지만 저런 놈이 남자친구냐는 말에 분노한 톰은 정말 단순히 자기 자존심이 상처 입었기 때문에 그랬던 것일까?


 

 썸머는 처음부터 둘의 관계를 규정하기를 거부한다. 톰은 계속해서 초조해진다. 문제는 없다. 둘은 손 잡고 데이트를 하고, 키스를 나누고, 밥을 같이 먹고, 한 침대에서 자고 일어나기도 한다. 서로의 집을 오간다. 흔히 연인들이 하는 모든 것들을 그들은 함께 했다. 하지만 썸머는 단지 자연스럽게 길어진 머리카락을 보며 만족하듯 지금 행복한데, 넌 아니냐고 반문한다.

 

 

 

  톰의 대사처럼, 톰은 다음 날 아침 자고 일어나면 썸머가 사라질 것을 두려워한다. 그 사실이 그로 하여금 용기 내 썸머에게 다가갈 수 없게 만든다. 톰 역시 사람이기에, 오늘 이 사람과 행복한 것을 내일도 함께할 수 있다는 안도감을 원한다. 하지만 썸머는 모든 것을 허락하고도 단 한 가지, 내일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것이 톰을 소위 찌질이로 만들어 버린다. 썸머에게 머리카락은 고통 없이 잘라내더라도 다시 자라나는 것일지 모르지만, 적어도 톰에겐 아닌 것 같다.

    

  실제로 톰은 그렇게 용기 있고 대범한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자신이 무시당하거나 하는 상황에 무턱대고 감정을 내세우는 사람도 아니다. 실제로 영화에서 썸머와 다투고 썸머의 집을 나서 씩씩거리며 계단을 내려갈 때, 소위 길막을 하며 올라오는 여자들에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지 않고 공손히 먼저 지나가라며 길을 비켜주고 그 후에 다시 씩씩거린다.

 


  취객이 남자친구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톰을 조롱했다는 점에 주목하자. 당시 톰은 썸머를 위해 전면에 나설 명분이 없었다. 둘이 어떤 시간을 함께했던 간 그 순간까지 톰은 썸머의 애인이 아니었다. 이건 썸머의 입을 통해 여러번 확인되었고 이 부분은 둘의 관계에 있어서 톰의 자격지심의 치부다. 남자친구라는 연인으로의 관계정립을 부정당하고 있는 상황에 남자친구냐는 조롱을 듣자 톰은 견딜 수 없었으리라. 저런 게 남자친구냐는 말은 자신과 함께 있으며 그 취객을 거절한 썸머의 가치를 욕보이는 말이기도 했으리라.

 


  그 날, 톰은 썸머와 싸운 뒤 이렇게 말한다. ‘당신에게만 발언권이 있는 게 아냐, 제기랄! 우린 커플이라고!’

    

  톰은 썸머가 관계를 정의하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자신이 스스로 관계를 정립한다. 그리고 그 순간, 영화에서 처음으로 남자와 여자의 만남이 연인으로 선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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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계속 수정해서 올리는데 용량 제한이 있는 모양이네요. 몇 번을 날려 먹었네요. 이런...
2편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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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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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잉 잘보고있었는데...
뒷부분은 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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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스런 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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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나요? ㅠ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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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추구하는 후기가 사람마다 다른지라 조심스럽습니다만, 영화 자체는 웰메이드입니다. 다만 연인과는 같이 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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